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용원중기자] 1000만 고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국제시장'에 현대사의 아이콘들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답게 스크린에는 그 시대의 아이콘들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나타난다. 윤제균 감독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관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재미난 요소가 필요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분들을 선별해 이야기에 녹여냈는데 반가움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사하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그는 50년 흥남부두에서 남으로 피란을 와 부산에 정착, 구두닦이로 용돈을 버는 어린 덕수에게 찾아온 손님으로 등장한다. 훗날 그의 대표적 명언이 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남기며 선장이 되고 싶었던 덕수의 꿈을 키워준다.
60년대 출연자는 김봉남 아니 고 앙드레 김이다. 국제시장 안 덕수의 고모(라미란)가 운영하는 ‘꽃분이네’ 가게에 “엘레강스한 여성들을 위한 패브릭을 찾으러” 온 깔끌한 수트에 나비 넥타이를 맨 청년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덕수 고모의 소매 자수에서 영감을 얻어 “오~ 퐌타스틱, 언빌리버블!”이라고 특유의 교양 넘치는 말투를 쏟아내 객석을 초토화시킨다.
70년대에는 가수 남진이 나온다. 베트남에 기술 근로자로 파견 간 덕수를 위험천만한 전쟁터에서 구해준 생명의 은인은 바로 국민가수 남진이다.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 화제를 모았던 그는 나훈아와 함께 한국 대중가요의 쌍벽을 이룬 인물로 미 발표곡이었던 ‘님과 함께’를 달구에게 불러준다. 남진을 연기한 정윤호(유노윤호)는 광주 출신답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노래 실력까지 선보였다.
80년대 부산 자갈치시장 생선구이 집에서 덕수와 달구(오달수)의 맞은편에 앉은 덩치 크고 먹성 좋은 국민학교 씨름부 선수 중 점퍼에 이만기라는 이름 석자가 스쳐 지나간다. 훗날 그가 천하장사가 되는 장면이 명절날 한 데 모인 덕수 가족의 TV시청 장면을 통해 중계된다.
90년대 이산가족찾기 방송이 나오는 장면에선 사회자로 명성을 떨쳤던 KBS 김동건 아나운서의 외모와 빼다 박은 배우가 출연해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마저 완벽하게 재현해 놀라움을 안겨준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실존 인물을 곳곳에 배치해 재미를 배가한 '국제시장'은 다음주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