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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용인시청, 내셔널리그 '투혼의 첫승' 거두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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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용인시청, 내셔널리그 '투혼의 첫승' 거두던 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10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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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이후 한번도 못이겨본 선두 부산교통공사에 역전승...최하위 탈출·성적 반등 발판

[용인=스포츠Q 박상현 기자] "어휴, 1승 하기가 왜 이리 힘든지…."

5월의 따가운 햇살 때문이었을까. 용인시청의 정광석(44) 감독이 연신 흐르는 땀을 훔쳤다.

용인시청이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10라운드에서 2-1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정 감독의 입술은 더 타들어갔다.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용인시청 선수들은 환호성을 올렸고 한참동안 굳어있었던 정광석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승리였다.

이날 승리는 용인시청과 정광석 감독에게 너무나 값졌다. 지난 3월 8일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개막 이후 10경기째 만에 거둔 승리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꼴찌 용인시청이 선두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한 역전승이었다. 9경기에서 4무 5패를 거둔 용인시청의 '대반란'이었다.

▲ [용인=스포츠Q 최대성 기자] 용인시청 문규현이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선수단 대폭 교체, 손발 맞지 않는 경기에 불운

용인시청이 내셔널리그에서 강호는 아니다. '언더독'에 가깝다. 2010년 창단한 내셔널리그 막내구단으로 정광석 감독이 창단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나름 쏠쏠한 성적도 올렸다. 창단 첫 해에 6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용인시청은 창단 3년만인 2012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 강릉시청까지 꺾고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그래도 용인시청의 역대 성적을 살펴보면 들쭉날쭉하다는 편이 더 맞다. 2011년에는 11위에 그쳤고 지난해 역시 8승 8무 11패로 10개팀 가운데 9위에 그쳤다.

정광석 감독은 올해 내심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다. 창단 5년째를 맞아 정규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뿐 아니라 전국체육대회와 내셔널축구선수권 대회 등 단기전 토너먼트에서도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정 감독의 시즌 구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개막전인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전반에 두 골을 내준 것을 만회하지 못하고 0-2로 졌다.

▲ [용인=스포츠Q 최대성 기자] 용인시청 골키퍼 백선규(오른쪽)가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홈경기에서 부산교통공사 정승재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이후에도 용인시청은 수비에서 조금씩 틈을 보이며 안타까운 패배가 이어졌다. 그래도 용인시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5라운드에서 목포시청을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에 배해민의 동점골로 극적으로 2-2로 비겨 승점 1을 추가했다.

7라운드에서는 김해시청을 맞아 배해민의 어시스트에 이은 후반 33분 박정민의 골로 2-1로 역전시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다 잡았던 승점 3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4연패 이후 4무승부를 거두며 좀 회복하는 듯 보였던 용인시청은 5월 들어 처음으로 치른 울산현대미포조선과 경기에서도 2-3으로 아쉽게 지면서 1라운드를 4무 5패로 졌다.

정 감독이 내심 의욕을 보였음에도 성적이 좀처럼 나지 않았던 것은 선수들이 대폭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수비에서 허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죠. 그리고 공격할 때도 조금씩 놓치는 경우도 있었고요. 조직력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제 한번씩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이 서서히 맞아들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 [용인=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배해민이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넣은 뒤 골문을 돌아나오고 있다.

◆ 2라운드 첫 상대, 하필이면 '고공행진' 부산교통공사

정광석 감독은 1라운드를 끝내 4무 5패로 마치자 고민에 쌓였다. 하지만 정 감독은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선수들을 다그쳐봤자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깨달았다.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하게 하고 즐겁게 경기를 하자는 쪽으로 선회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분명 부담스러운 팀입니다. 공격력도 좋고 무엇보다도 올시즌 조직력이 뛰어나죠. 게다가 우리 팀이 창단 이후 부산교통공사를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아예 선수들에게 아무런 주문도 안했습니다. 너희들이 해볼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보라고만 했죠."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용인시청 선수들은 강하게 부산교통공사를 압박했다. 죽기살기로 뛰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조금 거친 파울도 서슴치 않았다. 살신 방어까지 하다보니 경고가 6개나 나왔다. 그만큼 1승이 목말랐다.

하지만 선제골은 부산교통공사의 것이었다. 전반 22분 이용승에게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을 허용한 것이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그래도 용인시청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죽지도 않았다. 오히려 용인시청이 패기있게 몰아붙이자 큰 소리가 나온 쪽은 부산교통공사 벤치였다.

▲ [용인=스포츠Q 최대성 기자] 용인시청 문규현이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정광석 감독에 달려가 기쁨의 포옹을 하고 있다.

