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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겠다는 승부욕보다 최선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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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겠다는 승부욕보다 최선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 김종빈 편집위원
  • 승인 2014.05.07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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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지상주의보다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것이 우선

[스포츠Q 김종빈 편집위원] 사회에 나가면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소심한 것보다는 승부욕이 있는 것을 원한다.

요즘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초식남'이 되는 추세라고들 하는데 운동을 할 때 보면 실제로도 순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운동을 통해서 강한 정신력과 승부욕을 키워주려고 한다.

하지만 과도한 승부욕이 사회생활에서 문제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승부욕을 가져야 하는지 항상 고민이 많다.

우리나라는 부상 방지를 위해 초등학생과 성인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바디체크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몇몇 학생들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규칙에 어긋나는 바디체크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능력도 뛰어나지만 연습경기나 정식경기를 할 때면 자기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 아이스하키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초등학생 선수들. 이들에게 강한 정신력과 승부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반칙으로 퇴장당하게 되고 수적 열세에 처한 우리 팀 선수들은 더 많은 공간을 뛰어다녀야만 한다. 자기 자신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 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2학년생인 한 아이는 상대팀의 5학년생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바람에 부모와 함께 상대팀 감독에게 정중히 사과를 한 적도 있다. 이 학생은 '우리'라는 개념이 강해 학교에서도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면 조금도 망설임없이 싸움을 해서 문제가 됐다고 한다.

부모는 불의를 보고 저항한 아이에게 '네 일이 아니면 빠지라'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의 심성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런 경우 상대팀 선수도 같이 운동을 하는 동료라고 얘기를 해주고 경기 전에 주의를 줬더니 과격한 행동을 고칠 수 있었다.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는 냉정해지지 않으면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 것이다.

사실 승부욕이 있다고 해서 경기를 이기는 것도 아니고, 사회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승부욕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단지 내가 아이들에게 주문하는 것은 어느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배운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하라는 것이다. 성적지상주의인 사회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그릇된 승부욕은 큰 화를 부른다.

우리 사회는 이기는 것만 강조한다. 하지만 이길 때보다 질 때가 더 많다. 승부욕보다는 규칙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감독, 코치는 가르쳐야 하고, 부모들도 꼭 이기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 승부욕을 강조하기 보다는 항상 이길 수는 없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졌을 때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어릴 때는 더 중요하다.

jongb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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