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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워킹걸' 클라라, 섹시 아이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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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워킹걸' 클라라, 섹시 아이콘의 민낯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08 0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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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 · 사진 최대성 기자] 터질 듯한 S라인 몸매의 레깅스 차림 시구 한 번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재작년 5월 이후 탄성과 질투 속에 지내온 섹시 아이콘 클라라(29·이성민)가 첫 주연 영화를 들고 또각또각 걸어온다. 7일 개봉한 성인 코미디 ‘워킹걸’(감독 정범식)에서 성인용품 숍 오너 오난희 역을 맡았다.

 

◆ 성인코미디 ‘워킹걸’ 자유분방한 성인숍 CEO 난희 연기

영화는 장난감 회사 마케팅 과장인 열혈 워킹맘 백보희(조여정)가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아파트 이웃 주민인 자유분방한 골드미스 오난희와 의기투합해 몰락해가던 성인숍을 성공궤도에 올려놓는 이야기다.

극중 오난희는 성에 대해선 누구보다 해박하고 자유롭게 남자들을 만나지만 연인과 헤어진 뒤 트라우마 탓에 5년 동안 사람과는 섹스를 나누지 못한 채 오로지 기구와 인형으로만 욕망을 해결한다. 사회의 삐딱한 시선으로 인해 상처받은 인물이다. 클라라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난희에게서 자신을 봤다고 언급했다.

“겉모습은 화려함, 강함, 섹슈얼함의 대명사지만 내면의 아픔이 많은 인물이라 내가 투영된 캐릭터로 다가왔다. 난희를 연기하면서 내 인생을 되돌아봤다. 외로웠던 나날들, 사랑으로 아픔을 겪었던 시간을 곱씹으며 동기 부여를 했다. 가족, 사회와 담 쌓은 채 지내는 난희가 안쓰러웠고, 그런 난희에 깊이 공감했다.”

◆ 아버지 '코리아나' 리더 이승규...초등학교 시절 홀로 미국 유학 떠나

익히 알려졌다시피 클라라의 아버지는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원조 한류그룹 코리아나의 이승규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미국으로 홀로 유학을 떠나 엘카미노대학 패션디자인학과를 다니던 스무 살 때까지 가족과 떨어져 지냈다. 청소년 시절을 뼛속 깊이 사무치는 고독과 벗하며 보냈다. 대중 앞에 선 이후론 섹슈얼한 이미지로 인해 안티 팬들로부터 온갖 비난과 질타를 받았다.

 

“내색하지 않는 난희처럼 아픔을 내비치고 싶진 않았다. 무의미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라 여겼다. 과거 내가 어떻게 활동해왔는지 모르셔서 그러는 게 아닐까 싶다. 아직 많이 보여드려야 하고,(웃음) 내가 중심을 유지한 채 열심히 활동하면 오해나 편견은 깨질 거라 믿는다. 원래 낙천적, 긍정적인 성격이라 하루하루 즐기며 살려고 한다. 비판은 나에 대한 관심이자 조언으로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선입견은 공포영화 속 좀비처럼 끈질기다. 그의 사랑은 총천연색이지 않았을까. 돌직구 화술로 대답한다.

“연애하지 않은 지 3~4년 됐다. 내 나이 정도 되면 사랑의 쓴맛, 단맛 다 보지 않았겠나. 여러 남자와 만났다 헤어지고 나면 사랑하는 마음이 쉬 들지 않는다. 마음이 쉽사리 안 열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아걸기 십상이다. 극중 경찰 경수(고경표)로부터 ‘사랑하면 이런 것 필요 없지 않느냐’는 따뜻한 말을 듣는 순간 무장 해제되는 난희의 심리가 절로 이해됐다. 어렵사리 원하는 사랑을 찾은 난희를 보며 나 역시 행복해졌다.”

◆ 패션디자인 전공 중 한국으로 U턴...8년 무명시절 경험

흔히들 ‘시구 하나로 뜬 벼락스타’로 알고 있으나 그는 기나긴 무명 시절을 거쳤다. 스무 살 무렵 SM, JYP 미국 법인 관계자로부터 캐스팅 제의를 받은 뒤 학업을 접고 귀국했다. 배우가 되기를 원했던 어머니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클라라 역시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싶어서 한국행을 결정했다.

