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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소유하고 싶니? 아니면 자유롭게 살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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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소유하고 싶니? 아니면 자유롭게 살고 싶니?!"
  • 하혜령 편집위원
  • 승인 2014.02.11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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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하혜령 편집위원] 향후 40년을 혼자 살아야할 지도 모를 40대 싱글인 내가 생존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가장 덩치 큰 주(住)에 대해 생각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문장들은 이랬다.

"지금이 집 살 절호의 기회!!- 집값 바닥에 금리는 최저"(언론 A), "늙어 집 한채 없이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니?"(부모님과 친지 어른들) vs "집, 이제 소유에서 거주의 시대- 경제 불황과 인구 변화로 집값 더 하락해도 젊은 세대 집 살 여력 없는 데다 의식 변화"(언론 B), "있는 집도 팔아 써야할 판인데 집이 안팔려 ㅠㅠ"(선배들), "전세값을 4000만원이나 올려달래. 흑흑."(나와 내 친구들).

언론의 정반대 주장과 부모님부터 선배, 친구들에 이르기까지 각각 다른 조언과 사연들이 머리 속에 한꺼번에 떠오른 것이다. 이는 인간이 먹고 자고 휴식할 공간으로서의 가치보다 고도 성장기 시대에 가장 강력한 재산 증식 방법이라는 투자수단 기능이 우선시돼왔던 탓일 터.

▲ 서울과 경기도 경계에 자리한 주상복합 건물과 다세대 주택 풍경[사진= 스포츠Q 이상민기자]

사실 1970년대에 태어난 나는 계속 더 좋고 넓어지는 ‘우리 집’에서 살아왔고 집값 폭등으로 떼부자가 된 주위 누군가의 얘기를 보고 들어 왔기에 집의 재테크 효과가 은연중에 의식에 침투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급매로 내놓은 선배들의 소식, 아파트 담보대출로 목줄이 메인 기혼 친구들, 원룸과 고시텔을 전전하는 후배들의 현실도 동시에 본다. 이러니 생각을 시작해봤자 갈피도 못잡겠고, 머리가 지끈지끈해 회피해온 고민거리가 집 문제다.

하지만 인생 절반을 부모님의 원조 아래 살아온 시기를 지나 앞으로 누구의 원조도 없이 혼자 살아가야 하는 미래를 앞에 두고 더 이상 칠렐레 팔렐레 대책 없이 살 수만은 없으므로 생각해야만 했다! (당장 다음달에도 전세값을 20% 가까이 올려 달라는데…오 마이 갓!).

부동산의 미래는 당췌 내가 알 수 없는 영역이므로 그 부분은 일단 차치하고 실제 사용 가치에만 집중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주(住)는 사실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살 것인가"와 "당사자가 무엇을 원하는가"가 제일 중요한 게 아닐까?

서울 강남으로 매일 출근하는 풀타임 근로자인 가족 구성원(본인이든 남편이든)이 있으면 수도권 언저리에는 집이 있어야 하고, 어떻게든 내 명의의 부동산이 있어야 심신의 평화가 오는 사람은 집을 가져야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남편과 교육시켜야할 자식 없는 40대 싱글인 나는 오로지 ‘나’에게 물어보고 의논했다. "미래의 너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집을 갖고 싶은가". 대답은 "미래에 난 가볍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리고 "내 명의의 집을 사고 싶지 않다"였다.

사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언제든 풀타임 정규직에서 밀려날 수 있는 세상이므로 전혀 새로운 일과 호구지책을 찾아야할 지도 모른다. 직전 연봉보다 급여를 낮추거나 파트타임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생존하기 위해서는 심신이 가벼워야할 것 같았다. 그런데 부동산 담보대출에 발목이 묶여 있어서는 절대 가벼워질 수도, 자유로워질 수도 없다.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16년의 교육 기간과 20년의 직장 생활 동안 학교, 직장, 집만 오가며 살아온 삶과 다르게 살아볼 자유! 부산과 서울 도심에서만 살아온 반평생과 다르게 자연이나 외국에서 살아볼 수도 있는 자유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감정적 교류를 나눌 2차 가족 없이 혼자 살아가야 할 싱글의 가장 큰 두려움이 고독이라면, 그 고독의 반대편 이름은 자유가 아닐까. 어차피 고독할 거 내가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아끼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amiblu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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