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1 06:31 (수)
새해에도 극장가 부성애 열풍 '후끈'
상태바
새해에도 극장가 부성애 열풍 '후끈'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07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크린을 적신 부성애 코드가 새해 들어 극장가에 여전히 돌풍을 지피고 있다.

김일성 대역 배우 아버지(설경구)의 아들(박해일)을 향한 숨겨둔 사랑과 죄책감을 절절하게 그려낸 '나의 독재자'를 시작으로 자식들의 암울한 미래를 걷어내기 위해 새로운 삶의 터전인 행성을 찾아 우주여행에 나서는 아버지의 이야기인 SF영화 '인터스텔라'는 목숨을 건 여행에 나서는 아버지(매튜 매커너히)의 사랑, 아버지를 기다리는 딸 머피(제시카 차스테인)의 마음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며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방점은 '국제시장'이 찍고 있다. '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영화는 1950년 한국전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희생한 채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한 채 살아온 이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의 이야기를 그려 중장년층을 비롯, 젊은 세대 관객의 지지를 얻으며 8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1일 개봉한 첩보 액션영화 '테이큰3'은 딸을 위한 극강의 부성애를 소재로 한 '테이큰'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파리여행 길에 납치된 딸 킴(매기 그레이스)을 구해내기 위한 전직 첩보요원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의 활약상을 다룬 1편에 이어 3편 역시 전처의 살해 이후 위기에 처한 딸을 지키기 위한 가슴뭉클한 부성애가 영화 전편을 관통한다. 영화는 100만 관객을 훌쩍 넘으며 흥행 가도를 질주 중이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허삼관'은 예측불허의 개성 넘치는 아버지를 다룬다.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하정우)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상황을 그린 코믹 휴먼드라마다. 허삼관은 아버지로서 책임감은 있지만 상황에 따라 속 좁고, 뒤끝 작렬인 여린 마음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그간 단어 자체만으로도 감성을 자극하는 어머니 소재 영화는 숱하게 있어 왔으나, 다소 무겁고 불편한 구석이 있는 아버지를 주제로 한 작품을 발견하긴 쉽지 않았다. 이들 작품은 현실과 영화에서 소외된 존재로 머물렀던 아버지의 다양한 얼굴을 심도 깊게 조망한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초상은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소재이자 공감 코드로 다가온다.

▲ '테이큰3'의 부녀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과 킴(매기 그레이스)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실제 나의 아버지 이야기인 '국제시장'을 통해 세대간의 이해와 소통을 이루고 싶었다"고 말한다. '나의 독재자'의 이해준 감독은 "아버지에 대한 화해라면 화해, 이해라면 이해인 영화다"라고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허삼관'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과거의 아버지상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가부장, 불통 그리고 고통을 홀로 감내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삼관이라는 인물은 자식과 친구처럼 이야기하고, 때로 삐치고, 성질을 부리는 면에서 요즘 시대의 아버지상이다”라고 소개한다.

존경과 연민, 상처와 트라우마를 동반하는 아버지에 대한 잇따른 호출은 한편으론 리더십 부재 사회 그리고 결핍의 시대가 만들어낸 시그널로도 읽힌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