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용원중기자] 추석 연휴와 연말 성수기 사이에 낀 대표적인 비수기인 10~11월에 국내외 아트버스터 영화들이 몰려온다.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포진한 성수기를 피해 작품성과 영화적 재미를 겸비한 다양성 영화들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우리 선희' '자유의 언덕' 등 3년 연속 추석 시장에 뛰어든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지난 24일 개봉하며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다. 제68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수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예술영화감독(정재영)과 모델 출신 아마추어 화가(김민희)의 하룻밤에 걸친 이야기다. 27일까지 1만8471명을 동원해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0월8일에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새로운 영화문법을 탄생시킨 프랑스 천재 감독 레오스 카락스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로 변신해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웨스턴 무비 '슬로우 웨스트'(감독 존 맥클린)가 찾아온다.

특히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의 개봉을 기념해 레오스 카락스가 내한, 10월8일부터 3주 동안 열리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전'의 GV 행사(10일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할리우드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의 생애 가장 내밀한 순간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그녀, 잉그리드 버그만'(10월15일 개봉), 생선인간이라는 획기적인 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광수 박보영 이천희 주연, 권오광 감독의 '돌연변이'(22일 개봉)가 라인업에 올라 있다.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이광수)가 세상의 관심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세상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1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된 이 작품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1000석이 넘는 3일 상영이 전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뒤를 이어 올해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판타지 로맨스 '더 랍스터'가 관객과 만난다. 모든 이들이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하는 가까운 미래, 유예기간 45일 안에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되는 기묘한 커플 메이킹 호텔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근시란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고 커플 메이킹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와 사랑이 금지된 솔로 세계의 여인(레이첼 와이즈)의 숙명적 사랑을 독창적 설정과 날카로운 위트로 풀어낸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2009년 '송곳니'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프랑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디판'도 시네필들의 기대작이다. 스리랑카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두 남녀와 어린 소녀의 이야기로, 한 갱단의 본거지인 파리 외곽에 정착해 서로를 가족처럼 의지하면서 위험에 대처하는 과정이 자크 오디아르 감독 특유의 강렬한 스타일로 그려진다.

이외  토드 헤인즈 감독과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내밀한 호흡으로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레즈비언의 사랑과 내면 세계를 묘파한 '캐롤', 아버지 장례식에서 이복자매의 존재를 알게 된 세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힘에 대해 절제미와 우아함으로 탐구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다양한 장르의 아트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해 가을 극장가에 깊은 풍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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