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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준의 이기적인 키스 장소, 쁘띠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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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준의 이기적인 키스 장소, 쁘띠프랑스
  • 이두영 편집위원
  • 승인 2014.02.1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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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호반 드라이브와 설경 감상 짜릿

 얼마 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도민준(김수현)의 미친 키스가 다시 한 번 뭇 여성의 애간장을 녹였습니다. 천송이(전지현)가 “본인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알았으면 좋겠네요.”라고 독설을 퍼붓자 도민준은 염력을 동원해 환상적인 조명을 켜고 천송이의 몸을 자기 곁으로 다가오게 했죠. 마치 지남철처럼.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화를 내는 천송이에게 “이게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짓”이라며 도민준은 진하게 뽀뽀를 했습니다. 너무 진해서 다들 놀라셨죠? 네 저도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 배경이 된 집들이 무척 예뻐서 도대체 어디인가 궁금했습니다. 같이 보던 제 가족들이 ‘파주 영어마을이다’ ‘아니다 프로방스 같다’라며 서로들 추측을 했는데 알고 보니 경기도 가평 청평호반에 있는 쁘띠프랑스였습니다. 시크릿가든, 런닝맨, 베토벤 바이러스 등도 이곳에서 촬영했답니다.

 

▲ SBS '별에서 온 그대' 화면.

  

▲ SBS 화면 캡처. 도민준이 천송이와 키스하는 장면.

 

▲SBS 화면 캡처.

 

▲ SBS 방송 화면 캡처.

 

 
오랜만에 북한강변으로 드라이브를 나갔습니다. 쁘띠프랑스는 일산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월요일인지라 도로가 막히지 않아 북한산, 사패산, 불암산 등의 설경이 차분한 겨울스케치로 다가왔습니다. 도로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달리며 경개감상을 하는 것이 저의 운행 철학입니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따라 북한산국립공원의 뒤쪽을 스치고 퇴계원, 화도를 지나 금남ic에 이르니 드디어 북한강이 모습을 보입니다. 수면은 꽁꽁 얼었고 쌀가루처럼 하얀 눈이 얼음 위에 군데군데 쌓여 마음도 한결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수면 전체가 그저 맹숭맹숭한 얼음판이거나 온통 백설로 뒤덮였다면 멋없었을 텐데, 얼음판의 적당한 담묵과 햇살에 광채를 튀기며 해동되는 싸라기눈 등이 조화를 이뤄 쌩하고 명징한 겨울의 정한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청평대교를 지나쳐 삼거리에서 고성리 호명리 방면으로 오른쪽으로 강을 끼고 계속 달리면 쁘띠프랑스 입구가 나옵니다. 도중에는 강변을 따라 수상스키 등 레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오리가 시를 짓는 집’ ‘손두부’ 등의 정감 있는 문구로 미각을 자극하는 식당과 이색카페, 모텔 등이 강줄기를 따라 즐비합니다. 그러나 분위기가 너무 조용해 업소들이 요새 다들 안녕한지 궁금했습니다.

쁘띠프랑스는 넓지 않은 산비탈에 유럽식 집들이 촘촘하게 들어서서 동화 속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예쁜 골목과 계단, 유럽 고성의 흉내를 낸 실내 계단, 앙증맞은 도자기와 카페, 극장간판이 좁은 산비탈에 응집돼 있습니다.

 

▲ 쁘띠프랑스 매표소 앞 정류장.

 

▲ 입구 담벼락에 걸터앉은 어린 왕자.

 

▲ 쁘띠프랑스 입구.

   

도민준이 천송이에게 이기적인 키스 세례를 퍼부은 곳은 골동품전시관과 유럽인형의 집 앞 공간인데, 주위에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한 어린왕자와 보아뱀, 여우 따위의 조형물이 있더군요. ‘생텍쥐페리 기념관’에는 2차 세계대전 때 공군기를 몰다 독일군 공격을 받고 사망한 조종사 겸 소설가 생텍쥐페리와 작품들이 소개돼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소혹성 B612호에서 날아온 어린 왕자를 만나 나눈 대화와 일들을 적은 ‘어린 왕자’는 본질에 대한 사유와 성찰,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지요. 저는 사하라사막 언저리의 모래밭에 누워 밤하늘을 보다가 어린 왕자를 떠올렸지만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무수한 별들을 보고 무아지경에 빠진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린 왕자와 도민준이 외계의 별 출신이라는 설정이 닮은 면이 있네요.

