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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중심이 흔들린다, 주장 시르코프 부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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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중심이 흔들린다, 주장 시르코프 부상 딜레마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5.31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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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로 감독 "다음 주 중 긍정적 소식" 복귀는 미정

[스포츠Q 이재훈 기자] 다음달 18일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붙는 한국의 H조 첫 상대 러시아가 핵심 미드필더이자 주장인 로만 시로코프(33·크라스노다르)의 부상으로 고민에 빠졌다.

시로코프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리그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그는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으나 부상을 당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러시아대표팀에서 여전히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스포르트 익스프레스는 30일 “러시아 대표팀이 1일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을 앞둔 훈련에서 시로코프를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부상회복이 더딘 그가 팀 훈련 대신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러시아대표팀 입장에서도 딜레마에 빠졌다. 4-3-3 포메이션을 앞세운 러시아에서 좋은 전진패스로 중원의 물줄기 역할을 하는 시로코프가 빠지게 된다면 전력에 큰 치명타가 된다.

◆러시아 중원의 진정한 핵심 시로코프

러시아대표팀에서 핵심 미드필더인 삼총사(시로코프, 빅토르 파이줄린,이고르 데니소프) 중 시로코프와 파이줄린(28)은 제니트에서 2008년부터 오랜기간 동안 호흡을 맞췄다.

이 듀오는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파이줄린은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러시아 중원에 힘을 실어주고 시로코프는 전진패스를 통해 미드필더에서 양질의 패스와 템포를 조절한다.

시로코프는 1998년 러시아 CSKA 모스크바에 입단했다. 오랜 기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7년 FC 힘키에서 29경기에 출전, 9골을 터트리며 기량을 꽃피웠다. 이듬해 제니트로 이적한 뒤 승승장구하며 대표팀 유니폼까지 입었다.

시로코프는 2008년 3월29일 루마니아와 친선 경기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A매치 40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10경기에 전부 출전하며 3골 4도움을 기록, 팀의 중심으로 맹활약했다.

시로코프는 2선에서 훌륭한 전진패스를 공급하고 템포 조절에 능한 중원의 핵이다. 이외에도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득점력을 과시하는 그는 분명 러시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올 시즌을 앞둔 3월 1일에 그는 FC크라스노다르로 급작스런 임대를 떠났다. 제니트에서의 좁아진 팀 내 입지 탓에 그는 뛸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자국리그내 하위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럼에도 시로코프는 파비오 카펠로(68) 대표팀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를 받고 있다.

◆시로코프 딜레마, 카펠로의 깊어지는 근심

문제는 대표팀에서 시로코프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카펠로 감독은 26일 슬로바키아전에서 시로코프가 없을 때를 대비해 4-2-3-1 전술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러시아 ‘신성’ 알란 자고에프(24·CSKA 모스크바)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으나 기대 이하였다.

이날 후반 37분 결승골을 넣은 알렉산데르 케르자코프(31·제니트)는 경기 후 스포르트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1-0으로 승리했지만 전반 러시아는 느린 팀이었다”고 평했을 정도다.

이 때문인지 카펠로 감독은 30일 훈련에서 공격력이 좋은 왼쪽 풀백인 로만 지르코프를 중앙미드필더로 고려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르코프는 이미 드미트리 콤바로프(27·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게 주전자리를 내줘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한 상태다.

노르웨이전을 앞두고 30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카펠로 감독은 “시로코프는 부상 회복 중에 있다. 다음주 중에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팀 훈련 대신 개인 훈련만 소화하는 상황이라면 카펠로 감독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시로코프는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는 결장이 확실시된다. 그렇다면 그가 월드컵 전에 나설 수 있는 경기는 7일 모로코전뿐이다. 그러나 현재 시로코프의 회복세라면 일주일을 남겨둔 모로코전까지도 완치를 장담할 수는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러시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는 시로코프의 더딘 회복이 굿뉴스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회복되더라도 경기감각을 되찾는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과의 첫 결전에 제 컨디션으로 나설지도 관심사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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