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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표' 우리카드, 더 오를 곳 남았기에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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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표' 우리카드, 더 오를 곳 남았기에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4.17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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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3→1→2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아쉽게 2위로 마쳤다. 

서울 우리카드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 역전패를 당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쳐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챔프전에 진출했다. 2승 1패로 시리즈포인트에 먼저 도달했지만 2승 3패로 역전당했다. 최종전에서도 1세트를 먼저 따낸 뒤 2, 3세트에서 듀스 접전 끝에 패하며 승부가 뒤집혔다.

국가대표를 다수 보유한 데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대한항공을 맞아 분투했지만 경험치에서 밀렸다.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기 앞서 우리카드가 신영철 감독과 3년 재계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우승 여부와 상관 없이 팀을 높은 곳으로 이끈 공을 인정한 것. 지금껏 신 감독과 함께 명문으로 가는 초석을 닦았다면 이제는 신흥 명문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기도 하다.

우리카드가 신영철 감독과 3년 더 함께한다. [사진=KOVO 제공]

2018년 봄 신영철 감독이 부임한 뒤 우리카드 역사는 바뀌었다. 만년 하위권이던 팀은 지난 3시즌 동안 모두 봄 배구 진출이 가능한 순위로 마쳤다.

첫 시즌 5라운드 종료 시점까지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1위와 승점이 같았지만 마지막 라운드 외국인선수 아가메즈가 부상을 입으면서 무너졌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PO)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2년차였던 지난 시즌에는 더 비상했다. 시즌 중반 연승을 달리며 우승을 다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5라운드까지 성적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1위를 차지했지만 찌뿌둥했다. '1위'로 남았지만 '우승' 타이틀은 얻지 못했다.

알렉스(오른쪽 두 번째)와 하승우(오른쪽 첫 번째) 모두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사진=KOVO 제공]

3년차 들어 신 감독은 파격적인 변화를 택했다. 정규리그 1위로 마친 전력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봤다. 군 입대를 앞둔 주전 세터 노재욱과 신인왕 출신으로 2년차에 맹활약한 윙 스파이커(레프트) 황경민을 트레이드시켰다. 군 복무를 시작할 송희채를 데려왔는데, 나경복이 입대할 때쯤이면 송희채가 돌아와 자리를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송희채는 올해 11월 전역한다.

또 수비가 좋은 류윤식을 데려와 한성정과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공격력이 좋은 황경민이 빠졌지만 한성정과 류윤식이 경쟁 속에 성장했다. 외국인선수로 데려온 알렉스도 맹활약했다. 처음에는 레프트로 시작했지만 나경복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이동해 리그를 지배했다. 3, 5라운드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다루기 힘든 성격이라는 편견을 깨고 우리카드에 융화됐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섬세한 기술로 결정력을 뽐냈다. 특유의 승부욕 탓에 신영철 감독 지시에 항명하는 듯 비쳐지기도 했고,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V리그 최고 공격수로 통했다. 복통 및 설사 증세로 챔프전 4차전을 제대로 뛰지 못한 게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 우리카드는 알렉스와도 재계약에 구두 합의했다.

우승 경험이 많은 세터 노재욱의 빈 자리는 5년차 하승우로 채웠다. 직전 시즌까지 백업이었지만 신영철 감독은 하승우의 잠재력을 믿었다. 시즌 초반엔 흔들렸지만 이내 기대에 부응했다. 신 감독은 "각 구단 주전 세터 중 가장 적은 연봉 1억 원을 받는데,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한 것 아니냐"며 치켜세웠다. 한선수(대한항공) 역시 "현역 중 가장 잘하는 것 같다"는 말로 가능성을 높이 샀다.

아직 우승 타이틀이 없다는 점이 상승동력이 될 수도 있다. [사진=KOVO 제공]

신영철 감독은 챔프전을 모두 마친 뒤 "선수들에게 '수고했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우승은 못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겠다"며 "우리 선수들이 챔프전 패배를 계기로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박빙일 때는 범실이 승패를 좌우한다. 경기운영 능력과 선수층에서 대한항공에 밀렸다. 이기는 배구를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연습 때 만든 리듬이 아닌 엉뚱한 리듬이 나오면서 팀 전체가 흔들렸다. 보완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 수원 한국전력 등 맡는 팀마다 기초부터 다져 팀을 봄 배구로 이끌었다. 세터 출신으로 세터 육성에 일가견이 있고, 디테일한 지도로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최적화된 지도자로 통한다. 올해 하승우, 한성정이 뛰어올랐듯 지난해에는 성장이 더뎠던 나경복이 정규리그 MVP로 우뚝솟았다.

2013년 V리그에 가입해 5년 동안 하위권을 전전하던 우리카드는 이제 신흥 강호로 부상했다. 신 감독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시즌 연속 아쉬움을 삼켰기 때문에 새 시즌 동기부여가 상당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오랫동안 통합우승에 목말랐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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