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계 숨통을 틔운 천만 영화 '서울의 봄'과 '파묘'가 치열한 접전 끝에 백상예술대상 트로피를 고루 나눠가졌다. 그중 60회 백상예술대상 최고 대상은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로 60회를 맞은 백상예술대상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백상예술대상은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이다.
이날 영화부문은 지난해 11월 개봉해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1312만명을 동원한 '서울의 봄'과 지난 2월 개봉해 1188만명을 모은 '파묘' 두 주축으로 경쟁 구도가 그려졌다.
'파묘'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연기상(최민식, 김고은), 조연상(유해진), 신인상(이도현), 예술상(음향 김병인) 등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최다 노미네이트 작품에 올랐다. '서울의 봄' 역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연기상(황정민, 정우성), 예술상(촬영 이모개, 특수분장 황효균) 등 7개 부문 후보로 뒤를 따랐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봄'은 김성수 감독의 대상과 더불어 황정민의 남자최우수연기상, 작품상 3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얻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에 일어난 12.12 군사반란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영화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한 김성수 감독은 "얼떨떨하다"고 말문을 연 뒤 "엄청난 상을 주신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지난해 개봉할 때 극장이 텅 비어 있어서 걱정했다. 그런데 다행히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에 와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재밌고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서울의 봄'에서 전두환이 모티브인 전두광 역할을 맡아 파격적인 분장과 함께 싱크로율 높은 연기를 펼쳐 호평받았다.
황정민은 대한민국의 뼈아픈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 대해 "모든 분의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이었다"며 "그 용기가 없었는데 감독님이 계속해서 용기를 불러일으켰다"고 김성수 감독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또한 "안 좋았던 시기였지만 사랑해 주신 관객 여러분의 큰 용기에 이 좋은 상을 받는 것 같다. 여러분들과 꼭 같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관객을 향한 감사를 덧붙였다.
끝으로 아내이자 소속사 대표인 김미혜 대표를 부르며 "직함이 많지만 내 아내이자 나의 영원한 동반자이며 제 제일 친한 친구인 김미혜 씨에게 너무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제작자 하이브미디어코프의 김원국 대표는 작품상 시상대에 올라 "1년 전부터 이 소재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준비하면서 김성수 감독님이라는 영화의 마스터 같은 분을 만나 멋진 작품을 만들게 됐다"며 "'남자만 나오는 영화고 실패한 역사고, 군인 얘기인데 이런 소재를 왜 만드냐'고 말이 많았다. 영화 끝까지 예민한 부분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 시장에 대해서도 "팬데믹을 거치고 제 동료들 주변 후배들 모두 영화를 하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그래도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영화밖에 없기 때문에 영화를 하고 있다"며 "저는 1312만이라는 스코어보다 이 영화가 성공적으로 극장에 론칭하는 게 1차 목표였다. 목표를 달성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더 강력한 스토리텔링과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며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을 당부했다.
그런가 하면 '파묘'는 장재현 감독이 감독상, 김고은이 최우수여자연기상, 이도현이 신인상, 김병인 감독이 예술상(음향)을 수상하며 4관왕을 차지하고 최다 수상 작품에 올랐다.
장재현 감독은 '묘벤져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에게 영광을 돌렸다. 김고은은 "작년은 개인적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한해였다. 그런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일로는 행복한 현장을 만나서 일하러 가는 것이 힐링이고 즐거웠다"며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파묘' 현장을 통해 더 감사함을 느꼈다. '묘벤져스'에게 너무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군 복무 중인 이도현은 백상예술대상으로 첫 '파묘' 공식 행사를 가졌다. 군복을 입고 경례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늠름한 군인이었다.
그는 "필승"을 외치고 "처음 배역을 맡았을 때는 대사가 너무 길고 어려워 감독님이 미웠다"는 너스레를 더하며 "하지만 배우로서 도전이자 기회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했다. 더 잘할 테니 다음에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60회를 맞은 백상예술대상을 언급하며 "백상이 올해 환갑이라고 들었는데 칠순일 때는 제가 마흔이니 그때는 최우수 연기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아가겠다. 지금은 군 복무에 최선을 다하고 내년 5월에 배우 이도현으로 돌아오겠다"는 포부를 더했다.
끝으로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으로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올라 함께 참석한 연인 임지연을 향해 "지연아 고맙다"라는 애정을 표현했다.
한편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은 '밀수'의 김종수, 여자조연상은 '로기완'의 이상희, 각본상은 '잠'의 유재선 감독, 여자신인상은 '화란'의 김형서(비비), 신인감독상은 '괴인'의 이정홍 감독에게 돌아갔다. TV부문 대상은 '무빙'이 차지하며 3관왕(극본상, 신인상)을 안았다.
백상예술대상은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에서 제공된 콘텐트(최소 4부작 이상·연작의 경우 심사일 기준 3분의 1 이상 방송된 작품), 같은 시기 국내에서 공개한 한국 장편영화 및 공연한 연극을 대상으로 후보를 선정하고 TV·영화·연극을 대표하는 전문가 집단의 추천으로 위촉된 부문별 심사위원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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