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9:41 (금)
류현진, 전략피칭과 강철멘탈로 '투수들의 무덤' 뛰어넘다
상태바
류현진, 전략피칭과 강철멘탈로 '투수들의 무덤' 뛰어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07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회말까지 매이닝 주자 내보내고도 위기 관리 능력 발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의 '강철 멘탈'은 미국 진출 이후 처음 밟은 '투수들의 무덤'에서도 빛을 발했다. 장타가 많이 나오는 쿠어스필드에서도 2실점으로 선방하면서 스스로 시즌 7승을 일궈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1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피안타 8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다소 고전했지만 2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시속 93마일(151km)까지 나왔지만 대부분 빠른 공의 속도는 이번에도 시속 90마일(146km)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구속을 높이는 것보다 공의 로케이션에 더욱 신경을 썼다. 장타가 많이 나오는 쿠어스필드에서 높게 제구됐다간 큰 것 한방에 무너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낮게 제구하려다보니 이날 투구수도 적지 않았다. 2회말과 6회말에는 각각 30개와 22개로 다소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상대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지능적인 투구가 빛을 발했다는 점이다. 비율은 6대4(빠른 공 60개)로 빠른 공이 많았지만 상대 타자들의 특성을 활용한 브레이킹볼이 효과를 봤다.

이날 류현진의 커브와 슬라이더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 왼손 타자에게 슬라이더로 승부를 거는 전략적인 투구가 효과적이었다. 이로 인해 류현진이 잡은 대부분 아웃카운트는 빠른 공보다는 브레이킹 볼에서 많이 나왔다.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은 이번에도 발휘됐다. 피안타 8개 가운데 4개가 장타였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1회말 첫 타자부터 내야 안타를 허용, 흔들릴 법도 했지만 곧이어 4-6-3으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를 잡아내며 트로이 툴로이츠키 앞에 주자를 지워버렸다. 툴로이츠키가 곧바로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좌전 안타를 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귀중한 더블 플레이였다.

2회말에도 2사후 볼넷과 안타로 1, 2루 상황을 맞았지만 곧바로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고 3회말에도 2사 1루에서 저스틴 모노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4회말에는 선두 타자 드류 스텁스에게 2루타 장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고도 나머지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최대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빠른 공의 속도가 떨어지면서 후반에 장타를 많이 허용했다는 점이다. 스텁스에게 허용한 2루타와 홈런이 모두 투심 패스트볼에서 나왔다.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하진 못한 셈이다.

류현진은 여러 불리한 점을 극복해냈다. 고지대에 머물면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아 간혹 두통이 오거나 피로가 쌓이곤 하는데 류현진은 경기 중간에 한 차례 마운드에 쭈그려 앉으며 피곤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또 고산지대는 산소가 일반 평지보다 희박해 금방 지치게 된다. 류현진은 5회초 2루타를 쳐내며 열심히 2루까지 달린 뒤 디 고든의 적시 3루타로 홈까지 내달려 가뿐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그 이후 류현진은 5회말에도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라 이날 경기 유일한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투수 무덤에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