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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격일' 지옥일정, 한국 여자축구에는 열리지 않는 올림픽 좁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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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격일' 지옥일정, 한국 여자축구에는 열리지 않는 올림픽 좁은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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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3분 결승골 내줘 중국에 0-1 패배…일본 졸전과 겹쳐 베트남전 결과 관계없이 리우행 실패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축구에 끝내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다. 한국 여자축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기회는 다시 4년 뒤로 넘기게 됐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노려야 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7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중국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전반 44분 왕샨샨에게 헤딩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이로써 2무 2패(승점 2)가 된 한국은 중국(3승 1무, 승점 10)과 호주(3승, 승점 9)가 이미 승점 9 이상을 확보함에 따라 오는 9일 베트남과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했다. 한국은 베트남을 이기더라도 1승 2무 2패(승점 5)로 예선을 마치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이 중국에 짐으로써 일본 역시 탈락이 확정됐다. 베트남전과 북한전을 앞두고 있는 일본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2승 1무 2패(승점 7)에 그치게 돼 역시 중국과 호주를 넘어설 수 없다. 아시아지역에 단 2장만 배정된 올림픽 본선티켓은 중국, 호주, 북한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 한국 여자축구에 너무나 가혹했던 지옥의 3연전

한국 여자축구는 아직 아시아권에서는 냉정하게 평가해 3, 4위권이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일본, 북한, 호주 등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빅 3' 가운데 한 팀을 무조건 잡으면서 중국까지 꺾어야만 했다. 결국 실력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줬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미 일정부터 한국 여자축구가 실력을 100% 보여주기 힘들었다. 이상하게도 유독 한국만 북한,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빅3와 먼저 맞붙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그것도 이틀 간격으로 치러지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경기를 치른 뒤 제대로 체력을 회복할 수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공식적으로 경기 사이 간격을 48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짜놓은 이번 예선 일정은 그 규정을 피해갔다. 정확하게 48시간을 지키는 일정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호주전은 더욱 불리했다. 한국과 호주가 맞붙기 전에 2차전 상대가 문제였다. 호주는 베트남과 2차전을 치러 주전 선수들을 대거 쉬게 하면서도 9-0 대승을 거둬 일찌감치 2연승으로 앞서간 반면 한국은 북한과 1차전에 이어 일본과 2차전까지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만 했다. 체력에서 호주를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었다. 결국 호주전에서 진 것이 치명타가 됐다.

◆ 일본의 생각 외 졸전, 호주-중국-북한 3파전으로 흘러가다

윤덕여 감독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북한, 일본과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둔 뒤 호주전부터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계산이었다. 문제는 일본의 전력이 기대 이하인 것이 드러나면서 윤 감독의 계산이 어긋났다.

일본은 호주와 첫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한 뒤 한국과 1-1로 비겼고 중국에도 1-2로 져 1무 2패로 주저앉아버렸다. 일본이 최소한 중국과 비기는 경기를 했다면 중국은 3차전까지 승점 5에 그쳐 한국이 조금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부진으로 중국과 호주가 초반 3경기에서 승점을 대량 확보함으로써 한국이 제대로 승부를 걸어보기도 전에 탈락의 쓴잔을 들고 말았다. 일본의 '몰락'으로 한국까지 동반 탈락한 것이다.

지소연이 지난해 FIFA 여자 월드컵에 이어 부진한 것도 여자 대표팀으로서는 아쉽다. 지소연의 부진은 특별한 부상 때문이 아니라 마음의 부담이 심한 탓이다. '에이스'라는 굴레와 책임감 때문에 오히려 두 어깨에 짊어진 짐의 무게가 가중됐다. 일본전 페널티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고 눈물을 펑펑 쏟은 것도 지소연의 부담을 짐작케한다.

이미 지소연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북한과 준결승전에서 아쉽게 진 뒤 눈물을 쏟았다. 지소연의 눈물은 발전 밑거름이 되는 '씨앗'이기도 하지만 무거운 마음 때문에 흘러나오는 피눈물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축구가 너무 지소연에 의존하고 의지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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