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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참 레프트 황민경 "배구, 서른둘에 더 간절해졌어요" [SQ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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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참 레프트 황민경 "배구, 서른둘에 더 간절해졌어요" [SQ인터뷰②]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14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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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통해 부활을 알린 수원 현대건설과 주장 황민경(31)은 이제 다음 챕터를 바라본다. 2년 전 못다 이룬 여자배구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제패라는 꿈이다.

황민경은 최근 배구 전문지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탓에 '우승'이 아닌 '1위'로 남았던 2019~2020시즌을 떠올리며 "어쩌면 배구인생 마지막 기회였을지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KOVO컵 우승으로 분위기를 올린 이때, 대들보 양효진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소속팀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지금, 정지윤과 이다현, 김다인 등 후배들이 국제무대를 경험하고 온 현재 현대건설이 우승 적기를 맞았다고도 볼 수 있다. KOVO컵 결승에서 완패한 차상현 서울 GS칼텍스 감독도 "현대건설이 모든 면에서 강하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며 실력 차를 인정했다.

한국나이 서른둘.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이 다시 해외로 나갔기 때문에 황민경은 다시 V리그 여자부 최고령 윙 스파이커(레프트)가 됐다. 요즘 그에게 배구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본 인터뷰는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현대건설 황민경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해 가슴에 별을 다는 걸 꿈꾼다.

◆ 다시 만난 우승 적기? 가슴에 별을 꿈꾸며

황민경은 "무조건 통합우승에 도전할 것이다. 선수 인생 마지막 남은 목표가 가슴에 별은 달아보고 그만두는 것이다. (김천)한국도로공사에서 정규리그 우승은 해봤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못해봤다. 정규리그는 우승해도 별을 안 주더라. 사실 그게 더 힘든데"라며 훈련장에 걸린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라고 적힌 현수막을 가리켰다.

2008~2009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서 데뷔한 그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한 경험이 있지만 그해 챔피언결정전에선 웃지 못했다. 그리고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로 마치고도 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은 치르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본래 레프트인 헬렌 루소(벨기에·187㎝)를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기용하면서 고전했다. 올 시즌에는 키 196㎝ 장신에 힘을 갖춘 라이트 야스민 베다르트(미국)를 선발해 공격을 전담하게 할 예정이다. 파워가 좋은 정지윤이 포지션을 변경해 기존 황민경-고예림이 버티던 레프트 라인에 다양성을 불어넣는다. 역시 관건은 새 외국인선수 베다르트의 기량이다.

황민경은 "성격이 좋고 열심히 한다. 루소가 큰 공격을 하는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이 같이 공격하는 느낌의 배구였다면, 올 시즌에는 좀 더 받아주는 데 치중할 수 있을 것이다. (2019~2020시즌 뛴) 헤일리 스펠만(미국·202㎝)보다 파워가 좋으니 플레이스타일은 마야(본명 밀라그라스 콜라·스페인·186㎝)에 가깝다. 키도 크고 공격에서 믿고 가야 할 선수다. 나는 내게 오는 공만 별탈 없이 처리하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올림픽 덕에 올해 유독 팬분들이 많아졌다. 관중이 없음에도 경기 끝나면 느껴질 정도다. SNS에서 응원해주시는 양만 봐도 관심도가 높아졌다. 얼떨결에 얻어걸려 내 팬도 많아진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올림픽 때 애쓴 덕에 좋은 분위기가 V리그로 넘어왔는데,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로 좋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빨리 상황이 나아져서 관중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데뷔 14년차 황민경은 이제 가장 경험 많은 레프트로 통한다.

◆ V리그 최고령 레프트, 그가 지키고 싶은 타이틀은?

황민경은 어느덧 팀 내 서열 3위, 3년차 주장이 됐다. 과거 레프트였던 한송이(대전 KGC인삼공사)가 이제는 미들 블로커(센터)로 뛰니 국내 무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레프트인 셈이다. 본격적인 30대에 접어든 그는 어떤 마음으로 코트를 밟고 있을까.

"돌아보면 스물아홉에서 자고 나니 서른이 됐을 뿐이었다. 항상 언제 그만둘 지 모르고, 언제 잘릴 지 모르는 환경에서 뛰고 있다. 매년 새로운 선수들이 나온다. 예전엔 올라가려고 애썼다면, 지금은 내려가지 않으려고 애쓰는 시기다. 최대한 오래 기량을 유지하고 싶다. (양)효진 언니나 (황)연주 언니처럼 높은 곳에서 롱런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최대한 천천히 내려와서 바닥을 치기 전 별을 따고 마음 편하게 은퇴하고 싶다."

"배구를 해야 해서 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정말 배구가 하고 싶어 한다. 더 간절하다. 더 오랫동안 코트 위에서 내가 직접 뛰고 싶다. 그 과정에서 오르락내리락하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오랫동안 저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싶다. 어릴 때는 경기를 뛰어도, 뛰어야 하니 뛰었다면 지금은 뛸 수 있음에 감사하다."

황민경 하면 서브를 빼놓을 수 없다. 데뷔 이래 지금껏 348경기에서 서브에이스 305개를 기록해 전체 3위에 올라있다. 2위는 김희진(화성 IBK기업은행·318개)이고 대망의 1위는 같은 팀 선배 황연주(440개)다.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뛰며 각종 '최다'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황연주는 황민경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서브는 은퇴하기 전 가능한 많이 하고 싶다. (황)연주 언니와 연차가 좀 나기도 하지만 언니와 기록이 너무 벌어져 있어 따라잡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도 "언니만큼 오래 하면 나도 가능할 수 있지만, 지금 몸 상태만 보면 언니가 나랑 계속 선수생활을 같이 이어갈 것 같다. 언니의 기록이 계속 늘어날 테니 넘어서기 힘들 것 같다"며 웃었다.

