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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두산] "뒷문 걱정마" 차우찬, 흔들린 '류심'에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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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두산] "뒷문 걱정마" 차우찬, 흔들린 '류심'에 응답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0.26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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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 1⅔이닝 4K 무실점 역투…"3주 동안 준비 열심히 했다"

[대구=스포츠Q 이세영 기자] “차우찬의 활용도를 높일 것이다. 전천후로 생각하고 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말처럼 차우찬은 팀의 마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바로 뒤에 던지는 ‘+1’ 자원과는 또 다른 역할이다. 이전보다 훨씬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차우찬은 류중일 감독의 ‘최후의 보루’였다.

차우찬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서 6번째 투수로 등판, 1⅔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차우찬의 활약 속에 두산에 9-8 대역전승을 거둔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무패를 기록했다. 차우찬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 [대구=스포츠Q 이상민 기자] 차우찬이 26일 두산전에서 구원 등판, 역투하고 있다.

경기 후 차우찬은 “3주 동안 준비를 잘했기에 몸 상태가 좋았다. 8회초 1사 1, 3루에서 방망이에 맞지 않게 하려고 던졌다. 오늘 속구가 좋아서 많이 던졌는데, 상대 방망이가 많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팀이 0-5로 지고 있을 때는 벤치에서 숨소리도 안 들렸다. 4-8로 벌어지면서 힘들겠다 싶었는데, 상대 불펜이 흔들리면서 우리가 평소 이기는 패턴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투수들이 막아주면 이기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은 경기 초반만 해도 마운드 운영에 난항을 겪었다. 믿었던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가 6실점을 기록, 무너졌기 때문이다. 3회 2점을 만회했기에 망정이지, 타선이 1점도 뽑지 못했다면 일찌감치 백기를 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타선이 야금야금 추격을 하면서 마운드도 승리조로 운영할 수 있었고 역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7회말 야마이코 나바로의 스리런 홈런과 상대 실책으로 2점을 묶어 9-8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류중일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차우찬을 꺼냈다. 아니, 차우찬밖에 카드가 없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안지만과 임창용이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창민과 차우찬이 뒤에서 잘해줘야 했는데, 심창민이 1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남은 투수는 차우찬 밖에 없었다.

선발로 나오든 계투로 나오든 기복이 없는 피칭과 시속 150㎞를 육박하는 강속구. 차우찬 외에는 마무리를 맡을 투수가 없었다.

▲ [대구=스포츠Q 이상민 기자] 차우찬이 두산전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호투를 펼친 뒤 데일리 MVP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차우찬은 위기에서 더 강했다. 첫 타자 김현수를 속구 3개로 삼구삼진 처리한 차우찬은 다음 타자 양의지마저 2구 만에 3루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결정적인 위기에서 벗어난 차우찬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후는 탄탄대로였다. 두산은 9회초 공격에서 잇달아 대타를 기용,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차우찬의 역투 앞에 반등하지 못했다. 차우찬은 홍성흔과 데이빈슨 로메로를 삼진으로 잡은 뒤 2사 1루에서 고영민마저 헛스윙 삼진 처리,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자신을 키 플레이어로 꼽은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한 것. 이날 많은 공을 던졌기에 4차전 선발로 활용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앞으로 구멍 난 팀의 뒷문을 메우는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기대한대로 아주 좋은 역할을 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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