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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절실했던 시민구단들의 공격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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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절실했던 시민구단들의 공격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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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승격팀 광주 2골씩 장군멍군…후반 추가시간에도 한 골씩 주고받으며 포기 않는 정신력 선보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시민구단은 기존 인천, 성남FC을 비롯해 승격에 성공한 대전과 광주FC다. '4약'이라고 평가받는 이들 시민구단은 기업구단 8개팀과 맞서 K리그 클래식 잔류 또는 중위권을 목표로 삼는다.

K리그 클래식 개막 라운드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부산아시아드경기장 등 3개 경기장에서 벌어진 가운데 공교롭게도 시민구단 4개팀이 경기를 치렀다.

이 가운데 성남은 '닥공' 전북 현대에 0-2로 졌고 대전도 부산을 상대로 단 2개의 슛만 기록한 끝에 0-1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나머지 두 시민구단은 맞대결을 펼쳤다. 인천이 광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1라운드를 가졌다. 결과는 2-2 무승부, 승점 1씩 나눠가졌다.

▲ 인천 김도혁(가운데)이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시민구단끼리 맞대결인만큼 인천과 광주는 서로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겠다고 벼르고 또 별렀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지난 5일 K리그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무등산을 넘겠다"고 호언장담했고 남기일 광주 감독도 "K리그 클래식 개막전 연승 기록을 이어가겠다"고 맞섰다.

인천은 광주를 상대로 2승 4무로 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 중이었고 광주는 승강제 도입 전인 2011년과 2012년에 대구FC와 상주 상무를 상대로 승리한 뒤 세 시즌 만에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치르게 됐다.

두 팀 선수들은 뛰고 또 뛰었다. 팽팽한 경기가 90분 내내 이어졌고 경기장에 모여든 8012명의 관중들은 모처럼 축구의 진수를 즐겼다.

김도훈 감독이 추구하는 '늑대 축구'는 역시 전원 공격, 전원 수비였다. 외국인 공격수 케빈을 원톱으로 놓고 이천수, 김인성 등이 측면을 수시로 뚫으며 광주를 괴롭혔다.

광주 역시 파비오와 질베르토, 김호남 등 선수들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으로 미드필드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며 인천을 압박했다.

▲ 인천과 광주 선수들이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라운드에서 치열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인천의 선제골이자 올시즌 K리그 클래식의 첫 골이 터진 전반 13분도 측면에서 비롯됐다.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2명 사이로 패스를 전달했고 이를 김도혁이 받아 인천의 골문을 열었다.

광주도 가만 있지 않았다. 전반 30분 파비오의 슛이 골문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지만 광주의 공격이 더욱 거세지는 계기가 됐다. 전반 32분 이종민의 패스와 조용태의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정호정의 헤딩슛으로 동점골이 나왔다. 정호정의 헤딩슛은 인천 김대중의 발을 맞고 들어가 자책골로 공식 기록됐다.

이후 경기 양상은 광주의 흐름으로 흘러갔지만 인천 역시 만만치 않았다. 허리 진영에서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면서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세번째 골이 터진 것은 후반 추기사긴 3분이 선언된 뒤였다. 페널티 지역에서 케빈이 수비 1명을 제친 뒤 크로스를 올렸고 공은 광주 수비수 정준연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골문 오른쪽 골대와 골키퍼 제종현의 좁은 사이를 통과했다.

이쯤 되면 인천의 승리로 귀결될 수 있었지만 광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3분이 됐을 때 광주가 코너킥 기회를 잡았고 골키퍼 제종현까지 인천 진영까지 올라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이종민이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인천 골문을 통과했다.

▲ 인천 공격수 케빈이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광주의 자책골을 이끌어낸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인천과 광주가 보여준 공격축구는 이들의 '생존 전략'이다. 공격을 해야만 골을 넣을 수 있고 골을 넣어야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이나 선수 구성에서 열세인 시민구단으로서는 죽기살기로 달려들 수밖에 없다. 인천은 케빈과 김인성 등을 데려왔지만 지난 시즌까지 함께 했던 이석현 등 일부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다. 광주는 지난 시즌까지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 남아있지만 눈에 띄는 영입은 없었다.

이날 비록 지긴 했지만 대전과 성남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슛 2개에 그쳤지만 부산의 골문을 열기 위해 애썼고 성남은 전북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전북 못지 않은 공격 위주 축구로 균형을 맞추려 애썼다.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성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비 때문에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긴 했지만 대전도 선수층이 얇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시민구단은 공격축구로 경쟁팀과 맞서며 K리그 클래식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시민구단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시민구단의 공격축구는 이기기 위해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축구다. 시민구단의 공격축구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 순위 판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 인천과 광주 선수들이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시작 직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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