UPDATED. 2024-03-29 06:22 (금)
[인터뷰] B1A4 '바로' 이 순간 '신의 선물'
상태바
[인터뷰] B1A4 '바로' 이 순간 '신의 선물'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5.05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0자 Tip!] 칼군무를 자랑하는 다른 보이그룹들과 달리 자유분방한 색깔을 가진 5인조 아이돌그룹 B1A4(신우 공찬 진영 산들)의 래퍼 바로(21)는 2011년 EP앨범 '렛츠 플라이'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가수뿐 아니라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바로는 게이 의혹(?), 지적장애인 등 대중적이지 않은 캐릭터만 맡아왔지만 시청자에게 로맨틱코미디의 백마탄 왕자님 부럽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바가지 머리 하나로 안방극장을 접수하고 있는 그는 외면보다 내면이 다채로운 사람이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스포츠Q 김나라기자]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달 29일 오전, 아직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반바지, 반팔 티셔츠에 스냅백을 멘 힙합보이 패션의 바로(본명 차선우)를 서울 가산동 스포츠Q 사무실에서 만났다.

◆ "'신의 선물' 6세 지능의 기영규, 보자마자 느낌이 왔어요"

최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 14일'은 유괴된 딸 한샛별(김유빈)을 살리기 위해 2주전으로 타임워프된 엄마 김수현(이보영)과 전직 형사 기동찬(조승우)이 의문의 납치범과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이는 미스터리 감성 스릴러 드라마다. 바로는 실제 10대이지만 6세 나이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으로 한샛별(김유빈)의 유일한 친구 기영규를 맡아 유괴된 친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순수한 소년을 열연했다.

▲ '신의 선물' 기영규(바로) [사진=SBS 방송 캡처]

당초 제안받은 기동찬과 함께 흥신소를 운영하는 3인방 중 한명으로 명석한 두뇌를 가진 왕병태(연제욱)가 아닌 아이돌로서 선뜻 도전하기 쉽지 않은 역을 자처했다. 결과가 성공적이라 망정이지 자칫하면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쌓은 '연기돌' 이미지에 금이 갈 수 있는 어려운 캐릭터였다.

"오디션 당시 감독님께서 영규는 어떠하냐며 대본을 주셨는데 배우들이 흔히 얘기하는 '보자마자 느낌이 왔어요'라는 생각이 들어서 잘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뭔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어요. 내가 꼭 맡아야 할 것 같고, 뭔가 꾸미지 않고 내 능력 안에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감독님한테 제가 무조건하고 싶다고 꼭 시켜달라고 얘기했죠. 제가 아무래도 아이돌이라 감독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해보겠다고 확신해서 기회를 주셨어요."

캐스팅이 확정되자마자 연습할 여유도 없이 촬영은 시작됐다. 준비한 것이라고는 연기 선생님과 대화, 관련 영화 참고뿐이었다. 오로지 현장에서 감독님의 조언과 조승우, 김태우, 이보영 등 연기파배우들의 열연을 어깨너머로 배워가며 영규를 그려나갔다. 극 초반 '어색하다'는 평가를 비웃듯 회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적은 분량임에도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톡톡히 찍으며 연기자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 '신의 선물' 제작발표회 현장 속 바로 [사진=스포츠Q 노민규기자]

"저를 평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어떻게 보면 평가받을만한 비중도 아니고 대사가 많지도 않고, 그냥 극 중 한 인물이라 흐름을 맺어주는 것뿐인데 이렇게 많이 호평해주시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누군가가 기억만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선화 선배랑 같이 '아이돌 편견을 깨다'라는 기사가 크게 나니까 뜻밖이었죠.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해요."

◆ 연기돌 vs 아이돌? 연기돌+아이돌=바로

바로의 배우로서 필모그라피는 약 2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채운 모바일 영화 '미생 프리퀄',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신의 선물'이 전부지만 체감 연기력은 아이돌의 면모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신인배우 수준이다.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다른 아이돌이 그러하듯 곧바로 주연 자리를 꿰차지 않아 대중의 편견이 덜해 더욱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다르다. 연기 특훈이라도 하는 걸까.

▲ [사진=WM엔터테인먼트]

"가수 연습생이 되기 직전인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꿈이 연기자라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려했어요. 학창시절 자주 무대에 올라 연극도하고 노래를 불렀는데 부모님께서 그런 저의 모습에 먼저 권유하셨죠. 당시 제가 지방에 거주하다 보니까 연예분야에 대해 정보가 부족해서 무조건 좋은 대학의 연극영화과를 가는 걸 목표로 삼았어요. 원래는 힙합을 좋아하는데 힙합과, 랩과는 없기 때문에 음악은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죠.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알아보기 위해 엄마랑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 뒤 본격적으로 배우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그때 마침 현 소속사에서 오디션 제안을 받아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어요. 엄청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음악은 늘 놓치지 않고 있었기에 가수가 될 기회가 왔을 때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과거 음악을 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단순히 취미로만 접해왔기에 전혀 돈을 벌 목적으로 음악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인생의 첫 번째 기회에 방향을 틀었다.

▲ [사진=WM엔터테인먼트]

"가수와 배우, 뭐가 더 매력 있냐고요? 솔직히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처럼 둘 다 너무 좋아서 선택하기 힘들어요. 무대에 있을 때는 배우가 생각안날만큼 좋고, 연기를 할 때는 음악이 생각안날만큼 좋아서 콕 집어서 말을 못하겠는데 가수는 현장에서 팬들에게 받는 에너지, 제가 또 그 에너지를 주면서 그 순간만큼은 하나가 되는 느낌이 있어요. 배우는 제가 맡은 캐릭터에 저의 상상력과 생각이 더해져 꾸며나가는 것과 앵글 안에서 연기하는 그 자체가 새롭고 재밌어요."

◆ "자연스러운 색깔의 B1A4… 가수 롱런하고 싶어요"

바로는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를 떠나보낸 뒤 오랜만에 B1A4의 래퍼로 돌아가 멤버들과 함께 정규2집 '후 엠 아이' 작업에 몰두했다. 타이틀곡 '론리'로 각종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 트로피를 차지하며 가수로서도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 B1A4 [사진=WM엔터테인먼트]

"요즘 같은 그룹 내 멤버가 아닌 타 그룹의 멤버와 유닛 활동을 많이 하는데 저는 저희 멤버들이 워낙 색깔이 다 달라서 각 한명씩 유닛을 해보고 싶어요. B1A4만의 색깔이요?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음악에 담아내는 것 같아요. 멤버들 전부가 작사 작곡을 하기 때문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느낀 그때 그 감정들을 솔직하게 음악에 담아내는 게 우리 색깔인 것 같아요. 앞으로 god선배님처럼 전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사고를 당해 다치지 않는 이상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나이가 들어도 계속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춤, 노래를 못하겠다는 소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롱런할거에요. 기회가 된다면 솔로도 하고 싶어요."

▲ [사진=WM엔터테인먼트]

그는 당분간 연기를 접고 앨범 준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B1A4를 잊지 말고 기다려달라는 끝인사를 전하며 그는 언제 배우로 찾아갈지 모르겠지만 영규나 빙그레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취재후기] 바로는 외모는 10대처럼 보일정도로 동안이지만 생각은 20대 초반의 그 나이 또래들 보다 성숙해 보였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게 행동하는 그는 '무모한 도전'을 '무한 도전'으로 바꿀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다. 앞으로의 도전이 더욱 기대되는 바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