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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한화 동행 '5년 더', FA시장 속 낭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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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한화 동행 '5년 더', FA시장 속 낭만주의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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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선수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운동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1호계약으로 제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KBO리그(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포수 최대어로 통했던 최재훈(32·한화 이글스)이 잔류를 확정하며 구단을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새 시즌 도약을 노리는 한화가 스토브리그 첫 단추를 잘 낀 셈이다.

한화는 FA 자격을 얻은 주전 포수 최재훈과 5년 최대 54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총 33억 원, 옵션 최대 총 5억 원)에 사인했다. 최재훈은 올해 FA 시장에서 가장 먼저 거취를 결정했다. 구단은 27일 "팀 내 입지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 판단하고 발 빠르게 계약했다"고 전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FA시장 포수 최대어 최재훈이 원 소속팀과 재계약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최재훈은 구단을 통해 "처음 한화에 입단했을 때 팬들께 향후 10년은 뛰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정민철 단장님이 '최재훈은 우리 선수다.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인터뷰를 하셨는데, 이를 보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한화에 입단했을 때 '수비형 포수', '유리 몸'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자신 있게 뛰다 보니 성장을 이뤄낸 것 같다"며 "다음 목표는 한화 포수로 골든 글러브를 받는 것이다. 그동안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양의지(NC 다이노스) 형이 너무 많이 받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정민철 단장은 "한화는 (리빌딩 과정을 통해) 젊은 팀이 됐는데, 최재훈은 우리가 성장하는 데 중심이 될 핵심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재훈은 덕수고를 졸업한 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 나왔지만 지명받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홍성흔 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치가 부상을 입고 포수에서 지명타자로 전향하면서 그는 베어스 차세대 안방마님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퓨처스리그에서 2년 활약하고,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하며 내공을 쌓았다. 하지만 양의지가 홍성흔 뒤를 이어받으면서 팀 내 입지는 기대보다 좁았다. 양의지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혹은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투입될 때가 많았다. 이후 어깨, 손바닥 부상으로 고전했고 박세혁이 등장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최재훈은 재계약 뒤 SNS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사진=최재훈 인스타그램 캡처]

대전 그리고 이글스파크는 최재훈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독수리 군단 유니폼을 입은 뒤 5시즌 동안 타율 0.277 15홈런 153타점 장타율 0.356 출루율 0.376을 기록했다.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찍었고, 올해 처음으로 4할대(0.405) 출루율과 개인 한 시즌 최다 볼넷(72개)을 생산했다.

최재훈은 올 시즌 포구와 블로킹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 'Pass/9(9이닝당 허용한 폭투 및 포일 개수)'에서 0.342로 가장 뛰어난 수치를 남겼다. 도루 저지율(28.4%) 역시 6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1위다. 처음에는 수비에 비해 공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랐는데, 지난 5년간 이를 극복해왔다. 올 시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출루 능력에 주목, 그를 2번타자로 중용했다.

최재훈은 재계약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호계약으로 제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등급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제게 주신 사랑은 S급 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앞으로도 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라고 썼다. 함께 게재한 자신의 사진에는 "내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지난 시즌 연봉 2억6000만 원을 받은 그는 FA 등급제 기준 B등급으로 분류됐다. 타구단에서 영입을 시도할 경우 직전연봉 100%에 보호선수 25명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직전연봉 200%만 주면 됐다. 직전연봉 200%에 보호선수 20명 외 1인 혹은 전년도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하는 A급에 비해 보상규모가 작은 만큼 포수 최대어로 통했는데, 일찌감치 원 소속팀에 힘을 실어줬다.

리빌딩을 천명하며 다수 베테랑들을 정리한 한화는 올해 그리고 내년 FA시장에서 공격적인 베팅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집안 단속에 성공한 만큼 다음으로 외야수 보강을 노릴 것이라 예상된다. 한편 이제 FA 시장에 포수는 3명 남았다. 장성우와 허도환(이상 KT 위즈), 강민호의 행선지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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