황민경은 레프트로서 꾸준히 쌓아온 수비 기록에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도 레프트 최고 경력자답게 값진 기록을 갖고 있다. 레프트 중 수비 성공 1위(6985개), 리시브 정확 1위(3155개)에 올라있는데, 이 기록만큼은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황민경 위에는 김해란(인천 흥국생명), 임명옥(한국도로공사), 남지연, 나현정(이상 은퇴) 등 V리그를 풍미한 리베로들과 이제는 센터가 된 한송이 밖에 없다. 

"리시브나 수비 기록이 레프트 중 1위다. 수비 성공 개수가 많은데, 그 기록은 가져가고 싶다. 그래도 저 키로 레프트로서 참 오랫동안 열심히 해왔구나 하고 인정받는 수치인 것 같다."

새 시즌에 프로 입문 14년차가 되지만 오히려 배구가 더 소중해졌다. 따라서 '은퇴' 라는 단어가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어렴풋이나마 대략적으로 그리고 있을 선수 이후의 삶에 대해 궁금해졌다.

"뭐가 됐든 배구 쪽에 발을 담그고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정말 '대충' 살고 싶다. 지금까지 너무 빡빡하게 살았기 때문에. 작은 선술집이나 카페를 차려서 친구들 오면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배구 하는 동안에는 정말 열심히 하고 은퇴하면 정말 대충 살고싶다. 진짜 설렁설렁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웃었다.

그동안 날개공격수로서 단신이라는 약점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겪은 숱한 부상을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온 황민경이다. 그의 말을 통해 지금 그가 좋아하는 배구를 더 오래 하려고 얼마나 치열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이미 레프트로서 가장 오랫동안 버틴 황민경은 소속팀 선배 황연주처럼 롱런을 꿈꾼다.
3년차 주장 황민경은 후배들에게 쉽사리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다. 나이 서른둘에 배구가 더 간절해졌다는 그다.

*끝으로 인터뷰에 녹여내진 못했지만 현대건설 그리고 황민경의 팬이라면 궁금해 할만한 질문에 그가 내놓은 답들을 풀고자 한다. 이름하여 'TMI(Too Much Information)' Q&A 시간이다.

- 취미가 기타 연주다. 손가락 아픈 취미 아닌가?

"그렇게 열심히 치지 않는다. 좀 하다 힘들면 그만 친다. 하루에 몇 시간 들여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연습한 날을 따지면 두 달도 채 안 될 것이다. 1년에 한 달 정도, 하루에 20~30분 정도 연습하기 때문에 굳은살이 없다. 손톱을 조금 짧게 자르고 쳐보곤 한다."

- 팬들과 매년 자선행사를 열고 있다. 이후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게 됐다. 유튜브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팬들이 좋아해주시니 선수 생활 하는 동안에는 취미 겸 이어갈 예정이다. 내가 엄청난 시간을 내서, 애를 써가면서까지 하는 건 아니다. 쉴 때 조금씩 찍은 영상들로 짧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한 팬분이 편집을 도와주고 계신다."

- 지난 인터뷰에서 편집해주는 팬분께 정산해줘야 한다고 했는데, 이뤄졌는지?

"정산이 들어와야 정산을 해드릴 수 있는데, 수익이 한 달에 10만 원 정도 들어온다. 대신 개인적으로 선물을 드리고 있다. 꽤 오래 알고 지낸 팬이다. 예전부터 인스타그램에 내 영상을 많이 올려주시던 분인데, 자선행사 할 때만 활용하고 유튜브를 접으려고 하니 아깝다며 발벗고 나서주셨다. 지금은 구독자 1만5000명을 넘겼다."

- 고예림 말고도 박혜미, 김연견 등 친한 선수들이 많다. 또 오효주 아나운서와도 친분이 두텁다. 다양한 후배들과 밖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는 것 같더라.

"굳이 적이 될 사람들은 없지 않나. 밖에서 만나면 주로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닌다. (박)혜미와는 글램핑도 한 번 다녀왔다. (오)효주랑도 친하다. 잘 맞는 친구들이 있다."

황민경(오른쪽)과 고예림 케미에 '황고라인'이란 별명이 생겼다. [사진=스포츠Q(큐) DB]

- '조카바보'로도 유명하다. 연애 및 결혼 계획은?

"결혼은 하게 되면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 꼭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하는 것이지, 결혼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다. 결혼은 현재 나의 주관심사가 아니다." 

- 절친 고예림이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2년 전에는 고예림의 이적을 직접 설득했는데, 반면 지난해 본인이 FA가 됐을 때 고예림은 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해 화제가 됐다. 이번에도 설득에 나설 것인가.

"이젠 본인이 알아서 할 것 같다.(웃음) 내가 간다고 뭐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본인 결정에 맡길 테지만 그래도 밥은 사주겠다. 단, 밥은 사는데 이번엔 중간에서 만났으면 좋겠다.(웃음)"

- 절친인 고예림도 내후년 서른이 된다.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없다. 걔가 서른이 되면 내가 서른넷이니 하고 싶은 말이 없다. 어쨌든 항상 내가 나이가 많지 않나. 그냥 '어서 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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