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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차전] 시즌 내내 고개 숙였던 두산 노경은, '니퍼트급' 부활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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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차전] 시즌 내내 고개 숙였던 두산 노경은, '니퍼트급' 부활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0.30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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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이현호 조기강판 속 5⅔이닝 무실점 빛나는 호투…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까지 완벽

[잠실=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시즌 내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노경은이 한국시리즈의 결정적인 분수령에서 두산 마운드의 확실한 수호신이 됐다. 선발 이현호가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지만 노경은이 '사실상 선발투수' 역할을 하며 팀을 한국시리즈 3연승으로 이끌었다.

노경은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이현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⅔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노경은은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큼지막한 파울 타구가 나오자 곧바로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왔다. 이현승은 나바로와 최형우를 우익수 플라이와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 4-3 리드를 지켜줌으로써 노경은을 승리투수로 만들었다.

▲ [잠실=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두산 노경은이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15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회초 1사후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노경은의 활약 속에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1패 뒤 3연승으로 남은 3경기 가운데 1승만 거둬도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됐다.

김태형 감독이 4차전에서 이현호 카드를 꺼내든 것은 5차전에서 더스틴 니퍼트를 내기 위한 포석이다. 1차전에서 유희관이 믿음직한 투구내용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현호를 먼저 세운 뒤 자칫 마운드가 무너질 경우 투수 물량공세를 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노경은이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노경은이 긴 이닝을 소화해줌으로써 또 다시 투수를 아꼈다. 이날 두산은 이현호와 노경은, 이현승 등 3명만 내세워 승리를 따냈다.

노경은의 투구내용도 뛰어났다. 최고 시속 148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빠른 공 속도에 못지 않은 슬라이더, 포크를 섞어 던졌다. 슬라이더의 최고 시속도 무려 142km에 달했다.

특히 노경은은 92개의 투구 가운데 빠른 공 34개, 슬라이더 29개, 포크 22개를 던졌다. 빠른 공이 조금 더 많긴 하지만 거의 비슷한 비율로 던진 셈이다.

2회초 2사후 이현호를 구원한 노경은은 6회초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3루수 내야안타로 출루를 허용하기까지 3회초부터 5회초까지 9명의 타자를 모두 돌려세웠다. 2회초 2사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것은 구자욱의 도루 실패였다.

노경은은 6회초부터 다소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직접 해결하는 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6회초 배영섭의 내야안타와 나바로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최형우를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잡아낸 뒤 박석민을 유격수 앞 땅볼 더블플레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7회초에도 이승엽의 안타 뒤 2사 3루 상황까지 맞았지만 김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8회초 역시 1사 뒤 배영섭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더이상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노경은이 마운드에서 버텨줌으로써 두산은 5차전 이후에도 한층 투수진 운용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반면 삼성은 외국인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다시 한번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선발 무게에서 확실히 밀렸던 두산이 4차전까지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노경은의 활약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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