‘얼짱’ 콘테스트에 입상해 귀국 후 1년 동안은 CF 출연과 화보 모델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현빈과 모 시계 CF 광고를 찍었고 피자헛, 통신사 광고모델로 얼굴을 내밀며 주목받았다.

 

“그때는 일이 알아서 오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8년의 무명 시절을 보냈다. 생각이 많아지더라. 그만 둘까 하다가도 버틴 시간이 아까워서 1년, 1년 늦췄다. 돈은 벌어야 했기에 드라마에 단역·조연으로 출연하며 오디션을 계속 봤다. 한계에 이르러 이성민에서 본명인 클라라로 이름을 바꾸고 딱 1년만 더 해보자 했다. 그래도 안 되면 미국으로 돌아가 전공인 디자인 공부를 하려 했다. 그 시점에 시구를 하게 된 거다.”

◆ 배우, 가수, 작가, 디자이너, 사업가 등 다방면 활동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대부분을 음지에서 보냈으니 억울할 법도 하련만 그런 기색이 전혀 없다.

“천국과 지옥을 다 경험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있어서 오히려 단단해졌다. 내게 들어오는 일과 대중의 사랑에 감사할 줄 알게 됐다. 만약 20대 초부터 인기스타가 됐다면 일에 파묻혀 지냈을 테고, 지금쯤 많이 지쳐있지 않았겠나. 난 그 시간에 열심히 운동하고, 여행 다니며 여러 경험을 했다. 그랬기에 지금 일에 집중하고, 즐겁게 일하는 거다.”

클라라는 여러 분야에 촉수를 내밀고 있다. 드라마·영화·예능 출연뿐만 아니라 최근 음반 ‘귀요미송2’를 발매했고, 서적 ‘클라라의 시크릿’을 발간했다. 자신이 디자이너로 직접 참여한 레깅스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로페즈, 제시카 알바를 능가할 만큼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

“두려움은 없고 집중력은 좋은 편이다. 시도해봐야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게 된다. 여러 분야의 경험이 연기에 도움도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 사건, 사고가 많은데 불의에 사고라도 당하면 너무 억울하고, 무의미할 것 같더라. 관심이 가는 분야에서 경험을 하며 의미 있게 살고 싶다.”

 

◆ 1월 홍콩영화 촬영, 2월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 위해 미국행

2015년은 클라라에게 해외 진출 원년이다. 홍콩영화 '천국에서 떨어진 프린스 웰시코기‘(가제)에 특별 출연을 확정하고 오는 18일 출국, 1주일 가량 촬영한다. 클라라는 대만의 인기 3인조 그룹 JPM의 멤버 왕자와 함께 부자 커플을 연기한다. 이 영화는 홍콩필름페스티벌에 초청됐으며 오는 5월 현지 개봉한다.

2월에는 고향과 다름없는 미국 LA로 향한다. 그동안 미국을 오가면서 ‘지아이조’ 감독, ‘익스펜더블’ 제작자 등 많은 영화 관계자와 미팅을 한 그는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치를 예정이다.

“지금 미국은 파일럿 드라마 시즌이라 오디션이 많다. 경험을 쌓고 싶고, 기회를 찾아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미국행을 결정했다. 작은 역할이라도 좋은 영화에 참여하면 새로운 문이 열릴 것 같다. 작년에 열심히 달렸으니까 올해는 여유롭게 도약하고 싶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언급하는 이병헌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또 하나의 신년 소망이 있다면 시한부 인생 역할이다. 버킷리스트를 만들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희망을 주고 싶단다.

[취재후기] 인터뷰 후 감상은 ‘편견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클라라에 대한 선입견이 후드득 무너졌다. 여전히 밑바닥에서 절망하는 이들을 향한 조언 한마디를 부탁했다. 잠시 미간을 찡그리더니, “신인 때 소속사에서 하라는 대로만 했는데 많이 후회된다.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어필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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