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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거친 로티노가 본 '타고투저'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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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거친 로티노가 본 '타고투저' 원인은?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6.09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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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티노 "외국인타자 도입, 좁은 스트라이크 존 영향"

[스포츠Q 이재훈 기자] 올시즌 프로야구는 유래 없는 타고투저다. 8일까지 9개 구단 가운데 팀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것은 4.05의 삼성이다.

특히 경기당 5.75의 팀 득점과 경기당 5.74실점을 보이고 있는 점은 올시즌 프로야구의 타고투저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넥센과 두산의 8일 목동 경기에서는 양 팀 합해 홈런이 5개(넥센 1, 두산 4)나 나오는 등 타고투저의 끝을 보여줬다. 양팀은 6일 목동에서 시작된 3연전에서 총 20개의 홈런을 쳐냈는데 이 중 넥센이 승리한 첫 두경기 스코어는 각각 15-10, 9-7, 두산이 9회에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마지막 경기는 11-9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고투저의 이유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외국인 타자’의 존재와 ‘타자들의 기술향상’을 꼽히고 있다. 그러나 4일 넥센의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35)는 프로야구의 타고투저에 관해 이제 한국야구를 경험하는 입장에서 조금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 넥센 로티노는 5일 화성 히어로즈 전용 야구장에서 가진 스포츠Q 와의 인터뷰에서 타고투저는 외국인 타자의 유입과 함께 스트라이크존에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사진=스포츠Q DB]

◆ 타고투저, 외국인 타자 때문만은 아니다

로티노는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미국과 일본의 야구를 경험했다.

그는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7시즌을 뛰며 타율 0.294 출루율 0.359 장타율 0.437에 46홈런 278타점을 올린 바 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5년 간 고작 62경기를 뛰면서 타율 0.165 출루율 0.241 장타율 0.299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로티노는 지난해 일본 오릭스로 건너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1군에서는 37경기에서 타율 0.206 4홈런 8타점 7득점을 기록했다. 2군에서는 52게임에서 타율 0.356 7홈런, 33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이 외에도 그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하며 국제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처럼 3개국을 거친 로티노와 5일 화성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올 시즌 타고투저는 화두였다. 로티노는 “한국의 타고투저를 잘 알고 있다.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고 피홈런 또한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티노는 “아무래도 올시즌 한국의 타고투저는 외국인 타자가 도입된 것이 큰 것 같다”며 “생각해보면 외국인 타자가 없던 지난해에 비해 팀 홈런과 타점이 증가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실제로 프로야구는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외국인 타자 합류 이후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고작 4.32의 팀 평균자책점을 보였으나 올 시즌에는 5.28로 1점 가까이 평균자책점이 증가했다.

팀 홈런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경기 당 홈런은 경기당 0.9개로 지난 시즌 경기 당 0.69개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경기 당 4.35타점도 올 시즌에는 5.44타점으로 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치적인 지표에서도 지난해 타율 0.268 출루율 0.350 장타율 0.388을 보였다면 올 시즌에는 타율 0.288 출루율 0.366 장타율 0.440으로 특히 장타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러나 로티노는 “외국인 타자가 현재의 타고투저에 큰 이유라고 생각은 들지만 절대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다”며 3개국 야구의 차이를 이야기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를 이야기했다.

▲ 로티노는 올 시즌 35경기에 나와 타율 0.325 1홈런 12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사진은 4월 24일 목동에서 가진 롯데전에서 안타를 쳐내는 로티노.[사진=스포츠Q DB]

◆ 한·미·일 야구의 차이 ‘스트라이크 존’

로티노는 올시즌 35경기에 나와 1홈런 12타점 타율 0.325 출루율 0.406 장타율 0.453을 기록하고 있다. 연신 홈런포를 터트리는 호르헤 칸투(두산), 에릭 테임즈(NC)와 분명 다른 모습이다. 특히 두 선수와는 달리 로티노는 가장 최근까지 동양야구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날 로티노는 자신이 경험했던 3국의 야구차이로 가장 큰 특징에 대해 스트라이크 존을 꼽았다. 그는 “사실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은 확실히 미국과 일본에 비해 좁다”고 밝혔다.

로티노는 “일본에 있을 때는 한국 투수들과 신장차이 때문인지 스트라이크 존도 밑쪽을 더 잡아줬다. 한국에 비해 세로가 길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야구의 경우 투수들이 결정구로 자주 애용하는 포크볼에 대한 판정이 후한 편이다.

이후 “바깥쪽을 비교적 잘 잡아주는 미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존은 작다. 심판진의 성향도 있겠지만 한국의 존이 더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력분석도 구체적으로 나와주니 타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투수들의 공을 치기가 좀 더 수월한 것 같다”고 전했다.

1군 데뷔전인 지난달 7일 4이닝 12실점(12자책)을 기록한 넥센 우완투수 윤영삼(22) 또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토로했다. 윤영삼은 “사실 퓨처스리그에서는 바깥쪽 낮게 들어가는 공 중에서 ”아 이런 건 잡아주겠다“고 생각하던데 1군에서는 전혀 스트라이크 선언을 하지 않더라”며 “확실히 스트라이크 존이 좁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로티노는 이 외에도 “일본의 야구는 개개인의 기량이 한국보다 크게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투수적인 면에서는 일본 투수의 컨트롤 자체가 좋다고 평가받는데는 상·하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 도움을 받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로티노는 “한국이란 무대가 확실히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의 우승을 위해 빨리 1군 무대에 복귀하고 싶다”며 말을 마쳤다.

현재 프로야구는 극심한 타고투저에도 9일 관중 30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1만2675명이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입장한다. 그러나 현재 같은 타고투저에 서서히 팬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다시 팬들이 등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의 타고투저를 좌시할 수 없는 이유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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