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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판타스틱'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 우연 남발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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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판타스틱'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 우연 남발의 아쉬움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9.17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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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애인있어요' 이후 김현주의 반년 만의 안방 복귀작인 '판타스틱'은 시한부 인생에 걸린 방송작가의 이야기를 기존 시한부 인생을 그린 많은 드라마처럼 칙칙하고 무겁게 풀어내지 않고 로맨틱 코미디와 결합시켜 풀어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는 드라마다. 하지만 '판타스틱'은 이 좋은 소재를 가지고 스스로 이야기의 폭을 좁히는 아쉬움을 범한다.

16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판타스틱'(극본 이성은·연출 조남국 심나연) 5회에서는 6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드라마 작가 이소혜(김현주 분)와 톱스타 류해성(주상욱 분), 그리고 병원 이사장이자 의사인 홍준기(김태훈 분)의 삼각관계와 함께 이소혜의 절친인 백설(박시연 분)과 백설에게 반해 버린 신입 변호사 김상욱(지수 분)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 JTBC '판타스틱'에서 이소혜(김현주 분)는 류해성(주상욱 분)과 관련된 일로 사사건건 부딪히는 류해성의 소속사 대표 최진숙(김정난 분)이 하필이면 자신의 친구 백설(박시연 분)을 괴롭히는 시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진 = JTBC '판타스틱' 방송화면 캡처]

'판타스틱'에서 아쉬운 점은 등장인물들이 한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가 될 정도로 지나치게 인간관계의 폭이 좁다는 것, 그리고 극의 긴장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연적인 요소들을 쓸데없이 남발한다는 점이다.

드라마 작가인 이소혜와 무명 시절의 류해성을 갈라서게 만든 장본인으로 여전히 이소혜를 탐탁치 않게 여기며 이소혜에게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류해성의 소속사 대표 최진숙(김정난 분)은 백설의 시누이이며, 우연히 만나게 된 백설에게 첫 눈에 반해 버린 사법고시 수석합격자 출신 신입변호사 김상욱은 하필이면 백설의 남편인 최진태(김영민 분)의 로펌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게다가 이소혜의 보조작가인 홍상화(윤지원 분)는 김상욱과 같은 고시원에서 사는 친구 사이기도 하다.

이소혜와 백설을 중심으로 서로 얽히고설킨 인연들이 이렇게 우연히 겹쳐지게 되고, '판타스틱'은 이렇게 우연히 겹쳐진 인간관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시작한다.

백설의 정체도 모르고 좋아하는 김상욱은 백설이 자신의 로펌 대표인 최진태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절망할 것이고, 김상욱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보조작가 홍상화는 김상욱과 백설의 사이를 견제하면서 친구인 백설이 진정한 행복을 찾기를 바라는 이소혜와 충돌할 수도 있다. 그리고 평소 집안에서 백설을 괴롭히는 시누이 최진숙이 류해성의 소속사 대표라는 점에서 이소혜는 백설을 돕기 위해 최진숙을 골탕먹일 방법을 고안해낼 수도 있다.

이런 우연적인 전개는 굳이 인간관계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이소혜와 류해성, 그리고 홍준기의 삼각관계에서도 류해성이 우연히 절벽에서 떨어지는 이소혜를 몸을 날려 구하며 이소혜와의 관계에 확실한 진전을 보이게 되고, 우연히 산장으로 찾아온 홍준기를 만나며 이소혜와 홍준기 사이를 견제하기 시작한다.

▲ JTBC '판타스틱' [사진 = JTBC '판타스틱' 방송화면 캡처]

'판타스틱'은 삶에 여유도 없이 바쁘게 일만 하며 살아오던 노처녀 드라마 작가에게 찾아온 시한부 인생이라는 충격적인 선고와 함께, 삶의 마지막을 앞두고 시작되는 달콤한 로맨스를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풀어내며 좋은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건의 전개에서 우연적인 요소들이 불거지면서 이야기의 전개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백설과 김상욱의 관계처럼 한 번 정도 운명적인 우연을 이야기에 활용하는 것은 적당하지만, 이렇게 인물들끼리 서로 알지 못한 채 우연히 관계를 맺으며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이야기 전개는 그다지 좋은 전개라고 할 수 없다. 특히나 '판타스틱'이 주인공을 '드라마 작가'라는 직업으로 내세우고 있으면서 이런 우연적인 전개를 남발하는 것은 왠지 실소를 자아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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