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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타 탄생' 두산 안규영, 보란듯이 이겨낸 6년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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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타 탄생' 두산 안규영, 보란듯이 이겨낸 6년 시련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6.05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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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전 무실점 호투로 승리, 10년전 고교시절 김광현에 당한 패배도 설욕

[잠실=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3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두산 투수 안규영이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프로 데뷔 6년만에 일군 값진 성과다.

안규영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안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총 86구를 던져 삼진 2개를 잡아냈다.

5회초 2사 2, 3루에서 이명기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것이 이날 유일한 실점 위기였다. 이외에는 한번도 2루를 허락하지 않으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안규영은 팀이 4-0으로 앞선 7회초 선두 타자 정의윤에게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루측 관중석을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안규영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 3년만의 1군 등판 '데뷔 첫 승', 드디어 알을 깼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점수에 상관없이 투구수를 지켜주겠다”며 씩씩한 투구를 주문했다. 안규영은 빠르고 공격적인 승부로 SK 타자들을 상대하며 김 감독의 지시를 100% 수행했다.

경기 후 안규영은 “타자들과 승부에 집중했고 3회까지 야수들이 점수를 뽑아줘 편하게 던졌다”며 “포크볼을 사용했는데 상무에 있을 때 (이)용찬이한테 배웠다. 캠프에서는 룸메이트였던 (정)재훈이 형한테도 조언을 들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2011년 두산에 입단한 안규영은 첫해 퓨처스리그 올스타에 뽑히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올스타전에서는 우수 투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1군에서 6경기에 등판하며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2012년과 이듬해 도합 13경기 등판에 그친 안규영은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복귀했지만 여전히 1군 진입의 벽은 높았다. 그럼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마침내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2013년 7월 26일 잠실 LG전 이후 첫 등판이었다. 하지만 안규영은 3년에 가까운 공백이 무색할만큼 명품 투구를 펼쳤다. 이날 호흡을 맞춘 포수 박세혁이 상무 동기라는 것도 호투의 원인이 됐다.

경기 후 안규영은 “(박)세혁이는 상무에 입단하기 전 1군에서 던질 때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고 상무에서도 같이 뛰어서 편했다”고 박세혁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또 “첫 승하는 데 6년이 걸렸다. 첫 승을 거두고 나서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그동안 많이 고생하셨는데, 승리를 안겨드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10년 전 패배 떠올리며 설욕 다짐, "꼭 이기고 싶었다"

이날 경기는 프로 데뷔승 외에 또 하나의 의미가 있었다.

경기 후 안규영은 “1군에 간다는 것을 지난 3일 알았고 선발 등판은 4일에 알았다”며 “선발 등판 소식을 듣고 10년 전 (김)광현이와 맞붙었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2006년 6월 휘문고 3학년이던 안규영은 안산공고 동기생 김광현과 청룡기 8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안규영과 휘문고는 김광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당시 패배의 아픔을 10년이 지나 멋지게 설욕한 셈이다.

안규영은 “그때 져서 등판 소식을 듣고 꼭 이기고 싶었다”며 “2군에서 코치님들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다독여 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웃었다.

끝으로 “신인 때는 기회가 많았는데 내가 못해서 놓쳤다”며 “팀에서 기회만 준다면 어떻게든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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