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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끝 벼리니 더 한층 단단해진 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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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끝 벼리니 더 한층 단단해진 차바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0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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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전 종료 직전 결승골…대학리그 득점왕 출신, 잠시 숨겨둔 공격본능 발휘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경기 종료 2.6초 전 결승골이 들어간 순간. 4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이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주인공은 인천 전자랜드 포워드 차바위(26)였다. 디숀 심스의 슛이 림을 외면한 순간 재빨리 공격 진영으로 뛴 그는 리카르도 포웰의 긴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 한때 15점차까지 뒤졌던 승부를 뒤집은 전자랜드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2014-201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아울러 모처럼 득점력을 발휘한 차바위는 팀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경기 당 평균 5점 2.4리바운드 1.2어시스트. 지난 시즌보다 평균 득점이 떨어졌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그는 4일 전주 KCC와 홈경기에서 3점슛 1개 포함 11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가로채기도 1개를 곁들였다.

그동안 상대 스몰포워드를 막는 것에 집중했던 ‘슈터’ 차바위는 시즌 7번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빼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 차바위(왼쪽)가 잠시 숨겨둔 공격 본능을 꺼내며 전자랜드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대학리그 득점왕, 잠시 숨겨둔 창 꺼내다

사실 차바위는 대학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한양대 재학 시절 2010년 대학리그 초대 득점왕을 차지함과 동시에 리그 통산 1000점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득점 2위를 차지했다. 탁월한 3점슛 능력이 그의 무기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는 수비에 더욱 비중을 높였다. 슛 감각이 좋은 정영삼과 정병국에게 슈터 역할을 맡기고 자신은 득점력이 좋은 상대 선수를 막는 데 치중했다.

시즌 초반에는 포인트 가드를 마크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부산 케이티전에서 전태풍을 마크한 그는 이틀 뒤 서울 삼성전에서는 이정석을, 20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는 이현민을 막았다. 발 빠른 선수들이기 때문에 다소 힘이 부칠 수도 있었지만 차바위는 제몫 이상을 해줬다. 특히 이현민과 맞대결에서는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6강 라이벌 케이티와 경기에서는 상대 슈터 조성민에게 그림자 수비를 펼치며 단 9점만을 내줬다. 이날 조성민의 필드골 성공률은 33%에 불과했다.

수비에 치중할 것으로 보였던 차바위가 잠시 감춰둔 공격 본능을 꺼낸 시점은 조성민을 꽁꽁 묶었던 케이티전부터였다. 당시 2쿼터에만 3점슛 1개 포함 7점을 집중시킨 그는 11점 4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 1월 1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 이후 6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팀이 패배한 지난달 31일 창원 LG전에서는 33분 동안 무득점에 그쳤지만 KCC전에서 다시 손맛을 보며 슈터의 귀환을 알렸다.

▲ 차바위(왼쪽)가 4일 KCC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은 뒤 정병국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납조끼 투혼, 함준후 공백 메운 비결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된 함준후가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선전해 더욱 의미 있다.

차바위와 같은 포지션인 함준후는 지난 16일 오른쪽 무릎 연골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한창 슛 감각을 익히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전자랜드 입장에서 더욱 뼈아팠다. 본인도 마음이 무거웠을 터.

하지만 차바위가 공백을 무리 없이 메워주며 팀 조직력에 녹아들고 있다. 대학시절 체중이 100㎏ 이상 나갔지만, 매년 비시즌 납조끼를 입고 살을 빼 공수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펼칠 수 있었다.

차바위는 “경기할 때 슛 서너 개를 쏘고 안 들어가면 나가자는 마음으로 했다”며 “슛 연습을 할 때 그만큼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기회가 왔을 때 던진 슛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찬스를 만드는 농구를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나를 포함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고 강조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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