기뇰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마리오네트(인형을 실에 매달아 사람이 조종하는 인형극)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체코 프라하에는 이런 인형극이 매우 발달해 있지요. 옛 추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흥미롭게 봤습니다.

 

▲ 도민준과 천송이의 키스 장면을 촬영한 곳.

 

▲ 골동품 전시관 앞.

 

▲ 골동품 전시관 앞.

 

▲ 인형극장 앞.

   

▲ 어린 왕자 조형물.

 

▲ 보아뱀과 여우.

 

 

 

 

 

▲ 청평호와 쁘띠프랑스.

 

▲ 전망대.

 

▲ 전망대로 올라가면 북한강 줄기가 시원하게 보입니다.
 

 

▲ 분수광장
 

 

▲ 야외카페의 조형물.

 

▲ 프랑스 전통주택 전시관 내부. 

 

▲ 건물 내부에는 위 사진과 분위기가 유사한 그림이 도배돼 있다시피 합니다. 

 

▲ 작가와 공군기 조종사로 이름을 날리고 40대 중반에 생을 마감한 생텍쥐페리.

 

골동품가게.
▲ 극장 입구.

 

 
▲ 마리오네트 인형극.

 

 쁘띠프랑스는 프랑스 문화마을을 표방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산비탈에 유럽풍의 건물을 지어 동화 같은 분위기를 낸 것 외에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프랑스 예술에 대한 기대를 많이 갖고 간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관광객은 대부분 10~30대의 젊은 층이었는데 촘촘한 건물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디카로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더군요. 동남아 단체 관광객도 꽤 많았습니다. 레스토랑과 카페까지 있어 혀의 맛봉오리를 통해 엔돌핀과 도파민 호르몬이 넉넉히 분비될 테니 가슴 뛰는 청춘들로서는 데이트를 즐기기에 꽤나 매력적일 듯 싶었습니다. 숙박동도 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주차공간이 외부에 있고, 가평 관광지 순환버스가 가평터미널에서 자라섬, 가평역,남이섬,쁘띠프랑스,청평터미널,청평역,아침고요수목원 등을 순환합니다. (순환버스 문의 031-582-2421)

 

곳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 어린 왕자에 나오는 '술주정뱅이' 조형물.

‘어린 왕자’에는 술주정뱅이가 등장합니다. 왜 술을 마시느냐고 어린 왕자가 묻자 주정뱅이는 술을 마신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술을 마신다는 알쏭달쏭한 대답을 했지요. 그 다음 어린 왕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어른이란 참으로 이상하구나.”였습니다.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가 생각납니다. 소설 속 유학파 남편의 행동은 책상퇴물 낙오자이며 술은 자포자기를 거드는 도구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부조리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바라건대, 현실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마저 술을 마시게 하는 이 세상이 어린 왕자가 넉넉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세상으로 바뀌기를 기원해 봅니다. 젊거나 늙거나 일자리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여가와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세상 말입니다.

 

▲ 북한강변이 추위에 얼어 있습니다.
▲ 쁘띠프랑스로 가는 도중의 청평댐. 

 

▲ 북한강변의 겨울 서정.
▲ 스마트폰으로 찍어 봤습니다.

 

 올 때는 쁘띠프랑스에서 되돌아 나와 신청평대교를 건너 양수리 방면으로 향했습니다. 화야산 자락을 따라 강변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서종면 면사무소 소재지인 문호리에 이릅니다. 이 마을에는 '산소 같은 여자'와 '장금이'로 유명한 이영애가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부동산업을 오래 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연예인 뿐 아니라 운동선수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여러 명 살고 있다고 합니다. 강과 산을 가까이 하고 있어서 공기 좋고 산책할 곳이 많다고 자랑합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서 축사 오염물이 없고, 모텔 등 유흥업소 허가도 나지 않는답니다. 그러기에 땅값은 의외로 높습니다.  면사무소 아래, 들판이 보이는 사진이 이영애 전원주택이 있는 마을입니다. 오른쪽 산자락에 다양한 전원주택이 즐비합니다.  

▲ ㅇ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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