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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강내유' 오승환 훈훈한 마음씨에 일본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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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강내유' 오승환 훈훈한 마음씨에 일본도 감동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15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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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중학생과 캐치볼…파울 놓친 포수 사과에 '괜찮다' 대인배 모습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얼굴은 차갑지만 마음씨 하나만큼은 비단결처럼 곱다. 바로 오승환(32·한신 타이거스) 얘기다.

오승환이 14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2014 일본 프로야구 원정경기에 4-2로 앞선 9회말 등판, 홈런 하나를 허용하며 1실점(비자책)하며 시즌 9세이브째를 챙겼다.

오승환이 홈런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점이 비자책점이 된 것은 바로 포수 쓰루오카 가즈나리의 실책 때문이었다.

첫 타자 브래드 앨드레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오승환은 또 다른 외국인 타자 키라 카이후에를 맞아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던진 구속 147km짜리 빠른 공으로 파울 플라이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포수 쓰루오카가 이를 잡으려다가 놓쳤고 결국 그 다음 공을 통타당해 구장 밖으로 나가는 홈런이 되고 말았다. 기록원은 쓰루오카의 실책으로 나온 홈런이었기 때문에 비자책으로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쓰루오카는 자신의 실수 때문에 오승환의 무실점 행진이 끊어진 것에 대해 마운드에 올라 사과했고 오승환은 괜찮다며 오히려 위로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팀 동료이긴 하지만 쓰루오카는 1977년생으로 오승환보다 다섯살 선배다.

이에 대해 일본 스포츠 일간지 산케이스포츠는 15일 "쓰루오카가 포수 헬멧을 잡고 머리를 조아리자 오승환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표정이었다"며 "홈런을 맞았지만 허용한 것은 아니다. 제대로 9세이브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구원 실패가 없는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승환의 동료를 향한 따뜻한 마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승환은 지난달에도 부상을 당한 니시오카 쓰요시의 쾌유를 비는 마음에서 모자에 니시오카의 등번호인 7번을 새겼다가 심판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모자에 글자나 숫자를 새기는 행동이 일본 야구에서는 금지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 지적하기보다는 팀 동료에 대한 사랑과 응원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고 칭찬하기에 바빴다.

오승환은 이날 대인배 모습만 보인 것이 아니다. 팬 서비스까지 확실히 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오승환은 연습하던 도중 중학생 볼보이를 불러 캐치볼을 하게 했다. 프로가 '아마추어'를 상대로 던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좀처럼 프로야구 공식경기가 열리지 않는 지방구장이었다. 오승환의 '돌직구'를 받아본 요나고시의 야구선수에게 평생 추억이 될 것이다. 한신의 영웅은 은근슬쩍 소년의 마음을 가져갔다"고 전했다.

류현진(27·LA 다저스)도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에서 5살짜리 꼬마 팬과 외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캐치볼을 해 훈훈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이와 비슷한 모습을 오승환도 만들어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차가운 얼굴이지만 그 마음만큼은 훈훈하다. 차가운 돌부처의 이미지에 따뜻한 마음씨가 더해져 일본 야구계와 언론들은 연일 오승환을 칭찬하기에 바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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