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 ‘냉혈한’의 사전적 의미는 ‘인정이 없고 냉혹한 남자’다. 배우 엄태웅은 ‘원티드’ 속 ‘냉혈한’ 신동욱 캐릭터를 통해 KBS 2TV 예능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줬던 ‘딸바보’ 캐릭터를 완벽하게 지웠다.
엄태웅은 매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연출 박용순·극본 한지완)에서 차갑고 냉철하며 인정에 흔들리지 않는 신동욱 역을 맡았다. ‘원티드’ 공식 홈페이지 속 인물소개란에 따르면 신동욱은 워커홀릭에 안하무인이다.
그만큼 신동욱 역의 엄태웅은 극중 시니컬하고 직설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나 배려심이나 공감능력은 전혀 없어, 정혜인(김아중 분)의 유괴된 아들 송현우(박민수 분) 사건을 이용하는 야욕가의 모습을 보인다.
‘정혜인의 원티드’ PD인 엄태웅은 유괴된 아들로 인해 눈물로 하루하루를 지새우는 김아중을 위로하는 대신, 사건 현장을 무조건 카메라에 담으려는 욕망과 집착을 드러낸다. 이런 엄태웅의 캐릭터는 지난 14일 방송된 ‘원티드’ 8회에서 김아중이 범인의 여섯 번째 미션수행을 위해 급히 사무실을 나서는 길에도 걱정 대신 카메라를 건네며 “꼭 필요한 상황 찍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박민수를 유괴한 범인을 찾는 게 가장 큰 시청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원티드’는 엄태웅과 마찬가지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엄태웅은 비열하면서도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냉혈한’ 캐릭터로 범인 후보로 오르기도 하는 동시에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원티드’에서 엄태웅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지난해 그가 출연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실제 모습과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딸 지온이와 함께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던 엄태웅은 ‘딸바보’를 넘어서 괜스레 눈물을 훔치는 여린 감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실제 엄태웅의 모습과 ‘원티드’ 속 엄태웅의 가상 캐릭터는 확연히 다르다. 지온이 앞에선 ‘미소’를 잃지 않았던 엄태웅이 ‘원티드’에서는 ‘무표정’을 고수한다. ‘원티드’ 속 엄태웅은 미소를 짓는 일이 드물 정도로 매정하고 서늘하다. 그리고 대중은 배우로서 완벽하게 변신한 이런 엄태웅의 열연으로 드라마에 빠져 든다.
앞서 엄태웅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하차소식을 전할 당시 ‘작품 활동 전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비록 대중은 이제 그의 여린 감성을 볼 수 없게 됐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 하차 당시 엄태웅이 내건 배우로서의 약속은 ‘원티드’를 통해 분명하게 지켜지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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