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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성공방식 창조한 박지성, 그는 혁명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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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성공방식 창조한 박지성, 그는 혁명가였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1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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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으로 동료 선수 공간 창출…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새로운 캡틴 스타일 만들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박지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라이언 긱스만큼의 충격을 주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동료가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창조자이자 혁명가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숨은 진주로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맨유가 공격을 전개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이 맨유에서 뛰던 2007~2008 시즌에 맨체스터 지역일간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로부터 들었던 찬사다. 이 신문은 박지성을 창조자이자 혁명가로 지칭했다.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축구센터에서 24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그가 걸어왔던 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박지성은 특기는 없었지만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수비형 윙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박지성이 겉으로는 확연하게 드러나는 플레이는 하지 않았지만 축구 전술을 새롭게 바꾼 혁명가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미 현역 시절에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왼쪽 날개로 활약하면서도 호날두나 긱스처럼 확연하게 드러나는 득점을 터뜨린 적이 없다. 페널티킥이나 프리킥 등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 수많은 지도자가 박지성을 원했던 것은 그가 감독의 전술 운용 폭을 넓혀주는 활약을 펼치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명지대 은사인 김희태 '김희태 포천 축구센터' 이사장은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경기장에만 서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남들보다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박지성이 '두개의 폐'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이유"라며 "또 박지성은 협동 플레이가 뛰어나 전술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퍼거슨 감독이나 거스 히딩크 감독의 평가도 이와 다르지 않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예비 신부'인 김민지 SBS 전 아나운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그 결과 박지성은 '수비형 윙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공격에서는 화려함이 떨어질지 몰라도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고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지워버리는' 탁월한 수비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웅'이라는 뜻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도 박지성으로 인해 새로운 전술이 탄생했다. 바로 '박지성 시프트'였다. 박지성은 주로 왼쪽 날개 공격수로 뛰지만 구태여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왼쪽과 오른쪽, 중앙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표팀에서 한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된다고 해서 계속 그 자리에서 왔다갔다 하는 선수는 없다. 왼쪽과 오른쪽, 중앙을 서로 스위치하는 전술은 현재 축구 대표팀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 박지성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다. 여태껏 축구 대표팀의 '캡틴'은 근엄한 선배가 맡아 '군기'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를 버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해 새로운 '캡틴'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인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라는 수식어와 아시아 선수 최초 UEFA 챔피언스리그 선발 출전 등 다양한 기록 역시 박지성이 '혁명가'이자 '선구자'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별한 기술은 없었지만 성실함만으로도 충분히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박지성이 증명해낸 소중한 가치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자신의 옛 유니폼을 앞에 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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