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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점유율 축구'만 있고 빠른 공수전환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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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점유율 축구'만 있고 빠른 공수전환은 없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29 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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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잡은 시간은 많았지만 효율성 크게 떨어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컨디션 사이클이 100%가 아니라고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이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월드컵 개막까지 보름, 첫 경기인 러시아전까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국내 평가전에서 적지 않은 과제를 안았다.

월드컵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전반 44분 주하이에르 다우아디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국내에서 치르는 평가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고 장도에 오르려던 홍명보 감독의 계획도 틀어졌다.

물론 평가전은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면서 지금 대표팀의 조직력을 다지고 문제점을 찾는 기회다. 문제는 그 문제점이 너무나 많았고 이를 해결하기까지 시간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효율이 떨어졌다.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긴 했지만 분위기는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 대표팀이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간 것은 전반 초반 30분이 고작이었다. 전반 30분까지 볼 점유율은 7-3으로 한국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양상이었지만 공격은 위협적이지 못했다.

▲ [상암=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보경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거친 태클을 당하며 넘어지고 있다.

현대 축구가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를 했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은 공격으로 풀어가는 속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그러다보니 튀니지 선수들은 이미 자기 진영에서 진을 치고 한국 공격을 기다렸다. 손흥민과 박주영, 이청용 '삼각편대'의 공격 칼날이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 공 잡는 시간만 남았을 뿐 헛심을 쓴 격이다.

아주 좋은 예가 포항이다. 포항 역시 점유율 축구를 하면서도 효율적인 축구를 한다. 좀처럼 백패스를 하지 않는 스타일 덕분이다. 포항이 백패스를 금기하는 것은 전임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 때부터 전통이다. 그 결과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강해졌다.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도 빠르게 공격을 풀어가니 당연한 결과다.

상대의 역습 때 허둥대는 모습도 여전했다. 특히 선제 결승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다우아디 한 명을 기성용, 한국영 등 미드필드진 뿐 아니라 김영권, 홍정호 중앙 수비진까지 막아내지 못하고 돌파당한 것은 분명 다시 생각해봐야 할 숙제다.

왼쪽 풀백 윤석영은 여전히 믿음직하지 못했다. 김진수가 부상으로 평가전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윤석영은 홍명보 감독이 왼쪽 풀백으로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 손흥민과 유기적인 호흡도 부족했다.

오른쪽 풀백 이용도 경기력이 최상이 아니긴 마찬가지였다. 전반 31분 한순간에 튀니지 진영에서 넘어온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 이용 역시 뜸한 오버래핑으로 유기적인 공격 흐름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어찌 보면 모든 근원은 역시 실효성 없는 점유율 축구였다. 경기가 끝났을 때 볼 점유율은 6-4로 앞섰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또 좌우 풀백이나 수비도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특히 홍정호는 무리하게 위험지역에서 공을 돌리다가 상대 공격수에게 태클을 당해 부상으로 교체되기까지 했다. 또 원톱 자원인 박주영은 고립되면서 지난 3월 그리스전에서 발탁의 전환점이 됐던 '원샷 원킬'은 실종됐다. 후반 4분에 때린 것이 그가 기록한 유일한 슛이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닌 것이 효율을 떨어뜨린 원인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자꾸 뒤로 돌리는 습관으로 스스로 빠른 공격을 풀어나갈 기회를 걷어찬다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한국대표팀, 튀니지전 포진 변화
△ 선발 포진 <4-2-3-1>

 

△후반 15분 이후 변화

▲ -후반 15분 구자철 > 이근호-후반 16분 홍정호(부상) > 곽태휘

△ 후반 23분 이후 변화

▲ -후반 23분 손흥민 > 김보경-후반 30분 박주영 > 김신욱-후반 32분 기성용 > 하대성-후반 37분 이청용 > 지동원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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