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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트루웨스트' 배성우부터 '아버지' 박근형까지… 무대에 다시 선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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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트루웨스트' 배성우부터 '아버지' 박근형까지… 무대에 다시 선 배우들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7.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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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최근 방송·영화와 연극·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때문에 가수나 연기자들이 연극이나 뮤지컬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반대로 연극·뮤지컬 출신 배우들도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며 사랑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영화나 드라마로 진출했던 무대 출신 배우들이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오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배성우는 약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고, 박근형은 4년여의 공백을 깨고 무대 위에 올랐다. 또한 최무성은 연극 연출가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 연극 ‘트루웨스트’ 무대에 다시 오른 ‘충무로 최고의 신스틸러’ 배성우

▲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에 출연하는 배성우 [사진= 악어컴퍼니 제공]

배성우는 2015년 한 해 동안 1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영화와 드라마에만 출연하며 감초 역할을 맡아온 것 같은 배성우는 사실 극단 학전 출신의 배우다.

지난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을 통해 데뷔한 배성우는 ‘영웅을 기다리며’, ‘명성황후’, ‘쨍하고 해뜰날’, ‘의형제’, ‘루나틱’,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클로저’, ‘복서와 소년’ 등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했다. 특히 ‘지하철 1호선’ 출연 당시 배성우는 약 9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원캐스트로 활약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연말 공연된 연극 ‘복서와 소년’ 이후 배성우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무대에 오르지 않는 기간 동안 데뷔 이후 단역이나 조연으로 꾸준하게 도전 해 온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에는 영화 ‘몬스터’를 시작으로 ‘인간중독’, ‘나의 독재자’, ‘빅매치’, ‘상의원’ 등에 출연하며 약 8편의 작품에 이름을 올린 배성우는 2015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영화 ‘베테랑’부터 ‘뷰티인사이드’, ‘더 폰’, ‘내부자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섬, 사라진 사람들’ 등에 출연해 충무로의 새로운 신스틸러로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 [사진= 악어컴퍼니 제공]

특히 영화 ‘오피스’에서는 착실한 회사원이었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사라진 김병국 과장을 연기하며 단순한 극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는 약 2년만에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에 출연을 결정하며 무대 위로 돌아왔다.

연극 ‘트루웨스트 리턴즈’는 미국의 극작가 샘 셰퍼드의 대표작으로 황폐해진 현대 미국 사회에서 붕괴된 한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과 형재애를 동시에 다루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배성우는 거침없는 방랑자 ‘리’(Lee)를 연기하고 있다. 그는 극중 동생 오스틴과 갈등을 겪게 되고 사울을 만나게 되며 변화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배성우는 짧은 호흡으로 등장하는 영화와 드라마 속 모습과는 달리 긴 호흡으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무대 위에서 흔들림 없는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주며 약 2시간의 극을 흐르러짐 없이 이끌고,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표정과 몸짓 등을 통해 자신만의 ‘리’를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 ‘배우’아닌 ‘연출가’로 다시 보여주는 최무성의 감각

▲ 영화 '설행 - 눈길을 걷다' 최무성 [사진=인디플러그 제공]

지난 2015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바둑천재 최택(박보검 분)의 아버지로 등장한 인물이 있다. 바로 ‘길동이 아저씨’ 최무성이다. 방송 당시 최무성은 말수도 적고 무덤덤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아들 박보검을 향한 애정이 가득한 아버지를 연기하며 눈길을 끌었다.

최무성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것은 지난 2010년 개봉했던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통해서였다. 그는 당시 최민식과 연을 맺고 있으면서 인육을 먹는 ‘태주’ 역할을 소화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최무성은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베테랑 연극 배우다. 사실 그에게는 ‘배우’ 외에도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연출가’라는 수식어다.

최무성은 그동안 연극 ‘브라이튼 해변의 추억’, ‘먼데이 PM5:00’, ‘달을 희롱하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연출한 ‘야간 여행’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한 번 연출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한다.

▲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메인 포스터 [사진= 일광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무성이 ‘배우’가 아닌 ‘연출가’로 선보이는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는 지난 2009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가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사람을 찾습니다’는 잃어버린 개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며 생계를 꾸려가던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며 살아가던 중 동네에서 강아지들에 이어 사람들마저 사라지는 의문의 사건들이 발생하며 생기는 이야기를 담낸다.

이 작품은 ‘불의에 무뎌지는 군중’, ‘해서는 안 될 일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이라고 침묵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최무성은 그동안 연출한 작품들을 통해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해 왔다. 연기 뿐 아니라 연출에 있어서도 날카로우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최무성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박근형, 40년 만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다

▲ 연극 '아버지' [사진= 국립극단 제공]

젊은 세대에게는 드라마나 영화 속 ‘친근한 할아버지’ 혹은 ‘꽃보다 청춘’ 시리즈의 출연자로 더욱 많이 알려져 있는 박근형은 지난 1958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원로배우다.

박근형은 지난 1964년 국립극단에 입단 한 이후 극단의 간판 배우로 활동했다. 그는 1963년 KBS 공채 3기 탤런트로 합격하게 되며 1967년 연극 ‘이끼 낀 고향에 돌아오다’를 끝으로 국립극단을 떠나게 됐다.

연극 무대를 떠난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 집중하며 활약 해 오던 박근형은 지난 2012년 국립극단에서 올린 연극 ‘3월의 눈’ 무대에 서게 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6년 박근형은 연극 ‘아버지’를 통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작품으로서는 4년만이지만 국립극단의 작품으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약 40년만의 일이다.

플로리앙 젤레르(Florian Zeller)의 대표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아버지’(Le Père)에서 박근형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 앙드레를 연기하고 있다.

특히 박근형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질병인 ‘치매’에 걸린 늙은 남성을 연기하며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탁월하게 표현 해 낸다. 또한 질병 혹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간이 얼마나 약해지고 고독해 질 수 있는지, 또 얼마나 큰 두려움을 겪을 수 있는지를 탁월하게 전달한다.

또한 박근형은 ‘소멸되는 기억’과 ‘존재하는 현실’의 충돌 앞에서 개인이 소멸되는 과정을 섬세한 표정 연기와 몸짓을 통해 선보이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연극’과 ‘드라마’, ‘뮤지컬’과 ‘영화’는 그 특징이 모두 다른 개별적인 영역이다. 그러나 무대를 떠났던 배우들이 다시 연극과 뮤지컬에 도전하고 연출가로서 극을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며 앞으로 보여줄 이들의 연기와 이들이 참여하는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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