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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LG 김종규를 '토종센터 빅뱅'의 승자로 이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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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LG 김종규를 '토종센터 빅뱅'의 승자로 이끌었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1.20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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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삼성전서 트리플더블급 활약…변칙작전 통했다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12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기록지를 가득 메운 이 기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창원 LG 센터 김종규(25)다.

김종규는 20일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37분 17초 동안 뛰며 12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종규의 활약에 힘입어 LG는 삼성을 97-90으로 제압했다.

특히 돋보인 부분은 도움이다. 김종규는 이날 어시스트를 3개만 더 했다면 트리플더블을 달성할 수 있었다. 김종규의 전방위 활약에 정용검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는 “숫자만 봐서는 함지훈(울산 모비스)의 기록 같다”며 놀라워했다.

▲ 김종규(오른쪽)가 20일 프로농구 삼성과 경기에서 김준일과 리바운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KBL 제공]

관심을 모았던 김준일과 토종 센터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김준일은 이날 15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2쿼터와 3쿼터에서 한 점도 넣지 못하는 등 기복이 심한 면모를 보였다. 이날 맨투맨 수비를 지양한 김종규에게 블록슛을 당하기도 했다.

◆ 몸싸움 대신 '스피드', 바뀐 전술 통했다

김진 LG 감독은 이날 바꾼 전술을 들고 나왔다. 김종규에게 몸싸움을 맡기기보다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플레이를 하도록 주문했다. 그간 김종규가 삼성전에서 유독 몸싸움이 밀리는 경향을 보인 것도 김진 감독이 다른 노선을 택하게 만든 요소. 김종규는 김진 감독의 주문을 정확하게 수행했다.

이날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김종규는 1쿼터에만 2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좁은 공간에서 길렌워터를 보지 않고 훅 패스를 시도했다. 관중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2쿼터와 3쿼터에서도 어시스트 행진을 이어간 김종규는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길렌워터가 퇴장 당하기 직전까지 화려한 어시스트를 자랑했다.

경기 후 김진 감독은 “그간 김종규가 몸싸움을 하면서 부담을 갖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며 “오늘 그것을 테스트 해보고자 변칙 작전을 썼는데, 주효했다.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김종규는 “(김)준일이가 길게 빠지는 수비를 나가는 편이기 때문에 짧게 픽 앤 롤로 빠지면 찬스가 날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에 몇 번 통하니 나중에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패스 센스는 약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며 “자세를 낮추면서 정확하게 패스하려 한 게 실책이 나지 않은 비결이었다”고 덧붙였다.

많은 어시스트를 뽑아낸 김종규. 그렇다고 본업인 공격과 리바운드에 소홀히 한 건 아니었다. 김종규는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 삼성 주축 선수들의 견제를 받는 와중에도 알토란같은 리바운드를 잡으며 팀에 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길렌워터가 외곽을 도는 플레이를 즐기는 스타일이기에 김종규의 활약은 팀에 큰 보탬이 됐다.

▲ 김종규가 20일 프로농구 삼성과 경기에서 투핸드 덩크슛을 꽂아넣고 있다. [사진=KBL 제공]

◆ 트리플더블급 활약만큼 돋보인 '팀 퍼스트' 정신

가장 최근 맞대결에서 김준일에 비해 돋보이지 않은 성적을 냈기에 이날 승리가 고무적일 수 있었지만 김종규는 덤덤했다. 앞으로 끝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매 순간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고민하는 자세가 팀의 반등을 이끌었다고 볼 수도 있다.

“팀 분위기는 항상 똑같다”며 말문을 연 김종규는 “경기에서 지고 있더라도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이 스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려 왔다”며 “최근 상승세인데, 이에 들뜨지 않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경기를 하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멀어져 가고 있지만 힘이 빠지진 않는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야만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위 6개 팀 중 특별히 지고 싶지 않은 팀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팀에게 지고 싶지 않지만 모비스에게는 올 시즌 한 번도 못 이겼다.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며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모비스전에 약하기 때문에 더 간절하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 시즌 앞선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쳤던 가드 김시래가 없어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며 팀을 이끌고 있는 김종규가 있기에 다음 시즌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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