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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도 칭찬한 ‘풀타임’ KT 허훈의 집념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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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도 칭찬한 ‘풀타임’ KT 허훈의 집념 [프로농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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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9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부산 KCC 이지스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이긴 뒤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선 허훈(29·수원 KT 소닉붐)의 표정은 담담했다. 반격에 나선 KT의 첫 승이었지만 그는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직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는 게 허훈의 생각이다. “1차전에서 아무것도 안 보여주고 진 게 저희에게 절실함을 안겨줬어요. 뭐라도 보여주고 졌으면 덜 억울했을 텐데 아무것도 못 보여주고 져서 자신에게 화가 났습니다.”

40분. 허훈이 이날 뛴 시간이다. 선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정규리그 27경기와 6강·4강 플레이오프와 챔프전 1차전을 합친 10경기를 통틀어 허훈이 40분을 뛴 건 이날이 처음이다. 허훈은 전반까지 팀 내 최다인 18점을 쏟아 넣었다. 2점슛을 4개 던져 3개를 꽂아 넣었고 3점슛도 3개를 터뜨렸다.

 29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4쿼터 종료 직전 자유투를 얻어낸 KT 허훈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인 패리스 배스가 전반에 12분 39초를 뛰고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허훈의 비중이 늘어났다. 후반에는 4득점에 그쳤지만 4개의 어시스트가 빛났다. 특히 KT가 98-97로 앞선 경기 종료 1분 3초를 앞두고는 하윤기의 결정적인 덩크로 이어지는 어시스트를 했다. 103-97, KT의 승리였다. 허훈은 이날 22득점 10도움 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송영진 감독은 경기 후 “허훈이 40분을 뛰었다. 힘들 텐데 힘을 많이 내줬다”며 “풀타임까진 아니더라도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가려고 했다”고 했다. 적장인 전창진 KCC 감독도 허훈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훈의 그런 정신력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사실 허훈의 컨디션은 썩 좋지는 않다. 허벅지 등 크고 작은 부상이 있는 허훈은 선발보다는 교체로 코트에 투입된다. 하지만 챔프전 2차전을 지면 벼랑 끝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송영진 감독은 허훈 선발 카드를 썼고 허훈은 풀타임 활약으로 보답했다.

29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T 허훈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T 허훈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관련해 “1차전이 끝나고 (챔프전 시리즈를) 너무 길게 보고 나중을 생각한 게 아니냐며 자책을 많이 했다”며 “매 경기 끝이라고 생각하고 선수들도 그렇게 출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힘들다는 사인을 줄 때 교체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허훈은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다 힘들다.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치르고 왔으니 우리가 KCC 선수들보다 더 힘들다”라면서도 “그만큼 상대도 힘들다. 그렇게 플레이 안 할 것도 아니다. 정신력 싸움이다”라고 했다.

이번 챔프전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 허웅(KCC)·허훈 형제의 맞대결이다. 아직 우승 반지가 없는 두 형제가 챔프전에서 맞대결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누가 우승하던 첫 우승 반지다. 허재는 1~2차전 모두 경기장을 찾아 두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허웅은 챔프전 2차전에서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16득점 4리바운드 4도움을 기록했다.

형제의 맞대결. 허훈은 “행복하다. 아무도 누릴 수 없는 경기를 하고 있다”며 “영광이기도 하다. 오히려 부담이라기보다 경기를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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