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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지배한 넥센 박병호, '강정호 시즌2' 위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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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지배한 넥센 박병호, '강정호 시즌2' 위한 과제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02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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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전서 한시즌 최다타점 신기록 달성…심리적인 부분 극복 필요해

[목동=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이제 KBO리그에서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VP) 진출이 유력한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정규리그 막바지에 임팩트 있는 한 방을 날렸다.

KBO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린 박병호가 자신의 개인 한 시즌 홈런을 경신했다. 아울러 KBO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도 갈아치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KBO리그 정복의 마침표를 찍을 박병호는 MLB에서 더 큰 꿈을 펼친다.

박병호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5회 승부를 뒤집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에 힘입어 롯데를 10-6으로 제압, KIA에 패한 두산을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 박병호가 2일 KBO리그 목동 롯데전에서 시즌 53호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이 3-4로 뒤진 5회말 1사 2, 3루에서 타석에 선 박병호 상대 선발 배장호의 6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비거리 140m)으로 연결했다.

이로써 시즌 53번째 아치를 그린 박병호는 지난해 자신이 때린 52홈런을 넘고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달성했다.

아울러 2003년 이승엽(삼성)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타점인 144타점을 뛰어 넘었다. 이날 전까지 시즌 143타점을 기록 중이었던 박병호는 역전 스리런포로 146타점째를 올렸다. 12년 만에 한 시즌 최다타점을 경신한 박병호다.

이날 최우수선수(MVP) 경쟁자인 에릭 테임즈(NC)도 홈런을 뽑아냈지만 격차가 꽤 크기 때문에 박병호가 홈런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것에 큰 이견은 없다. KBO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이 유력한 박병호다.

경기 후 박병호는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더 기분 좋다”며 “무엇보다 팀이 이긴 게 기분 좋고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홈런 개수를 넘어선 것과 타점을 많이 올린 게 고무적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리그 최다 타점 기록을 축하한다. 선수들이 시즌 마지막 승부처임을 알고 집중력 있는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 박병호가 2일 KBO리그 목동 롯데전에서 시즌 53호 홈런으로 한 시즌 최다 타점을 경신하자 넥센이 전광판을 통해 대기록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이 올 시즌을 앞두고 떠나보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빅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자 “넥센 5번 타자가 이 정도인데 4번 타자는 누구인가”라는 말이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왔고 이어 MLB 스카우트가 앞 다퉈 입국, 박병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빅리그 관계자가 왔기에 부담이 컸을 법도 하지만 박병호는 스카우트들을 미소 짓게 했다. 아무렇지 않게 큰 타구를 펑펑 쏘아 올리며 리그 최고 거포의 위용을 과시했다.

박병호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약점인 높은 공을 극복하기 시작했고 몸쪽으로 붙어 들어오는 공도 부드러운 허리와 강한 손목을 이용, 홈런 타구로 만들었다. 그를 상대하는 투수들이 “던질 곳이 없다”고 하소연 할만 했다.

박병호에게서 약점을 찾으라면 심리적인 부분을 들 수 있다. 워낙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예민해지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다’는 마인드를 가진 강정호의 성격과 정 반대를 이룬다. 강정호는 아주 큰 일이 아니라면 웬만한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일 목동 한화전에서 박병호가 심리적으로 쫓기는 면모를 보이자 더그아웃에서 따로 불러 조언을 건넸다. 제자가 편하게 경기를 치르도록 도우려는 마음에서였다.

이렇듯 박병호에게는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강정호처럼 대범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 박병호(왼쪽)가 2일 KBO리그 목동 롯데전에서 시즌 53호 홈런을 때린 뒤 고종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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