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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저리 월드컵'? 슈퍼스타들 부상안고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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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저리 월드컵'? 슈퍼스타들 부상안고 뛰나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6.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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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리베리·코스타 등 슈퍼스타들 부상 안고 월드컵 참여, 팀은 물론 월드컵에도 악영향 미칠 듯

[스포츠Q 강두원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9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조별리그에 참가하는 32개국이 모두 2일(한국시간)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제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각국 대표팀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부상자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하는 점이다. 특히 각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다면 전력의 절반이 깎여 나가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부상을 안고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특히 독일과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등 이번 월드컵에서 누구보다 높은 위치에 서길 원하는 팀의 핵심 자원들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결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 '꼭 필요한 데 왜 아프니'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역대 최다 골(17)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10번째 우승트로피를 안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는 월드컵을 앞두고 울상을 짓고 있다. 시즌 막판 당한 허벅지 부상이 아직까지도 자신을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호날두는 지난 1일 그리스와 평가전에서도 결장하며 부상이 더욱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과 미국, 가나와 함께 '죽음의 G조'에 편성됨에 따라 호날두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4일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그가 건초염으로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이날 처음으로 잔디를 밟은 뒤 볼 터치를 시작했지만 단체 훈련 참여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갚고자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프랑스 역시 ‘에이스’ 프랑크 리베리(31)의 부상 회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베리는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두 달 가량 허리 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며 부진했는데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리베리 역시 지난달 28일 노르웨이전(4-0 승)과 2일 파라과이전(1-1 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며 월드컵 개막 이후에도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또한 프랑스 대표팀 공격진에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마티유 발부에나와 리베리뿐이기 때문에 그의 부재는 프랑스가 다시 조기탈락의 수모를 겪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낳고 있다.

이 밖에 조국 브라질의 러블콜을 뿌리치고 스페인 대표팀을 택한 디에고 코스타(26) 역시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채 월드컵을 맞을 전망이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자 우루과이 대표팀 공격의 핵인 루이스 수아레즈(27) 역시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다.

또한 한국의 1차전 맞대결 상대인 러시아의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인 로만 시로코프(33) 역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명단 제외까지 고려됐으나 3일에서야 팀 훈련을 시작해 완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 한국과 일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전력 공백 불가피, 조별리그 통과부터 악영향

포르투갈은 완전한 전력을 갖추고도 '죽음의 조' 일정이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호날두마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나머지 세 나라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게다가 호날두는 포르투갈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그가 스쿼드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그리스와 평가전이 끝난 직후 “호날두의 복귀 시점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전까지 반드시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불안함은 완전히 가셔지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스페인도 포르투갈 못지않게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남아공 대회 결승전 상대인 네덜란드는 물론 남미의 강호 칠레와, 다크호스 호주와 맞대결을 펼친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그간 사용해왔던 제로톱 포메이션을 포기하고 디에고 코스타를 원톱에 세우는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디에고 코스타가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기 못할 경우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스페인을 이끌어 온 사비와 이니에스타 등 미드필더진의 경기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스트라이커의 골결정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수아레스 역시 익숙한 상대인 잉글랜드에 비수를 꽂기 위해 월드컵을 고대해왔지만 개막을 20여 일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마저 좌절될 뻔 했다. 간신히 수술 이후 초고속 회복세를 보이며 잉글랜드전 출장을 감행할 예정이지만 올 시즌 리버풀에서 보여준 가공할 득점력을 재현해 낼지는 미지수다.

◆ 월드스타들이 없는 월드컵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 곳에 모이는 월드컵은 ‘슈퍼스타의 제전’이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월드컵이 아닌 월드스타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슈퍼스타들의 존재는 월드컵을 빛내는 또 하나의 요소다.

하지만 이들이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면 팬들의 관심도 사라지는 것은 물론 시청률과 관중 유치 등 월드컵 흥행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는 14일 살바도르에서 열린 G조 1차전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호날두가 뛰지 않는다면, 그 생각만으로도 재미가 반감된다. 최강 팀끼리의 대결에는 최고 선수가 있어야 대결의 가치가 높아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해 강호들이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면 ‘월드컵은 16강부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싱거운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즉, 슈퍼스타들의 부상은 각 대표팀에도 커다란 손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월드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아닐 수 없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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