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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왕자' 정현 시축, 축구와 인연도 라파엘 나달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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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왕자' 정현 시축, 축구와 인연도 라파엘 나달 닮았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4.0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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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테니스 스타 정현(22·한국체대)이 관중들에게 사인볼을 전달했다. 그런데 공의 크기가 평상시 다루던 것의 몇 배는 컸고 라켓이 아닌 발을 활용해 능숙하게 공을 멀리까지 날려 보냈다. 그 장소는 테니스 코트가 아닌 K리그1(프로축구 1부 리그) 축구단 수원 삼성의 홈구장 수월월드컵경기장(빅버드)였다.

정현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시축을 하기 위해 피치 가운데 섰다. 하프 타임 때는 관중들에게 자신의 사인이 담긴 축구공을 직접 발로 차 선물했다.

 

▲ [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정현(왼쪽)이 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시축을 하고 있다.

 

정신없이 진행됐던 시축과 달리 하프타임 때엔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수원 삼성이 이길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리고 저도 응원해달라”고 인사를 건넨 뒤에 정현은 경기장을 돌며 기념구를 관중들에게 차서 선물했다.

빅버드는 정현에게 낯설지 않은 곳이다.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4강에 진출하고 남자프로테니스(ATP) 남자 단식 랭킹에서 19위까지 도약하며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쓴 정현은 이번으로 3번째 빅버드에서 시축을 했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 준우승 이후 한 차례,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확 이후 또 한 번 수원 홈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전용축구장이라고는 해도 관중석과 거리가 가깝지는 않았는데 정현은 직접 발로 차 공을 멀리까지 보냈다. 정현의 실물을 보고 환호한 관중들은 그의 킥 실력을 보고는 더욱 놀랐다. 그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현은 사실 의외의 축구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펼쳐진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했던 그는 대회 기간 중 ATP의 주선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AC 밀란 마누엘 로카텔리, 인터 밀란 안드레아 피나몬티 등 유망주와 만났다. 당시 정현은 이들과 공중에서 공을 주고받으며 저글링을 펼치며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한명의 테니스 스타가 있다. 바로 현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이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무적의 면모를 뽐내며 ‘흙신’으로 불리는데 정현은 이 같은 점을 닮아 ‘차세대 흙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밌는 것은 클레이코트에서 강하다는 공통점 외에도 둘 모두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나달은 어린 시절 테니스와 축구를 병행할 정도로 발재간도 뛰어났다. 나달의 광적인 축구사랑은 유명한데, 2006년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 참가했던 그는 자신의 일정과 스페인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 일정이 겹쳐 어쩔 줄 몰라하는 면모를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의 삼촌 미겔 앙헬 나달이 바르셀로나 선수였는데, 정작 나달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인 것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펼쳐진 대회에서 6연속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정현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이달 23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바르셀로나 오픈을 통해 클레이코트 시즌을 연다. 정현이 올 시즌 한층 발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정현이 모래 코트에서도 나달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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