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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30점짜리 선수' 곽관호, 국내 MMA 밴텀급 평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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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30점짜리 선수' 곽관호, 국내 MMA 밴텀급 평정하겠다!
  • 박성환 기자
  • 승인 2014.05.30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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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MA 라이징스타] (1) 곽관호 "태권도와 킥복싱을 합친 퓨전 킥, 빠르고 강력해"

[스포츠Q 글 박성환 기자 · 사진 최대성 기자]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종합격투기 팀인 '코리안탑팀' 선수부에는 등록된 선수들만 25명이 넘는다. 국내 격투 팀들 선수 라인업 중에 최고의 인프라를 자랑한다. 이들 중에는 UFC 파이터인 임현규, 국내 미들급 최강으로 불리는 양동이, 김두환, 황교평 등 노련한 선배 선수들도 있지만 곽관호, 김한슬, 윤민욱 등 미래가 촉망되는 샛별들도 잔뜩 포진해 있다. 그렇다면 코리안탑팀의 하동진 감독이 손꼽는 팀 내 최고 유망주는 과연 누구일까.

주인공은 바로 임현규, 김한슬과 함께 코리안탑팀 꽃미남 3인방으로 불리는 곽관호(25)다.

3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TOP FC 2 페더급 그랑프리'에서 박한빈(부천 트라이스톤)과 밴텀급 매치를 벌이는 곽관호는 하동진 감독이 극찬한 30점짜리 선수로 유명하다.

기술 체력 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를 100점 만점으로 본다면 곽관호는 아직 30점 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그 기량만으로도 국내 모든 단체 밴텀급의 상위 레벨을 잠식할 수 있는 선수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 꽃미남 외모의 곽관호(코리안탑팀)는 칭찬에 인색한 하동진 감독으로부터 "30점짜리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톱 레벨이다"라는 찬사를 받으며 차세대 밴텀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의외였다. 기자가 알고 있는 하동진 감독은 본래 칭찬에 인색한 인물이다. 그가 팀 내에서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선수는 임현규와 양동이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제 막 한국 종합격투기 업계에 얼굴을 내민 미완의 선수가 이토록 큰 칭찬을 듣다니.

라이징 스타 1편에 소개되는 영광을 차지한 코리안탑팀 곽관호, 그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 언제 처음 코리안탑팀의 문을 두드렸나.

▲ 2012년 9월에 일반부 관원으로 처음 입관했다. 넉 달 정도 운동하다가 종합격투기라는 운동이 너무 재미있어서 2013년 1월에 선수부로 옮겼다.

- 본격적인 선수부 생활은 1년 5개월 뿐인데, 그새 프로 무대에 데뷔도 했다면 무척 빠른 성장세다.

▲ 종합격투기는 그때 처음 접했지만 어릴 때부터 늘 운동을 해왔다. 초등학생 때 처음 시작한 태권도와 합기도를 중학생 무렵까지 했고, 그 후에는 유도를 쉬지 않고 했다. 학교 유도부 소속은 아니었지만 당시 유도 체육관 관장님은 나를 지역별 유도 대회에 참가시키려고 무척 혹독하게 운동을 시키셨다.

- 유도가 베이스라고 하기에는 타격가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 솔직히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익숙한 부문은 킥복싱이다. 아마 태권도의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그래플링 종류인 유도를 했다지만 난 아직 주짓수와 레슬링 테크닉이 부족한 편이다. 때문에 요즘엔 그래플링 훈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 그렇다면 주짓수 훈련과 레슬링 훈련을 어떤 식으로 소화해내는가.

▲ 각 종목당 룰을 나눠서 훈련하기보다는 MMA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하는 편이다. 주짓수 룰에 의거한 스파링이나 레슬링 룰에 의거한 스파링보다는 MMA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선호한다. 주짓수 룰에 맞춰 훈련을 하더라도 ‘이런 불리한 자세에서는 상대 파운딩이 날아올 수 있다’고 상상하며 빨리 탈출하려고 노력한다.

그저 주짓수 룰에 국한시켜 훈련한다면 내가 클로즈 가드를 잡은 상태에서 안심하고 시간을 보내겠지만 MMA적인 부분, 즉 파운딩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스윕과 이스케이프를 해서 상위 포지션에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레슬링도 마찬가지다. 레슬링 룰에 맞춰 스파링하더라도 머리 속으로는 ‘펀치와 니킥이 날아올 것이다’라고 상상하며 레슬링 훈련에 임한다. 즉 나는 MMA 선수이기 때문에 순수 그래플링 훈련보다는 MMA 상황에 맞는 그래플링 훈련을 더 좋아한다.

사실 우리 팀이 레슬링을 기반으로 탄생한 팀인데도 내가 팀 명예에 폐를 끼치고 있다.(웃음)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타격 훈련에만 집중한 게 사실이다. 이제 그래플링 능력을 더 채워서 진정한 웰라운드 파이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주짓수, 레슬링 등 그래플링 기술 연마는 '국내 밴텀급 최강 반열'에 오르려는 곽관호가 보강해야 할 숙제다.

- 주짓수에 대해 얘기해 보자. 스윕, 이스케이프, 서브미션, 포지션 점유 등의 여러 주짓수 기술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는 무엇인가.

▲ 정말 모든 게 다 어렵다.(웃음) 사실 내가 유도를 했다지만 대부분 메치기(테이크다운) 위주의 훈련이었다. 우리 팀에 주짓수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과 스파링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종합격투기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건 노기 주짓수(도복을 벗고 맨몸으로 하는 주짓수) 기술이지만, 노기 주짓수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기 주짓수(도복을 착용한 주짓수)가 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다. 그라운드 상황에서 섬세한 움직임을 하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기 주짓수를 꼭 배우고싶다.

