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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해씨부인 박시은, '달의 연인' 업그레이드시킨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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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해씨부인 박시은, '달의 연인' 업그레이드시킨 연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9.1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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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주인공만큼이나 강렬한 서사다. '달의 연인'에서 퇴장한 박시은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극중 해씨부인 역을 맡은 박시은은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에서 퇴장했다. 병을 앓고 있던 해씨부인이 결국 숨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해씨부인에겐 늘 어딘가 슬픔이 묻어 있었다. 아름답지만 병으로 핏기 없는 잿빛 얼굴이었고, 남편 왕욱(강하늘 분)의 사랑을 받는 해수(아이유 분)를 쓸쓸히 지켜봤다. 

해씨부인은 8황자 왕욱을 짝사랑해, 황궁에서 쫓겨난 그에게 힘을 주기 위해 정략결혼했다. 해씨부인 내외는 남들 눈에는 다정해 보였지만 속사정이 있었다. 왕욱은 해씨부인에게 정성을 다했으나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해씨부인도 이를 알고 있었다. 

▲ 배우 박시은이 '달의 연인'에서 진한 여운을 남기고 퇴장했다. [사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방송화면 캡처]

박시은의 에피소드는 '달의 연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달의 연인'은 가벼운 줄거리와 일부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으로 붕 떠 있었으나, 박시은의 단아한 아름다움과 차분한 연기, 여기에 어우러지는 영상미는 이를 잔잔히 눌러줬다. 

고려를 배경으로 하는 왕욱과 해수의 사랑은 그 시대적 정서·풍습으로는 이해될지 모르나, 현대인의 시선에는 외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 '불륜'을 상쇄시켜준 데도 해씨부인의 공이 컸다. 해씨부인은 해수를 질투하는 대신, 자신의 생이 길지 않음을 직감하고는 오히려 두 사람을 맺어주려 노력했다. 해씨부인은 아픔마저 끌어안은 사랑으로, 불륜의 찜찜함이 아닌 슬픈 사랑을 그려냈다.

▲ 지난 6일 방송된 '달의 연인' 5회에서는 해씨부인(박시은 분)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방송화면 캡처]

또한 13황자 백아(남주혁 분)와의 관계 역시도 해씨부인의 에피소드를 더욱 절절하게 만들어줬다. 백아는 해씨부인이 혼인한 후에도 그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다.

'달의 연인'은 해수를 둘러싼 황자들의 이야기다. 왕욱과 해씨부인의 이야기는 잠시 지나가는 이야기로,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몰입이 힘들다는 평을 듣는 메인 스토리보다도, 더욱 아련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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