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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안 했지만 지시는 했다? KBS 앵커 전면 교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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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안 했지만 지시는 했다? KBS 앵커 전면 교체 전말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1.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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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박민 KBS 신임 사장이 취임 첫날 과제로 뉴스 앵커를 전면 교체했다. 하룻밤 사이 일어난 해임 폭풍의 전말은 무엇이었을까.

KBS는 지난 13일 박민 사장 취임식과 함께 뉴스 앵커를 전면 교체하며 "주요 종합뉴스 앵커를 교체함으로써 KBS의 위상을 되찾고 시청자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즉각 항의하며 사측이 방송법과 단체협약, 편성 규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박민 KBS 사장 대국민 기자회견장 앞에서 항의를 이어가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사진=연합뉴스]
14일 박민 KBS 사장 대국민 기자회견장 앞에서 항의를 이어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사진=연합뉴스]

언론노조 KBS 본부는 앵커 전면 교체와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의 일방적인 편성 제외에 대해 "사측이 제작진과 어떤 논의도 없이 '더 라이브' 편성을 삭제했다"며 "당장은 편성 삭제와 대체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교체와 관련 "라디오 센터장 내정자 인사가 나기도 전에 '주진우 라이브' 담당 PD에게 전화해 주진우 씨 하차를 통보하고 보도국 기자가 진행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알렸다.

4년 동안 'KBS 뉴스9'를 지켜온 이소정 앵커 역시 지난 12일 전화로 하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정 앵커 자리는 박장범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가 채운다. 박지원 아나운서가 맡았던 주말 'KBS 뉴스9' 앵커는 김현경 KBS 기자, 박소현 아나운서가 맡는다.

이 밖에도 'KBS 뉴스광장'은 최문종 기자, 홍주연 아나운서가 앵커, 임지웅 아나운서, 'KBS 뉴스라인W'는 이승기 기자, 이윤희 기자, 'KBS 뉴스12'는 이광엽 아나운서, 'KBS 뉴스6'는 김재홍 아나운서, 'KBS 뉴스타임'은 장수연 아나운서가 새롭게 임한다.

시사 프로그램도 대대적인 교체가 진행됐다. '사사건건'은 송영석 기자, '일요진단'은 김대홍 기자, '남북의창'은 양지우 기자가 앵커로 나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항의 속에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는 박민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항의 속에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는 박민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언론노조 KBS 본부는 노사 단체협약과 편성규약에 따라 사측이 개편을 진행할 경우 실무자와 협의하고, 긴급 편성 때는 교섭대표노조에 통보해야 하지만 이런 절차를 모두 지키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기자회견 당일 대국민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는 박민 사장을 향해 규탄 목소리를 냈다.

박민 사장은 이날 앵커 전면 교체 과정에서 압력이 있었냐는 질문에 "사장이 특정 프로그램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프로그램 공정성 부분을 지적받았고 본부장 인사를 한 뒤 보도본부, 제작본부, 편성본부에게 지금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재점검해서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할지 대책 협의 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 이후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모른다. 알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해당 논란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장한식 보도본부장은 "새로운 사장 취임을 계기로 새롭게 달라진 KBS 뉴스를 보여주자, 완전하게 공정한 뉴스를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앵커를 교체했다"며 "해당 앵커에게는 하차 사실을 정중하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박민 KBS 사장(왼쪽부터), 장한식 보도본부장 및 KBS 경영진. [사진=연합뉴스]
박민 KBS 사장(왼쪽부터), 장한식 보도본부장 및 KBS 경영진. [사진=연합뉴스]

박민 사장은 이날 수차례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언급했다. KBS 보도국의 과오를 언급하며 보도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팩트 체크 중심의 보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앵커 교체와 관련해서는 "관계 없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그가 꾸린 경영진이 취임 하루 만에 보도국 앵커와 기존 프로그램을 교체·폐지한 점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민 KBS 사장 취임 첫날부터 편성 규약과 단체협약 위반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며 "방송 진행자나 방송 개편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듣도 보도 못했다. 박민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KBS 점령 작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 본부는 박민 사장 체제의 경영진을 방송법 위반과 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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