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용원중기자] 가을 극장가에 한국영화가 범죄 스릴러 장르로 융단 폭격을 감행하고 있다면, 외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픽션에서 맛보기 어려운 생생한 인물과 이야기가 관객의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의 도핑 파문을 다룬 ‘챔피언 프로그램’이 스타트를 끊는다.
‘챔피언 프로그램’은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제사이클연맹(UCI)에서 영구 제명된 미국의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암 발병이라는 절망적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사이클 선수로 복귀한 암스트롱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7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신화를 이뤄낸다. 하지만 그의 우승 뒤에 숨겨진 도핑 프로그램의 존재가 드러나게 되고, 세계를 속인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다.
할리우드에서도 그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고 서로 탐을 냈으나 영국의 유명 영화사 워킹타이틀에게도 돌아갔다. 벤 포스터가 암스트롱을 연기하고 ‘필로미나의 기적’의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이 연출했다. 10월29일 개봉.
‘하늘을 걷는 남자’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 사이를 줄 하나로 건넌 프랑스 예술가 필립 프티의 실화를 다뤘다.
파리 에펠탑과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고층건물에 와이어를 매달았던 기인이다. 주연 조셉 고든 레빗이 미국 뉴욕의 월드트레이드센터를 줄 하나로 건너는 필립 역을 소화하기 위해 줄타기, 곡예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 받았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프티의 아찔한 퍼포먼스를 3D 화면으로 실감나게 담아내 고소공포증을 유발한다. 필립 프티의 도전을 담은 다큐멘터리 ‘맨 온 와이어’(2008)는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9일 개봉.
할리우드 명배우 톰 행크스와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네 번째 호흡을 맞춘 '스파이 브릿지'는 1950년대 냉전시대에 스파이 맞교환이라는 초유의 비밀협상에 나선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의 실화를 다뤘다.
원래 보험 변호사였던 도노반은 1957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검거된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 대령의 변호를 맡게 된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서는 용납되기 힘들어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지만 도노반은 인권보호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 영국 극작가 맷 차먼이 작성한 시나리오 초안을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코언 형제가 완성했다. 11월5일 개봉.
미국 국가정보국(NSA)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 실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멘터리 스릴러 ‘시티즌포’(감독 로이 포이트라스)는 NSA의 통신감청 비리를 고발해 미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전 NSA 요원 스노든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스노든이 홍콩으로 도주해 호텔 방에 숨어 지내며 영국 가디언 기자에게 NSA의 행태를 폭로하는 상황을 치밀한 구성으로 담아냈다. 이라크 전쟁을 다룬 ‘마이 컨트리, 마이 컨트리’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이야기 ‘서약’의 로라 포이트라스가 메가폰을 잡고 ‘오션스' 시리즈의 스티븐 소더버그가 제작 총지휘를 맡았다. 11월19일 개봉.
‘프리덤’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작사가이자 평생 노예해방을 위해 헌신한 성공회 신부 존 뉴턴(1725~1807)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1856년 자유를 찾아 도망친 노예 ‘새뮤얼’과 1748년 노예들을 실어 나르는 항해자 ‘존 뉴턴’ 두 인물의 이야기를 100년이란 시간 속에 녹여 냈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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