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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타격코치 아버지께 바친 첫 결승타, 두산 박세혁의 '어느 멋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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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타격코치 아버지께 바친 첫 결승타, 두산 박세혁의 '어느 멋진 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4.26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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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로 데뷔 후 마수걸이 결승타…"자신 있게 때린 것이 주효"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팀이 0-1로 뒤진 6회말 흐름을 뒤집는 한 방이 꼭 필요한 순간.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박세혁(26)을 선택했고 이 대타 요원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응답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결승타를 때린 박세혁이 팀 승리의 중심에 우뚝 섰다. “자신 있게 치라”는 아버지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의 조언을 새겨듣고 배트를 돌린 것이 주효했다.

올 시즌 두산 타자들의 활약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중요할 때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없을 터. 박세혁은 그 기회를 잘 살렸고 팀에 큰 공헌을 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SK 와이번스와 홈경기를 4-3 승리로 장식한 두산은 4연승을 질주, 시즌 15승(4패)에 선착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박세혁이 26일 KBO리그 SK와 홈경기에서 6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대타로 나와 '프로 데뷔 첫 결승타', 잊을 수 없는 하루

고려대를 졸업한 뒤 2012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세혁에게 이날 적시타는 프로 데뷔 첫 결승타였다. 팀이 연승을 달리는 시점에서 한 방을 날렸기에 의미 있었다.

두산이 0-1로 뒤진 6회말 무사 만루에서 김동한의 대타로 타석에 선 박세혁은 SK 선발 메릴 켈리의 2구를 통타, 우익수 방면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그가 타석에 서기 전, 무표정으로 타석을 응시했던 박철우 타격코치는 아들이 적시타를 때리자 박수를 쳤다. 하지만 팀에서는 선수와 코치의 관계이기 때문에 마음 놓고 좋아하지는 않았다.

경기 후 박세혁은 “아직 얼떨떨하다”며 말문을 연 뒤 “노아웃 만루였기에 내야 땅볼을 치면 더블아웃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바깥쪽 체인지업을 당겨 쳤는데, 그 전에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본 게 도움이 됐다. 속구를 노린 타이밍에 변화구가 들어와 한 템포 늦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긴장 되는 상황임에도 ‘자기 스윙’을 한 게 적시타로 이어졌다.

박세혁은 이 한 타석만 소화한 뒤 대주자 류지혁과 교체됐다. 한 타석 만에 경기를 마쳤기에 짧은 순간이었지만 팀에 미친 임팩트는 컸다.

박세혁의 타격을 본 김태형 감독은 “백업 요원으로서 기다리며 배팅 감각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텐데, 잘 해줬다.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준비를 잘한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 26일 KBO리그 SK와 홈경기에서 아들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설 때 박철우 코치(위). 박세혁의 2타점 적시타 때 기뻐하고 있는 박철우 코치(아래). [사진=SBS스포츠 중계방송 캡처]

◆ "그라운드에선 코치님, 집에 가면 축하해 주실 것"

겉으로는 큰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아들이 프로 생활 5년 만에 1군에서 처음으로 결승타를 쳤으니 아버지로서 뿌듯했을 터. 박철우 코치는 자신의 조언을 듣고 훌륭한 타격을 해준 아들이 기특했을 것이다.

과거 해태와 쌍방울에서 선수 생활을 한 박철우 코치는 12시즌 통산 타율 0.278에 59홈런 37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박세혁처럼 대타로 나섰을 때 임팩트 있는 면모를 보여줬다. 1980년대 해태 왕조의 일원이었던 박 코치는 1989년 해태의 4년 연속 우승에 일조, 그해 한국시리즈 MVP와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세혁은 “팀에서는 코치님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게 하시는 것처럼 하이파이브를 해주신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 가면 많이 축하해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박세혁(왼쪽)이 26일 KBO리그 SK와 홈경기가 끝난 뒤 김태형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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