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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원샷원킬 송구' 두산 양의지, WAA 1위 증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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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원샷원킬 송구' 두산 양의지, WAA 1위 증명하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17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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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전서 9회 동점 2루주자 잡는 송구로 팀 승리 견인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29)에 관한 편견 하나. 바로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더 뛰어난 ‘공격형 포수’라고 인식돼 있는 점이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양의지는 수비에 있어서도 팀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2014년부터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다른 포지션과는 달리 포수는 수비의 비중이 큰 자리다. 따라서 양의지는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포수로서 다소 동작이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포수로서 능력이 빛을 발했다. 양의지가 ‘레이저빔 송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KIA의 추격을 4-3으로 따돌린 두산은 4연승을 거둠과 동시에 상대의 6연승을 저지했다. ‘단군매치’에서 위닝시리즈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두산이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양의지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서 타격하고 있다.

◆ 두산 살린 '레이저빔 송구', 순발력 빛났다

두산이 4-2로 앞선 9회초 수비.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등판했다. 리그 최상급의 클로저가 마운드에 올랐기에 두산 입장에선 쉽게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이현승이 1사 이후 김주찬, 황대인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4-3으로 추격당한 것. KIA는 황대인을 대주자 노수광으로 교체하며 두산을 더욱 압박했다. 짧은 안타로도 동점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타석에는 직전까지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브렛 필. 한 방이면 승부가 뒤집힐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볼카운트 2-2. 여기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이현승이 5구를 던지는 사이, 2루 주자 노수광이 3루 방면으로 몸을 기울인 것. 약간 스타트를 끊었다.

양의지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현승의 공을 받은 뒤 지체 없이 2루로 빠르게 던졌다. 결과는 완벽한 태그 아웃. 1루측 스탠드를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환호했고 3루측 관중석에 있던 KIA 팬들은 충격에 빠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1사 주자 2루가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돌변했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9회 견제로 잡아낸 아웃 카운트가 결정적 이었다”고 양의지를 칭찬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양의지(왼쪽 두번째)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포수 WAA 1위', 수비도 잘하는 공격형 안방마님

이처럼 양의지는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WAA가 높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KBO리그 통계 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따르면, 한 선수가 수비로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수치화한 지표인 WAA(Wins Above Average·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가 0.299인 양의지는 10개 구단 포수 중 1위에 올라 있다. 2014년 6위(0.603)를 기록한 그는 지난해 3위(1.069)를 차지하며 세 계단 상승했고 올해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비 지표로만 봤을 때 리그 최고의 포수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지표도 준수하다. 올 시즌 포수로서 250⅓이닝을 소화, 이 부문 5위에 올라있는 양의지는 포일이 1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블로킹을 보여주고 있다(강민호 5개, 박동원·윤요섭 4개).

아울러 투수 리드에서도 좋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7명 중 ‘포수 출장 시 투수 평균 실점’인 CR/9 지표에서 3위(4.42)를 기록, 박동원(4.53)과 강민호(5.37), 이지영(5.82)보다 빼어난 리드를 펼쳤다.

백업 포수 최재훈이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한 두산이지만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포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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