◆ 투혼의 동점골, 그리고 역전 결승골

포기를 모르는 용인시청의 선수들은 끝내 전반이 끝나기 전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배해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슛이 그대로 부산교통공사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배)해민이는 기술은 좋은데 페널티지역에서 적극성이 좀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요. 따로 연습을 시키면서 조금 더 슛에 대해 욕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는데 그것이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전반이 끝나기 전에 나온 동점골은 용인시청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안겼다. 한번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후반 들어서도 용인시청은 더욱 거센 공격을 펼쳤다. 조금씩 조직력이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산교통공사의 뒷 공간을 벗겨내며 기회를 만들어갔다. 이에 맞서는 부산교통공사 역시 계속된 찬스를 만들었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

역사는 후반 종료 직전에 만들어졌다. 후반 44분 문규현의 오른발 슛이 터졌다. 문규현이 골을 넣자마자 용인시청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일제히 환호했다.

문규현은 골을 넣자마자 박지성으로 '빙의'했다. 극적인 역전 결승골이 나오자 문규현은 벤치로 달려가 정광석 감독의 품에 안겼다. 용인시청의 다른 선수들도 믿어지지 않은 골에 감격한 모습이었다.

▲ [용인=스포츠Q 최대성 기자] 문규현(왼쪽에서 두번째)이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후반 44분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 선수들과 함께 벤치로 뛰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더 막아내야 할 3분이 있었다. 문규현의 역전골이 나오자마자 대기심이 추가시간 3분을 알렸다.

"천천히 해. 천천히 하라고." "집중! 집중! 집중해."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동료들을 향해 목청껏 외쳤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몇 분 남았느냐고 묻자 로스타임(추가시간)이라고 친절히 알려주며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 2라운드 첫 경기 승리가 터닝포인트 되겠죠

"1라운드에서 이기지 못한 것은 모두 잊으라고 했습니다. 2라운드 첫 경기를 개막전처럼 치르자, 다시 시작하자고 했죠. 그렇게 마음을 비운 것이 승리할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1라운드 9경기를 치르면서 그렇게 풀리지 않다가 2라운드 첫 경기를 이겼으니 기쁠만도 했다. 순위표에서는 맨 아래에 위치했지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자신감도 함께 했다.

"사실 5월에 처음 치른 울산현대미포조선과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충분히 잘 뛰었습니다. 그런데 수비가 흔들리면서 많은 골을 내줬던 것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선수들에게 편하게 뛰라고, 지금대로만 한다면 이길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설령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지더라도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서 이기면 되니까 전혀 부담갖지 말라고 했죠. 오늘 경기 승리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팀 사정도 좋지 않은데 이겼고, 처음으로 부산교통공사를 이긴 것이거든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경기입니다."

▲ [용인=스포츠Q 최대성 기자] 용인시청 정광석 감독이 10일 용인축구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경기에서 2-1로 이긴 뒤 기쁨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결승골을 넣은 문규현도 자신의 골로 승리한 것이 못내 믿겨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올해 용인시청에 입단한 문규현은 팀내에서 두번째로 어리다. 경기가 끝난 뒤 아이스박스를 직접 끌고가는 모습에서 그의 위치를 알 수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그저 열심히 뛰는 것 밖에 없어요. 감독님도 경기력은 괜찮으니까 하던대로만 하면 된다며 부담을 덜어주셨죠. 모든 선수들이 1승에 목말랐던 것이 사실이고 그 1승 목표를 위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결승골을 넣으니 느낌이 새롭네요."

용인시청은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했던 꼴찌에서 빠져나왔다. 전날 김해시청과 3-3으로 비긴 창원시청과 승점 7로 동률이 됐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10개팀 가운데 9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용인시청은 앞으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반등도 노려볼 수 있다. 8위 김해시청과 불과 승점차가 1이다. 또 7위 천안시청과 승점차도 2밖에 되지 않는다. 6위 목포시청과 7위의 승점차가 5나 되기 때문에 6위보다 더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기에는 갈 길이 멀지만 조금 더 높은 순위까지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용인시청의 다음 경기는 경주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도 승점 20으로 2위에 올라있는 강호다. 게다가 경주 원정길이다. 하지만 이 경기만 잘 넘기면 최하위 창원시청을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그런 다음에는 정광석 감독이 내심 우승까지 노리는 내셔널축구선수권이 벌어진다. 이달 말부터 벌어지는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극적인 역전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이날 승리는 분명 값진 것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은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릉시청과 경기에서 아쉽게 2-2로 비겼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후반 5분과 후반 13분 김오성이 연속골을 넣으며 2-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20분 손현우에게 만회골을 내준 뒤 후반 35분 고병욱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해 승점 1을 챙기는데 그쳤다.

대전코레일은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천안시청과 득점없이 비겼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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