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인터뷰] ① '탈아시안' 김민재 보는 김형일, 떡잎부터 알아봤던 이유는?

2019-12-18     안호근 기자

[신사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빠르면 공을 못 차거나 반대의 경우엔 느렸다. (김)민재 같은 선수는 없었다. EPL에 갈 것 같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 이강인(18·발렌시아)만큼 축구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존재가 있다. ‘탈아시안’, ‘사기캐릭’이라고 불리는 김민재(23·베이징 궈안)를 바라보는 선배 김형일(35) 또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이어갔다.

압도적인 피지컬(190㎝, 88㎏)에도 빠른 스피드, 감각적인 패스와 수준급 드리블까지 갖춘 김민재지만 전문가로서 그를 바라보는 김형일의 평가는 더욱 다양하고 구체적이었다.

 

 

축구 콘텐츠 생산업체 고알레에서 트레이닝팀 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형일은 스포츠Q와 인터뷰에서 “단점을 찾기 어려운 수비수다. 지금까지 그런 유형의 선수가 없었다. 엄청난 대형 수비수가 나왔다”며 “(김)영권이나 공을 잘 차는 선수들은 많지만 파이터형이면서 커버도 되는 등 다 잘하는 수비수는 없었다. 빠르면 공을 못 차거나 반대의 경우엔 느렸다. 대한민국 최고 수비수라는 평가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기까진 축구 팬들도 익히 잘 알고 있는 김민재에 대한 평가다. 그러나 김형일이 꼽은 김민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이유는 보다 명확했다. “전북 시절 민재가 연세대 학생일 때 함께 한 달 가량 훈련할 기회가 있었다”며 “마인드가 상당히 밝다. 그 나이 때 선배들과 훈련을 하면 어려울 법도 한데 살갑게 먼저 다가오고 거리낌이 없었다. 성격적으로 봐도 대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1-0 승리를 이끌며 자신의 위세를 더욱 널리 알렸다.

 

 

이날도 김민재는 팀에서 가장 많은 15여회 이상의 상대 공격을 차단해냈다. 일본 공격수들 2,3명에게 둘러싸여도 피지컬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제공권 싸움은 압도적이었고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직접 공을 치고 나가며 리베로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중국전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결승 헤더를 작렬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무실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주역인 김민재는 최우수수비상까지 수상했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밝은 미소와 함께 펼친 점프 퍼포먼스는 김형일이 언급한 특유의 밝은 성격을 읽어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성실함도 큰 무기다. 김형일은 “직접 부딪치며 느낀 건 빠른데 게으르지 않다는 것”이라며 “나같이 느리면 의식적으로 한발 먼저 움직이려고 하지만 민재는 빠른데도 그렇게 뛴다. 수비적으로 생각이 잘 잡혀 있다. 공을 잘 차는 건 그땐 몰랐는데도 빠르면서도 더 노력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김형일 인터뷰 2편을 보시려면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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