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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견 연기자들의 승부처, 여자는 ‘코믹’ 남자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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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견 연기자들의 승부처, 여자는 ‘코믹’ 남자는 ‘액션’
  • 김현식 기자
  • 승인 2014.02.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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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현식 기자]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기는 쉽지 않다. 특히 대중에게 연기 못 하는, 혹은 특정 이미지로 낙인찍힌 배우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다. 최근 높고 단단했던 편견의 틀을 깨고 재조명 받고 있는 배우들이 있다. 여자는 ‘코믹’, 남자는 ‘액션’이라는 무기를 들고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 전지현 이연희 고아라 “예쁘기만 했던 그녀들, 망가지니 확 뜨네?”

"나 천송이야~ 싸~리(sorry)" "내가 고백했는데 넌 날 개무시하고 있어, 언빌리이~버블"

청순함의 대명사 전지현은 ‘CF 퀸’ 타이틀은 놓치지 않았지만 영화 ‘데이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4인용 식탁’ 등 진지한 연기에서는 고배를 마시곤 했다. 하지만 결혼 후 출연한 2012년 영화 ‘도둑들’의 코믹 캐릭터로 ‘살아 있네’란 재평가를 받았고 최근 S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톱스타 천송이 역을 맡아 정점을 찍고 있다. 슬랩스틱과 허영기 가득한 영어구사, 혀를 내두르게 하는 진상연기까지 종합 코믹연기 세트로 안방극장에 폭소탄을 터뜨리는 중이다.

하지만 코믹이 다가 아니라는 점에서 전지현의 내공이 빛을 뿜는다. 애잔함을 자아내는 감성연기까지 깊이 있게 소화하며 “어떻게 이제까지 저런 본능을 숨기고 살았을까”란 감탄을 유발하고 있다.

▲ 코믹한 연기로 호평받은 여배우들. 전지현(위 왼쪽) 고아라(위 오른쪽) 이연희(아래) [사진=SBS/tvN/MBC 제공]

“얼굴은 예쁜데 연기는 글쎄…” 매번 연기력 논란을 일으켰던 이연희는 최근 MTV ‘미스코리아’에서 인생역전을 꿈꾸는 백화점 엘리베이터 걸 오지영 역을 맡아 과감한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아라도 최근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재탄생을 알렸다. 극중 풋풋한 94학번 대학 새내기 성나정 역을 맡아 마산 사투리를 바탕으로 한 거침없는 욕설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연기로 10년 동안 따라다니던 ‘반올림’ 옥림이 꼬리표를 뗐다.

이처럼 여배우들이 다소 망설여질 수 있는 과감한 코믹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는 코믹이라는 장르가 친근감을 유발함은 물론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발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청순’을 내려놓고 ‘싼 티’와 ‘경박’이라는 옷으로 갈아입자 연기력에 대한 삐뚜름한 시선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 김수현 공유 김현중 등 “액션으로 ‘꽃미남’ 타이틀 깬다”

드라마 ‘드림하이’ '해를 품은달', 영화 ‘도둑들’을 통해 떠오르는 꽃미남 스타 반열에 오른 김수현은 지난해 695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동네 바보로 위장한 북한 최정예 요원 원류한으로 분해 강도 높은 액션연기를 펼쳤다. 맨손과 맨발에 의지한 채 고난도 액션신을 직접 연기한 그는 감춰왔던 꿀복근까지 공개하며 남성미를 한껏 과시했고, '잘 생긴 청춘스타'에서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도심 한복판으로 무대를 옮겨 시크한 액션을 보여준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400년 전 조선땅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 역을 맡아 슈트를 입고 초능력과 절제된 액션을 구사하며 진한 남자의 향기를 풍기는 중이다. 

배우 공유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커피’다. MTV ‘커피 프린스 1호점’ 속 최한결과 커피CF 모델로 활동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이다. 커피향처럼 부드럽고 젠틀한, 고정적 이미지는 그의 연기 스펙트럼 확장에 덫이 되기도 했다.

공유는 최근 영화 ‘용의자’를 통해 ‘커피 타주는 훈남’ 이미지를 뚫고 나왔다. 가족을 잃고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을 연기한 공유는 8주간의 철저한 식단관리와 트레이닝으로 다진 명품 몸매와 암벽 등반, 고공낙하, 격렬한 카체이싱 등으로 자신을 둘러싼 편견의 틀을 시원하게 날렸다.

그룹 UN 출신 김정훈도 지난달 개봉한 영화 '들개들'에서 생에 첫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후 MTV '궁' tvN '로맨스가 필요해' 등을 통해 꽃미남 이미지를 어필했던 그도 아찔한 액션신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 액션 연기로 이미지 변신한 성공한 김수현(위쪽) 공유(왼쪽 아래) 김현중(오른쪽 아래) [사진=영화 '용의자' 스틸컷/KBS 제공]

김현중도 액션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15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KTV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을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아이돌 그룹 SS501 출신으로 귀공자 이미지가 강했던 김현중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마초남’ 신정태로 변신해 ‘꽃보다 남자’ 속 지후 선배의 모습을 깨고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처럼 액션은 전통적으로 터프하고 거친 남자의 향기를 최대치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장르다. 과거 원빈도 영화 ‘아저씨’에서의 강렬한 액션 연기를 통해 꽃미남 연기자의 틀을 벗고 남성미 강한 선 굵은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하재근 문화 평론가는 “코믹이나 액션은 보는 이들에게 배우가 작품에 헌신한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라며 “멋있고 예쁜, 깨끗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외모에 치중한다는 느낌을 주기 쉽지만, 코믹과 액션은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대중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ssi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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