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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노재원의 볕들 날 [배우발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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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노재원의 볕들 날 [배우발굴단]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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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독립예술영화 스타 노재원(30)이 상업 시장에서 주목받는 건 시간문제였다. 어떤 역할이든 찰떡처럼 해내는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에 서늘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마스크, 영화제 하나에 출연작 여럿이 초청될 정도의 스타성 등 그야말로 '준비된 신예'다.

노재원은 2021년 서울독립영화제 '배우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에서 300: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1위를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앞서 변요한, 이주영, 전여빈, 김재화 등이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조명받고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바. 이들의 뒤를 이은 노재원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만나 내리쬐는 햇볕을 마음껏 만끽하는 중이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김서원 역 노재원.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김서원 역 노재원.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감독 이재규)가 지난 3일 공개 후 국내 넷플릭스 톱10 정상을 차지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외에서도 34개국 톱10에 진입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작품은 의사 위주의 기존 의학드라마와 달리 정신병동의 아침과 밤을 지키는 간호사들, 각자의 아픔을 지닌 정신질환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개해 신선함을 안겼다. 그중에서도 주인공 정다은(박보영 분) 간호사가 환자들과 교류하며 전하는 따스한 손길이 시청자를 눈물 짓게 했다.

그중에서도 극중 노재원이 연기한 정신병동 환자 김서완이 눈길을 끌었다. 노재원은 정다은 간호사와 라포(신뢰 관계)를 형성한 김서완 역할을 맡았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망상증 환자 서완은 스스로를 '용자'라 칭하며 판타지 세계 속에 살아가지만 심성만큼은 착한 인물이다. 서완은 정신병동 일이 서툰 다은이 힘든 일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위로를 건넨다.

특히 보이스피싱으로 전 재산을 잃고 실의에 빠진 망상증 환자 하람(권한솔 분)이 다은을 향해 난동 피울 때 조용히 건넨 응원 문구가 시청자 마음을 흔들었다. 서완만의 세계관에서 통하는 문구지만 상처 입은 다은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후 서완이 고시 생활 스트레스로 병원에 오게 된 히스토리가 공개돼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왔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무엇보다 노재원의 안정적인 연기가 호평 포인트로 자리했다. 판타지 세계에 살아가는 극적인 인물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기 보다 수수하고 평범하게 표현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노재원의 강점은 '힘들이지 않는 연기'에 있다. 자연스러운 연기톤과 꾸밈없는 표정으로 맡은 인물을 사실감 넘치게 그려낸다.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에서는 이미테이션 가수 '운시내'로 활동하는 준옥 역을 맡아 배역과 배우 사이 간격이 보이지 않는 일체감을 선보였으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단편영화 '한비', '아빠는 외계인' 등은 실제 기억을 엿보는 듯한 연기를 펼쳤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역시 많은 시청자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할 것 같은 캐릭터'로 서완을 꼽았다.

이재규 감독은 스포츠Q와의 인터뷰에서 "캐스팅할 때 사진 위주로 본다. 보통 1000장 넘게 보면서 그 사람의 기저에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려 한다. 연출의 50~70%는 캐스팅에서 이미 결정 난다"고 설명하며 "서완 역은 마음에 드는 배우가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중 이상희의 추천으로 노재원을 만났다.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 서완 그 자체"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노재원. [사진=눈컴퍼니 제공]
노재원. [사진=눈컴퍼니 제공]

노재원의 가능성을 엿본 감독은 이재규 감독뿐만이 아니다. DGK(한국영화감독조합)가 주최하는 제21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감독들이 뽑은 새로운 남자배우상 후보로 올랐고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개성 넘치는 신예의 등장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재원은 넷플릭스를 통해 빛을 봤다. 올해 공개된 작품만 두 작품.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D.P. 시즌2'에 출연해 눈도장을 찍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작 '오징어 게임 시즌2' 캐스팅 보드에 이름을 올리며 '넷플릭스 루키'로 떠올랐다. 아직까지 맡은 역할은 비밀에 부쳐졌지만 메인 출연자만큼이나 조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작품이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등과 함께 황동혁 사단 뉴 페이스로 합류한 그가 'D.P. 2',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이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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