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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특별한 눈빛 '스크린의 어린 장인' 김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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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특별한 눈빛 '스크린의 어린 장인' 김새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0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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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5월은 어린이날이 있는 달이자 계절의 여왕이다. 5월의 새순같은 아역배우 김새론(14)에게서 벌써부터 ‘스크린 여왕’의 향기가 풍겨난다.

어린이와 청소년,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 선 그는 밝고 귀여운, 때론 수도꼭지처럼 눈물 펑펑 흘리는 정형화된 아역 연기를 별반 한 적이 없다. 상업영화, 독립영화, 드라마를 자유롭게 오가며 늘 제 나이보다 먼저 세상을 알아야 했던 아이들의 초상을 아프게 그려냈다. 세상 이치에 통달한 듯한 조숙한 눈빛, 고집스레 일자로 꽉 다문 입매, 예민하면서도 서늘한 태도를 품은 모습은 그야말로 신비로운 '어린 여자'다.

 

아홉 살이던 지난 2009년 우니 르콩트 감독의 한불 합작영화 ‘여행자’에서 자신을 보육원에 버린 아버지가 자기를 찾으러 올 것이라 믿고 끝까지 아버지를 기다리는 진희 역으로 데뷔했다. 강렬한 데뷔작이었다. 과장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로 새로운 삶을 끌어안는 어린 여행자 캐릭터는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영화를 통해 최연소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대중에 이름 석자를 강렬하게 각인한 작품은 ‘아저씨’다. 원빈의 액션연기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의 연기가 빛날 수 있던 것은 파트너로 등장한 김새론의 도움이 컸다. 태식을 세상과 연결시키는 유일한 통로인 소미 역을 맡아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저씨도 내가 창피해요?”라던 대사는 아직까지도 쉬 잊히지 않는다. 이후 ‘나는 아빠다’에서는 심장병을 앓는 소녀 민지로 분해 녹록치 않은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스릴러영화 ‘이웃사람’에선 1주일 전 살해당한 여중생과 그와 닮은 모습으로 연쇄살인범의 표적이 되는 여중생 등 1인2역을 맡아 장르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를 매끄럽게 소화했다. 해외입양을 앞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바비’를 통해 어른들의 거짓말에 속아야만 하는 소녀가장 순영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올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만신’에서는 만신 김금화의 어린 시절 넘세 역으로, 신기를 타고난 모습을 탁월하게 소화했다.

▲ 영화 '도희야'의 김새론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벌이는 한 소녀의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인 ‘도희야’(22일 개봉)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외딴 바닷가 마을의 14세 소녀 도희로 빙의한다. 영화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제67회 칸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받았다. 김새론은 두 번째로 칸을 방문한다.

‘만신’의 박찬경 감독은 김새론에 대해 “계산이나 흉내가 아닌 본능적이고 순수한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도희야’의 제작자 이창동 감독은 “보통의 10대 소녀가 경험하기 힘든 어려운 감정을 훌륭하게 표현해 새로운 상장을 보여줬다", 정주리 감독은 ”그 또래에 이런 연기를 해낼 수 있는 연기자가 새론이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싶다”고 극찬했다.

김새론은 매번 자신에게 향한 캐릭터를 온전히 체화해내며 결코 가볍지 않은 존재감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했다. 여왕의 위엄과 힘을 가진 배우를 향한 ‘어린 장인’의 특급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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