- 너무 단점만 얘기한 것 같다. 본인이 소유한 여러 장점 중에 가장 자신있는 건 무엇인가.

▲ 스텝과 회피 능력이 가볍고 빠른 편이다. 순간적인 몸 움직임과 순발력 등 스피드가 남들보단 민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빠르고 강한 킥이 내 주무기다. 내 킥은 태권도와 킥복싱을 합쳐서 직접 개발한 퓨전 킥이다. 빠른 태권도식 발차기 궤도와 파괴력이 강한 킥복싱의 킥 궤도를 섞어서 나만의 방법으로 찬다. 킥 만큼은 국내 밴텀급 누구보다도 내가 더 빠르고 강하게 찰 수 있다고 자부한다.

- 올 초 K-1 맥스 준결승전 진출자인 이성현 선수도 평소엔 63kg급에서 활동하기에 종합격투기 밴텀급 선수들과 체중이 비슷하다. 그 선수의 킥도 상당히 빠르고 강한데.

▲ 아, 종합격투기 밴텀급 선수들 중에서 가장 자신있다는 말이다. 이성현 선수는 K-1 맥스 준결승전에서 쁘아카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이미 ‘레전드’ 아닌가. 경기 영상을 봤는데 정말 환상적으로 잘 치더라. 입식타격만으로 겨뤄본다면 내가 좀 불리하다.(웃음)

- 나도 웃자고 한 얘기였다.(웃음) 경기 전에 긴장은 많이 하는 편인가.

▲ 사실 라커룸에서는 긴장을 안하는 편이다. 빨리 이겨서 가벼운 마음으로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시합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스파링, 체력훈련, 체중 감량이 더 지옥처럼 느껴진다. 막상 경기시간이 다가오면 내가 하나 둘 연습했던 것들을 남김없이 다 써보고 링에서 내려오고 싶다. 많은 훈련과 작전을 준비했는데 절반도 못 쓰고 내려오면 무척 허탈할 것 같다.

▲ 순발력과 민첩성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다는 곽관호는 지난 3월 열린 ‘TOP FC 내셔널리그2’에서 김상국(대전몬스터팩토리)을 상대로 1라운드 42초만에 플라잉 니킥 KO승을 거두기도 했다.

-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익혀야 할 여러 무술(킥복싱, 주짓수, 레슬링)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좀 더 전문적으로 확장해서 얘기해 보자. 매주 한 번씩 진행되는 산악 달리기 훈련이 고통의 절정이라고 들었다. 서로 때리고 맞는 스파링, 정통 헬스와 크로스핏, 타바타 등 서킷 트레이닝 중에 어떤 게 제일 힘든가.

▲ 정말 다 힘들다. 스파링의 경우는 팀 중에서 나보다 덩치가 크고 힘 센 선수들, 이를테면 동갑내기 친구인 황교평과 스파링하면 솔직히 긴장할 때도 많다. 체격과 힘에서 밀리다보니 요즘엔 ‘교평이 형’이라고 부른다.(웃음) 그런데 어떤 날에는 체육관 내에서 이뤄지는 서킷 트레이닝이 힘들기도 하고, 산악 달리기 훈련이 제일 힘들 때도 있다.

사실 요일로 따지면 화요일이 제일 힘들다. 주말에 푹 쉬고 나면 월요일에 힘이 넘쳐흐른다. 그러면 월요일에 내 몸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붓는다. 다음 날을 생각 안하는 것이다.(웃음) 자연히 화요일에는 온 몸이 지친 상태에서 훈련하게 된다.(웃음)

- 산악 달리기 훈련 때 팀 내에서 항상 3위 안에 드는 걸로 알고 있다. 심폐지구력과 하체 근력이 좋은 편으로 알고 있는데.

▲ 아직 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겠다. 더 많이 채워야 한다. TOP FC 소속 선수들 중에는 이번에 나와 맞붙는 박한빈 선수의 체력이 무척 좋더라. 사실 그 선수와는 아마추어 무대인 TOP FC 칸스포츠리그에서 붙은 적이 있다. 헤드기어를 벗고 싸우는 세미프로 룰이었는데 그 땐 내가 졌다. 체력 싸움에서 좀 휘말린 기분이었다. 타 단체에서는 송민종, 김수철 선수가 체력이 무척 좋은 걸로 안다. 둘 다 끈적끈적한 진흙탕 싸움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나는 TOP FC 소속 선수이기에 그쪽 단체 선수들과 대결할 가능성은 없지만 항상 그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나 스스로 정신무장을 하게 된다.

- 하동진 감독이 말하길 “곽관호는 국내 밴텀급에서 챔피언이 되느냐 마느냐가 문제인 선수가 아니다. 과연 언제쯤 UFC 밴텀급에 진출해서 챔피언이 되느냐 마느냐를 논할 정도로 완벽한 재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호평했다. 기분이 어떤가.

▲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 과찬에 감사하다. 잘난 척 하기보다는 그 기대에 부합하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난 군대도 이미 현역으로 마쳤고 부모님도 내 직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반드시 세계 레벨로 치고 올라갈 것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박한빈 선수를 이길 자신이 있는가.

▲ 당연히 이긴다. 이번엔 무조건 K.O승이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가 보도된 이후 5월 30일 저녁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 'TOP FC 2 페더급 8강 토너먼트'에서 곽관호는 박한빈을 일방적으로 몰아부친 끝에 오른손 펀치에 이은 파운딩으로 KO승을 따냈다. 곽관호는 시종일관 한박자 빠른 스텝과 현란한 속임수 동작으로 박한빈의 공격을 봉쇄했고, 본인이 자랑하던 퓨전 로우킥으로 박한빈의 허벅지를 연달아 걷어차 주저앉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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