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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탈락, 올림픽서 볼 구기종목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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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탈락, 올림픽서 볼 구기종목이 사라진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4.04.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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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개막까지 3개월을 앞둔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관심이 큰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관심도 면에서 단연 톱인 축구가 떨어지는 대참사가 나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지면서 탈락했다.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 무산되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좌절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이번 대회에선 3위 안에 들어야 파리로 직행할 수 있었다.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행 여부를 가리는데 상대가 아프리카의 기니라 가능성이 있었다. 황선홍호는 2-2로 비기는 120분 졸전 끝에 신태용 감독에게 큰 선물을 선사하고 말았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 매번 9회 연속 올림픽에 초청받았던 남자 축구가 40년 만에 티켓 획득에 실패하면서 대한체육회도 당황스럽게 됐다. 안 그래도 엘리트 체육 전반에 걸쳐 경기력이 크게 저하돼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간판 종목이 더욱 찬물을 끼얹은 그림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17일 파리 올림픽 D-100 국가대표 격려행사에서 “최근 추세에 따르면 금메달 5개로 종합 순위 15위권 정도를 예상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20위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직전 대회인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에선 16위에 그쳤다.

축구의 몰락이 상징적이다. 남자 축구가 8강에서 개최국 영국을, 3‧4위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땄던 2012 런던 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로 세계 5위에 자리했다. 10년 새 한국 스포츠가 얼마나 미끄러졌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열리는 단체 구기 종목은 핸드볼, 수구, 농구, 하키, 축구, 핸드볼, 럭비, 배구까지 총 8개. 한국에선 여자 핸드볼만 생존했다. 당연히 파견하는 선수단의 규모나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어진다. 

이기흥 회장이 지난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국가대표 격려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계 올림픽은 태극마크의 상징이다. 운동선수에겐 참가 자체가 영광인 최고의 무대임은 물론이다. 한국은 양정모가 레슬링에서 최초 메달을 전했던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 50명을 파견한 이래 48년 만에 최소 인원으로 프랑스로 향한다. 출전 선수 200명이 깨졌다. 15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겨울 대표종목인 농구‧배구의 경우 한참 전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처참한 국제경쟁력으로 한계만 노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구, 럭비야 열악한 환경이라 큰 기대를 걸긴 힘들다 하더라도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하키나 남자 핸드볼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야구, 소프트볼은 올림픽 종목에서 탈락했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부활한다. 즉,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양대종목 축구-야구를 이번 올림픽에서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즐길 구기는 배드민턴, 골프, 탁구, 테니스 등인데 단체전이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개인 종목이다.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올림픽은 평소 스포츠를 접하기 힘든 이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생소한 종목을 소개하는 접점이자 선수 개인의 독특한 스토리를 전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스타 탄생의 장이 날아가고 있다. K-스포츠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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