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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불펜 송창식이 90구' 한화이글스 마운드 변칙운용, 그 임계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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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불펜 송창식이 90구' 한화이글스 마운드 변칙운용, 그 임계한도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4.15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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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생명 갉아먹을 수 있는 마운드 운용, 정상적인 전략으로 봐야 하나?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아직 10경기 남짓 치렀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팀 전체에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KBO리그 화제의 중심에 있는 팀인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초반 연패를 거듭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14일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17로 패한 한화는 2승 9패 승률 0.182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꼴찌다. 선두 두산과 격차는 어느덧 5.5경기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이맘때 최하위였던 신생팀 kt 위즈는 공동 2위를 기록하며 한화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전력을 보강했기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 김성근 감독의 한화는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 14일 두산전 1회초에 구원 등판한 송창식. 이날 4⅓이닝 동안 90구를 던졌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12실점한 투수를 5회까지 안 내려…피해가지 못한 '벌투 논란'

현재까지 상황만을 볼 때 한화가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것은 마운드 운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발로 내세운 카드를 조기에 내림으로써 중간계투진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형국이다.

14일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한 김용주가 ⅔이닝 동안 안타 1개, 볼넷 4개를 헌납하자 마운드를 송창식으로 바꿨다. 그런데 송창식은 지난 9일 선발 등판 때 3⅔이닝을 던졌고 전날에도 구원 등판해 4타자를 상대하며 ⅔이닝을 소화했다. 부하가 걸려있는 투수이기에 몇 이닝을 맡길지 시선이 모아졌다.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다. 김성근 감독은 송창식이 5회까지 4⅓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며 9피안타(4피홈런) 2볼넷 12실점(10자책)을 기록할 때까지 다음 투수를 등판시키지 않았다. 13점을 내준 3회까지는 불펜에 미동도 없었다. 평소에는 부지런히 움직였을 불펜에 투수 한 명 나타나지 않았다. 자연스레 ‘벌투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송창식은 김성근 감독이 건강 상 이유로 더그아웃을 떠난 5회 이후 세 번째 투수 송창현과 교체됐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경기 중 자리를 비운 김 감독은 인근 병원에서 혈압 및 어지럼증 검사를 받았고 큰 이상은 없었다.

승부가 일찌감치 갈리면서 한화 야수들의 집중력마저 흐트러졌다. 키스톤 콤비가 한 개씩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타석에서 끈질긴 면모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로부터 삼진 10개를 당했다.

◆ 팬들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저 상식적인 야구를 보고 싶을 뿐'

개막 이후 내내 선발투수가 ‘첫 번째 투수’가 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 한화 팬들은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팬들은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성토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운용을 비판하는 글부터 그동안 마당쇠 역할을 해왔던 송창식을 위로하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현 시점의 한화 야구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궤가 같다.

한 네티즌은 “지금 한화가 연패했다고 꼴찌하고 있다고 이러는 게 아니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선수 운용을 하는 현 상황이 올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선수들에게 치명적인 부상이나 데미지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불펜투수가 8일 동안 4번 등판해 마운드에서만 187구를 던졌다. 불펜피칭까지 더하면 300구를 넘게 던진 건데, 어깨가 정상일 리 없다”고 오랜 시간 동안 송창식을 마운드에 세워둔 김성근 감독을 비판했다.

지난 시즌 초반만 해도 ‘마리한화’ 등 긍정적인 이미지의 수식어가 붙었던 한화.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혹사’, ‘금지약물’, ‘퀵 후크’ 등 부정적인 말이 붙으면서 팬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는 과연 어떻게 이 난관에서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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