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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의 심리를 압박하는 '핸디캡 1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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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의 심리를 압박하는 '핸디캡 1번 홀'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5.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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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홀임을 인정하고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 스코어 관리의 핵심

[스포츠Q 신석주 기자] 골프는 평등의 스포츠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제도가 있다. 바로 핸디캡이다. 이는 프로, 아마추어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한 조건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플레이할 때 자신의 타수에서 핸디캡을 뺀 스코어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이러한 핸디캡은 골퍼뿐만 아니라 골프장의 모든 홀에도 적용된다. 스코어카드를 보면 홀별 스코어 기재란 밑에 ‘HDCP’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이 홀의 핸디캡이다. 홀의 난이도에 따라 1부터 18까지 나누는 데 가장 어려운 홀이 핸디캡 1번 홀이다.

이 핸디캡은 아무렇게나 정한 것이 아니라 프로들의 실전 라운드를 통해 얻은 평균 스코어를 토대로 순위를 정한 것으로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라 할 수 있다.

핸디캡을 정하는 기준은 골퍼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거리와 페어웨이의 넓이 등이 포함되며 좁고 굴곡이 심한 그린과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이지 않는 그린 등에도 해당한다. 이 때문에 라운드를 하면서 캐디에게 이 홀이 왜 핸디캡이 1번인지 물어보고 플레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 핸디캡 1번 홀은 골퍼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까다로운 코스로 그 골프장의 대표적인 홀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오션코스 9번 홀에서 열린 2013 LPGA하나외환챔피언십. [사진=뉴시스]

◆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너무 긴 홀

골퍼들은 까마득히 멀리 떨어져 있는 그린을 보면 더 멀리 쳐야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면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이 때문에 핸디캡 1번 홀의 경우 대개 코스의 길이가 길다. 거리가 짧은 파3 홀은 핸디캡 1번 홀에 거의 없다.

핸디캡 1번 홀에서는 세컨드샷이 중요하다. 티샷이 실패하면 대부분 200야드가 넘는 거리가 남게 돼 그린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과감한 공략보다는 아이언으로 ‘3온’을 노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블루헤런 컨트리클럽의 15번 홀(파4)은 420야드로 상당히 긴 전장을 자랑하는 핸디캡 1번 홀로 그린 우측에 워터해저드가 자리하고 있어 골퍼들을 긴장케 한다.

이 코스에서는 매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대회가 열리는 데 출전하는 선수들이 애를 먹는 코스 중 하나다. 2010년 대회 4라운드에서는 15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선수가 1명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했던 홀이다.

◆ 좁은 페어웨이, 정확한 샷이 필수다

긴 전장만큼이나 까다로운 코스 구성도 핸디캡 1번의 핵심 요소다. 페어웨이가 좁거나 다양한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어 골퍼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부산 기장의 아시아드 컨트리클럽 파인 코스 7번 홀(파4)은 ‘영남권 핸디캡 1번 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까다롭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골프 코스로 활용될 만큼 난이도가 높은 이 코스는 가장 어려운 홀로 티샷의 낙하지점이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페어웨이 왼쪽에는 연못이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에는 울창한 자연림이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이라 정확한 티샷만이 살 길이다. 더구나 좁은 페어웨이는 왼쪽으로 휘어져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공략을 세우지 않고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컨트리클럽 6번 홀 전경. 전장이 긴  파4홀로 좌우로 깊은 숲이 자리해 아주 난처한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다. [사진=잭 니클라우스 컨트리클럽 제공]

‘골프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의 6번 홀은 전장이 매우 긴 파4 홀로 핸디캡 1번이다.

이 코스는 골퍼들의 즐거움을 위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만큼 공략이 쉽지 않고 까다롭게 설계돼 있다. 그중 6번 홀은 장타가 유리한 홀이지만 좌우로 깊은 숲이 자리하고 있어 페어웨이를 놓칠 때는 엄청난 시련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오르막 홀이라서 샷이 생각보다 멀리 나가지 않아 골퍼들이 스윙할 때 더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 핸디캡 1번 홀을 인정하라

골프는 18홀을 플레이하기 때문에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 다양한 난이도를 배치했다. 이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홀이 있고 이를 보상해주는 홀이 공존한다.

핸디캡 1번 홀은 대부분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 티칭 프로들은 “핸디캡 1번 홀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기만 해도 성공한 것처럼 편안하게 플레이하라”고 조언한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너무 어려운 핸디캡 1번 홀은 스코어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탈출한다는 심정으로 즐기는 게 요령이다. 그 이후 편안한 홀에서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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