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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KIA 김기태호 1년이 2015시즌 남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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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KIA 김기태호 1년이 2015시즌 남긴 것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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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수들 육성 성공…팀 타격 업그레이드는 과제로 남아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비록 성공으로 귀결되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가 마지막까지 5위 싸움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가을야구 입성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기태 감독의 KIA는 올 시즌 적잖은 수확물을 남겼다.

4일 잠실 두산전에서 0-9로 패하며 KIA의 가을야구 가능성이 모두 사라졌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었지만 힘이 부쳤다. 전날 광주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여파가 이날 경기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KIA는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 KIA 선수들이 4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0-9로 패한 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의 2015시즌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전임 선동열 감독이 재신임된 뒤 스스로 지휘봉을 놓는 과정에서 다소 잡음이 있었다. 그리고 계약을 체결한 사령탑이 김기태 감독이었는데, KIA 팬들 사이에서 LG 감독 당시 중도 퇴진한 지도자를 굳이 선임해야 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물론 연고지 출신 감독이기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김기태 감독의 지휘 하에 첫 시즌을 맞이한 KIA의 키워드는 리빌딩이었다. 말 그대로 팀 재건에 초점을 맞춰 시즌을 운영했다. 김진우, 서재응이 이탈한 선발진에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대신했고 김선빈과 안치홍(이상 군입대), 이대형(이적), 차일목이 빠진 센터 라인에도 경험이 부족하지만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올해보다는 내년, 내후년 시즌에 포커스를 맞춘 라인업을 매 경기 짰다. 실험적이었다.

KIA 팬들 사이에서도 “올해는 순위표에 관계없이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보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유망주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기만 해도 성공한 시즌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대체 자원으로 투입된 젊은 선수들이 의외로 선전하면서 KIA가 목표를 상향 수정하도록 만들었다.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 김호령을 비롯해 유격수 강한울과 박찬호, 2루수 김민우와 최용규, 고영우, 포수 이홍구와 백용환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특히 이홍구와 백용환은 나란히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빼어난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들 모두가 올 시즌 김기태 감독이 남긴 유산, 즉 ‘김기태의 아이들’이었다.

마운드에서는 데뷔 13년 만에 선발 한 자리를 꿰찬 임준혁이 돋보였다. 7월 이후에만 6승(4패)을 쓸어 담으며 KIA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임준혁은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를 다듬는 데 성공하며 한층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 김기태 KIA 감독(왼쪽)이 4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착찹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비록 팀 전력이 불안정해 연승과 연패가 잦았지만 KIA는 그만큼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는 인상을 나머지 9개 구단에 심어줬다. 이것이 KIA가 시즌 막판까지 순위싸움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렇다고 KIA가 앞으로 보완할 점이 없는 건 아니다. 팀 타율 0.251로 10개 구단 중 꼴찌인 KIA는 FA(자유계약선수) 등 외부 영입과 내부 육성으로 타격이 빼어난 타자를 보완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KIA는 안타 10위(1181개), 홈런 7위(134개), 타점 10위(596개) 등 도루를 제외한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마운드에서 아무리 호투를 펼쳐도 타자들이 점수를 못 낸다면 경기를 가져오기 힘들다.

김기태 감독 부임 후 KIA의 첫 시즌이 숨 가쁘게 지나갔다. 대체 자원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올 시즌 절반의 성공을 거둔 KIA가 내년 시즌에도 순위싸움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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