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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새 날아간 리버풀 24년의 우승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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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새 날아간 리버풀 24년의 우승 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06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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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크리스털 팰리스에 막판 9분 동안 3골 내주고 3-3무…맨시티 우승 가능성 높아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리버풀이 3골을 먼저 뽑고도 3골을 내주는 '충격적인 무승부'로 정규리그 우승까지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하게 됐다.

리버풀은 6일(한국시간) 셀허스트 파크에서 벌어진 크리스털 팰리스와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조 알렌, 다니엘 스터리지, 루이스 수아레스의 연속골로 3-0까지 앞서고도 후반 막판 불과 9분 사이에 3골을 연달아 내주며 3-3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 결과로 리버풀은 일단 승점 81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승점 1 앞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리버풀은 단 한 경기를 남겨둔 반면 맨시티는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맨시티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 리버풀과 3위 첼시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주도권이 완전히 맨시티로 넘어온 것이다.

리버풀이 무엇보다도 충격을 받은 것은 크리스털 팰리스가 36경기에서 28골밖에 넣지 못했을 정도로 리그 최하위의 득점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리버풀전까지 정규리그 경기에서 30골을 넘기지 못한 팀은 크리스털 팰리스와 노르위치 시티뿐이었다. 36라운드까지 30골을 넣은 수아레스 한 명보다 못했다.

당연히 리버풀로서는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출발도 좋았다. 전반 18분만에 스티븐 제라드의 코너킥 상황에서 알렌이 머리로 받아넣으며 앞서나간 리버풀은 후반 8분 제라드의 패스를 받아 스터리지가 왼발로 결정지으며 2-0을 만들었다. 불과 2분 뒤에는 라힘 스털링의 스루패스를 받아 수아레스가 마무리지으며 3-0으로 달아났다. 사실상 이것으로 승패는 가려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후반 30분대가 넘어가면서 크리스털 팰리스가 대반격을 시작했고 후반 34분 다미엔 델라니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불과 2분 뒤에는 드와이트 게일이 2-3으로 쫓아갔다.

한순간에 3-2까지 쫓긴 리버풀은 급격하게 수비가 흔들렸고 후반 43분 게일에게 다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리버풀은 후반 추가시간 필립 쿠티뉴, 루카스 레이바가 연속 슛을 터뜨렸지만 끝내 승점 3을 위한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수아레스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1989~1990 시즌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당시 1부 리그)에서 23년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리버풀로서는 충격적인 무승부였다.

통산 18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당시만 해도 최다 우승을 기록하고 있었던 리버풀은 24년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맞았지만 첼시전 0-2 패배에 이어 크리스털 팰리스전 무승부까지 더해지면서 맨시티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반면 맨시티는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오는 8일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 승리하면 승점 83으로 리버풀에 승점 2점 차로 앞설 수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마지막 경기마저 이기면 리버풀 경기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고도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게다가 야야 투레가 돌아온다. 19골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던 투레는 에버튼과 최근 경기에서 근육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투레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00% 완벽한 몸상태로 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이라 완벽하게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매우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특히 그것이 시즌 마감을 앞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며 "하지만 내 상태는 좋다. 아스톤 빌라와 웨스트햄 모두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는 팀이지만 맨시티도 얼마나 공격력이 날카롭느냐 그리고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출전이 가능함을 내비쳤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리버풀의 브랜튼 로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어떻게든 이겨야 했던 경기였다. 이제 맨체스터 시티가 남은 2경기를 이겨 우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실망스런 상황이지만 지금의 성취도 대단하다. 다시 시작할 것이며 시즌을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첼시도 아직까지 수치상으로는 충분히 정규리그 우승이 가능하다. 최종전에서 리버풀이 지고 첼시가 승리한다면 일단 첼시가 리버풀을 제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맨시티가 남은 두 경기에서 1무 1패의 성적만 올린다면 첼시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물론 수치상으로 가능할 뿐이다. 맨시티가 아스톤 빌라,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둔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도 첼시는 혹시나 하는 기적을 기다리며 마지막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홈경기 일정을 마친 첼시는 강등이 확정된 카디프 시티와 정규리그 마지막 원정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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