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이 팀내 최다승 선발투수와 홀드왕, 구원왕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들이 제외되면서 삼성으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발표한 28명의 엔트리 명단에서 투수 12명 가운데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을 제외시켰다. 이들 세 선수 모두 몸에는 이상이 없지만 원정도박 의혹을 받고 있어 일찌감치 엔트리에서 빠질 것이 유력했다.

이들 세 선수는 올 시즌 삼성 마운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도 상당한 결심을 해야만 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 17승(8패)를 거두며 팀내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다. 평균 자책점도 3.76으로 선발투수 5명 가운데 가장 좋다. 두산과 올시즌 전적에서는 2승 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팀내 최다승 투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물론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 차우찬, 장원삼 등 4명의 선발투수들도 10승 이상을 거뒀기 때문에 선발 운용에는 큰 무리가 없다. 류중일 감독이 3인 선발체제로 간다면 5선발이었던 장원삼이 중간 계투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필승 계투조의 핵심인 안지만이 빠진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66경기에 나와 4승 3패 37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한 안지만은 팀이 이기고 있을 때 1이닝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지며 마무리 임창용에게 바통을 넘기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올 시즌 두산과 경기에서도 6차례 나서 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25로 나쁘지 않았다.

마무리 임창용의 제외도 삼성 마운드에 치명타다. 임창용을 대신할 마무리 투수를 누구로 정할지부터가 상당한 고민거리다. 올 시즌 삼성에서 임창용 외에 세이브를 올린 선수는 1세이브를 기록한 정인욱뿐이다.

결국 류중일 감독으로서도 안지만과 임창용을 대신할 선수를 찾아야 한다. 일단 장원삼이 중간 계투로 갈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 시즌 21홀드를 기록하며 중간 계투 경험이 있는 차우찬을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탈삼진 1위를 기록하며 13승을 거둔 차우찬을 선발에서 제외시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이 때문에 심창민(6승 3패 9홀드, 평균자책점 4.28)과 박근홍(2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2.96)이 번갈아 가며 안지만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32홀드를 기록했던 권오준을 전격 기용할 수도 있다. 마무리는 특별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지만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 가운데 한 명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이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 적임자를 찾는다고 해도 한국시리즈가 장기전으로 갈 경우 최소 두 차례 나설 선수가 없고 박빙의 승부에서 1이닝씩을 확실하게 책임질 중간계투와 마무리가 사라졌다는 점은 이번 한국시리즈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 확실하다.

2013년 이후 2년 만에 삼성과 두산의 리턴매치가 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는 26일 오후 6시 30분 대구구장에서 시작된다. 1차전 선발은 두산 유희관과 삼성 피가로가 나선다.

유희관은 올 시즌 삼성과 맞대결 전적이 없지만 2013년에는 2승 1패, 평균 자책점 1.91을 올리는 등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피가로는 두산과 올 시즌 2경기에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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