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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드라마 중심 서는 여성들, 예능판 꽉 쥔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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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드라마 중심 서는 여성들, 예능판 꽉 쥔 남성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3.26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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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최근 TV 속 남녀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드라마에서는 여성이, 예능에서는 남성의 강세를 띠는 모양새다.

◆ 女 강세 드라마…'모녀' 관계·개성 캐릭터 '착하지 않은 여자들' '앵그리맘' '여왕의 꽃'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 MBC '앵그리맘', '여왕의 꽃'은 제목에서부터 '여성'이 올라 있는 드라마로, 여성 캐릭터들이 주축이 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특히 이들 드라마에서는 어머니와 딸로 이어지는 모녀 관계가 중심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강순옥(김혜자 분), 김현숙(채시라 분), 김현정(도지원 분), 정마리(이하나 분) 등 3대의 여자들이 순탄치 않은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 요즘 드라마계는 개성 강한 여자 캐릭터들이 강세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여왕의 꽃', '앵그리맘' (위부터 계 방향으로).[사진= KBS, MBC 제공]

이들은 소위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남성에게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모습이 아닌, 자신이 주체적인 인물이 돼 행동한다. 순옥은 남편의 첫사랑인 장모란(장미희 분)에게 한집살이를 제의해 함께 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잘 나가는 앵커였지만 후배들에게 밀린 현정은 위기를 헤치려 노력한다. 현숙은 자신을 고교시절 퇴학시킨 현애(서이숙 분)를 향한 복수와 퇴학 무효 처리를 위해 맞선다. 대학 강사 마리(이하나 분)는 폐강을 당하게 되며 뒤늦은 사춘기를 겪는다.

또한 이들 여성 캐릭터들은 푸근한 '어머니'상과는 달리 개성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앵그리맘'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된 딸 아란(김유정 분)을 위해 고등학생이 된 엄마 조강자(김희선 분)의 이야기다. 조강자는 교복을 입고서 딸을 괴롭힌 학생들을 상대로 주먹을 날린다. 이에 배우 김희선은 "실제 내 딸이 비슷한 문제를 당한다면 조강자보다 더했을 것"이라고 언급했고 다수의 시청자들은 "대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평을 남겼다.

'여왕의 꽃'의 주인공 레나 정(김성령 분)은 명예에 대한 열망으로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는 유명 셰프다. 가정 폭력, 가족의 죽음 등 잊고 싶은 과거를 안고 있는 인물인 그는 아이 강이솔(이성경 분)을 버린 후 살아가는 비정한 인물로 묘사된다. 거짓말과 악행을 일삼는 여성이 조연급으로 등장하는 많은 드라마와 달리, 악인이 극의 중심에 서 있는 모습이다.

◆ 男 강세 예능판…체력·리얼리티 '우리동네 예체능', '나 혼자 산다', '비정상회담' 등

예능 판에서는 남성 출연자들의 등장이 주를 이룬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투명인간', '인간의 조건2',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무한도전', JTBC '비정상회담',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등의 고정 패널은 모두 남성이다.

▲ 드라마계와 달리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남자 출연진 일색이다. '우리동네 예체능', '진짜 사나이 시즌2', '뇌섹시대-문제적남자'의 출연진(위로부터). [사진=KBS, tvN 제공, 스포츠Q DB]

남성 출연자들의 기용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경우 시청자와 운동 종목으로 대결하는 프로그램으로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실제 군대 내의 모습을 보여주는 '진짜 사나이'나 소위 유행어로 생긴 '뇌가 섹시한 남자'들의 토크쇼인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프로그램 콘셉트가 가지는 특이성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예능 포맷인 '관찰 예능'이 여성 출연자에 주는 부담감도 있다. '관찰 예능'은 '리얼리티'를 지향하며 카메라 앞에서 출연자의 사생활 부분 등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형식이다. 폐지가 결정된 '애니멀즈'의 유일한 여성 출연진이었던 소녀시대 유리는 이 프로그램의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연예인이라면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출연에 한번쯤은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인기를 끄는 예능 포맷은 남성 출연자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며 "방송의 공공성 측면에서 본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여성 출연자 확대, 장르의 개발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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